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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그녀만의 즐거운 세상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옥주현, 그녀만의 즐거운 세상

빛무리~ 2011. 6.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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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옥주현에게 관심이 없었고, 둘째는 굳이 제가 나서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회초리(?)를 휘두르고 계시기 때문에 그 동안은 별로 언급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옥주현이라는 여자에 대해 약간의 관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호의어린 관심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운전 중의 휴대폰 통화 사진이나, 고속도로 위에서 차창 밖으로 머리를 한껏 내밀고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도 저는 물론 황당하긴 했지만 "그냥 기분에 취해서 별 생각 없이 그랬던 거겠지" 하고 실수였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야구장에 시구를 하러 나올 때 깊게 파인 드레스에 힐을 신고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보면서도 "시구에는 별 관심이 없고 다만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보다" 했습니다. 이왕 어떤 일을 맡았으면 홍수아처럼 열심히 하는 자세가 훨씬 더 바람직하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을 수는 없는 거니까 하고 생각했지요.


'나는 가수다' 출연 문제로 시끄러울 때도 저는 불평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모든 출연 가수가 제 맘에 들 수는 없는 거니까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노래를 들어보지도 않고, 출연도 하기 전에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 무렵 저는 온통 임재범의 건강과 하차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었고...... 지금은 어차피 '나가수'에 대한 관심을 끊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충격을 주는 이소라의 무대를 못 보는 게 좀 아쉬웠는데, 스포일러가 맞다면 더 이상 아쉬워할 필요도 없겠다 싶어서 혼자 좋아하는 중입니다..ㅎㅎ

그런데 유관순 열사와 유준근 열사의 고문받은 후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코스프레한 사진들과 그 아래에 붙인 코멘트 "한 잔 걸치시고 블랙베리쓰는 유관순 조상님과 맞아죽은 유병장 귀신..." 이라는 말을 보고서는, 이건 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넝마주이 미이라 귀신이나 마이클 잭슨의 제삿상은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라 패스합니다) 그들은 별 생각 없이 놀았을 뿐이라고 발뺌할지 모르지만, 코스프레할만한 인물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는데 하필 순국한 독립운동가들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실수라는 말로 포장하기도 적절치 않습니다. 단순 실수라고 보기엔 석연치가 않아요.


물론 유관순으로 분장한 사람은 옥주현이 아니라 최소라라는 일반인이지만, 저러고 놀았다는 사실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왜 그런 사진과 말들을 트위터에 올려서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이 알게 했느냐는 것입니다. 그 사진이 옥주현 트위터에 올라온 것은 작년 10월이었다는데, 저야 그 땐 몰랐지요. 하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은 저처럼 그녀에게 일말의 관심이 없던 사람마저도 알게 되고 말았습니다. 저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정말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그러고 보니 고속도로 사진들 역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욕을 먹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바보가 아닌 이상 충분히 알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미니홈피라지만 그녀는 유명인이 아니겠습니까?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자들과 네티즌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옥주현 정도 경력의 연예인라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법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논란과 비난의 가능성을 "그러거나 말거나~" 가볍게 무시하고, 아주 보란듯이 자신들의 "즐거운" 사진을 미니홈피와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게다가 "맞아죽은 유병장"이라는 표현은 또 뭐죠? ... 최소한 경외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말과 행동들입니다. 아무리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려 해도 비웃는 것으로밖에는 안 보이네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래도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약간 비웃는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긴 요즘은 국가에 대해 불만을 품은 사람도 엄청 많고, 할 수만 있다면 국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누구나 피끓는 애국심을 지녀야 했던 시대는 아니란 말이지요. 만약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자기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그 가치를 위해 온갖 고문을 당하고 목숨까지 버렸던 독립운동가들은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러고 놀았다 해도 옥주현이 트위터에 올리지만 않았다면 그들만의 신나는 파티로 끝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굳이 왜 수만 명이 볼 수 있는 트위터에 올렸을까요? 그렇게 되면 어차피 모든 대중에게 알려질 텐데 말이죠. 차마 노골적인 말로 대놓고 주장할 수 없는 자신의 생각을 우회적으로나마 대중에게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옥주현이라는 사람은 자기과시욕이 무척 강한 듯...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간다는 것을 세상에 일일이 드러내고 싶어하는 듯 보입니다. 겉으로는 구설수에 오르고 비난받는 것이 괴롭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그래도 무관심보다 관심이 낫다며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요? 덕분에 유관순으로 분장했던 최소라는 연예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핵폭탄을 맞아야 했으니, 옥주현과의 현재 사이는 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옥주현에게 급 관심이 생긴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팬카페에 올렸다는 사과문(해당 기사 링크)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와...! 그 표현들이 정말 범상치가 않더군요. 이 글이 사과문이라는 것은 기자들의 해석이고, 제가 보기에는 다시 한 번 강하게 자기 주장을 펼치며, 자기를 비난하는 대중을 후려치는 글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사과하면서 뉘우치지 않는 속마음을 절묘히 드러내니, 이것은 한 발짝 물러서면서 두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화법이라 하겠습니다. 너무 감탄스러워서 몇 차례나 다시 읽어 보았지만... 옥주현의 글솜씨가 이렇게나 출중했다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그들의 가치관 자체에 간섭할 생각은 없습니다. 애국심이 있건 없건 뭐 좋습니다. 그러나 순국 선열들을 비웃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사람의 고통을 희화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안 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얼굴에 잔뜩 피를 흘리는 고통스런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분장하고, 그 모습을 보며 서로 낄낄거리고 웃는 것은 지극히 비인간적인 행동입니다.

그리고 둘째, 순국 선열들은 자신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위해 온갖 고통을 감내하고 죽음마저 받아들였으니, 그 자체로 숭고한 사람들입니다.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지요. 국가가 아니라 종교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절실했는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일 뿐, 내가 그 가치에 동조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종교가 아니라고 해서, 내 사랑이 아니라고 해서 남이 목숨까지 바쳐가며 지키려는 소중한 가치를 비웃을 수는 없는 일이죠.

제가 보기에 옥주현의 지금 행동은 다음과 같은 생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내가 운영하는 미니홈피와 트위터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고, 내가 올리고 싶은 사진을 올릴 거야. 나는 내 친구들과 내 팬들과 더불어 얼마든지 즐길 권리가 있어. 나는 마음껏 외치고 세상에 나 자신을 드러낼 권리도 있지.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본의 아니게도 '그녀만의 즐거운 세상'을 엿보게 된 사람들은 적잖은 충격과 고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일반 대중이야 충격 수준에서 그친다 하더라도, 순국선열들의 유족과 후손들 입장에서는 더할 수 없는 고통이 아니었겠습니까? 앞으로는 무슨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그녀만의 즐거운 세상은 그녀와 친구들끼리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보고 싶어서 보는 건 아니거든요.


****** 덧글 : 박칼린, 정말 좋아했는데... 제자들이 저러고 노는 것을 말리기는 커녕, 장소까지 제공하며 함께 웃고 저런 사진을 찍었다니 참 실망이 큽니다. 앞으로는 예전처럼 그녀를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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