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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효선, 잠에서 깨어나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신데렐라 언니

'신데렐라 언니' 효선, 잠에서 깨어나다

빛무리~ 2010. 5. 1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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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효선이(서우)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가장 어리숙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던 어린 그녀가, 한꺼번에 양쪽의 진실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대성참도가의 앞길을 가로막는 거대 공룡 홍주가의 존재를 알고 그 모든 사건의 원흉이라 할 수 있는 홍기정(고세원)을 만나기까지 했으니, 이제 홍기훈(천정명)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것도 시간 문제입니다. 그리고 구대성(김갑수)이 남긴 일기를 모조리 읽으면서 송강숙(이미숙)이 그 오랜 세월 동안 자기 아버지를 어떻게 기만하며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효선이가 잠에서 깨어나며 벌어질 일들은 섬뜩하기조차 합니다.


14회 말에서 벌어진 효선의 각성은 커다란 반전이었습니다. 송강숙이 먼저 구대성의 일기를 읽었고, 그녀는 떠나버린 사람이 남겨둔 마음에 그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잠도 편히 잘 수 없도록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던 그 감정의 정체가 바로 사랑과 그리움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평생 차가운 배신과 탐욕으로 얼룩진 삶을 살아왔던 송강숙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참으로 낯선 감정이었습니다. 스스로 쉽게 인정하지 못할 만큼 너무도 낯설던 그 감정을 드디어 인정한 그녀는 구대성이 남긴 딸 효선이를 진심으로 안아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송강숙의 그러한 변화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품에 안겨 "우리 애기... 한 번만 해주세요, 엄마..." 라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효선의 모습은, 이제껏 그녀가 보였던 태도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주었기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속으로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만 순진한 척 연기하는 것은 아니었던 셈이에요. 적어도 지금까지 그녀는 진심으로 엄마를 사랑했고 언니를 좋아했습니다.

아무리 드라마 속의 일이지만, 참 세상 일이란 얄궂기 이를데 없습니다. 송강숙이 마음을 열기 전에는 그토록 매달리며 사랑을 갈구하던 효선이가, 이제 드디어 송강숙이 마음으로 자기를 받아주기 시작할 무렵에야 그녀의 정체를 깨닫고 적개심을 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빠가 살아 계실 때에도, 아빠의 시선이 머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자기를 대하는 새엄마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쯤은 효선이도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에 크게 구애받지는 않았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면 그뿐이라는 그녀의 태도는 아버지 구대성을 꼭 빼닮았지요. 그러나 아버지를 속이고 옛 남자를 만나왔던 송강숙의 파렴치한 행동과, 그 사실을 알고도 인내심과 사랑으로 덮어주며 홀로 가슴만 타들어갔던 아버지의 고통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효선의 단순하고 깨끗하던 마음에 진정한 미움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은조(문근영)보다 먼저 홍기정과 마주한 것도 효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어이없는 일이었어요. 은조도 진작에 그 '숨은 세력'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동수에게 부탁까지 하며 노력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알아내지 못했던 것을, 효선이는 일본에 단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가 쉽사리 알아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된 것을 보면, 은조가 아무리 애를 쓰고 있어도 그녀는 조력자일 뿐, 홍주가에 정면으로 맞서는 대성참도가의 후계자는 구대성의 친딸인 구효선이라야 할 모양입니다.


문제는 그 홍주가와 결코 분리시킬 수 없는 홍기훈이라는 인물이지요. 그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자기 출생의 굴레를 벗어나려 하지만, 죽다가 살아나서도 아직까지 탐욕을 버리지 못한 홍회장은 지금도 그의 올가미가 되고 있습니다. 그의 정체를 알게 되면 은조도 충격을 받겠지만 효선이 받을 상처는 그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왜냐하면 은조는 이미 오래 전에 자기의 독한 의지로 기훈에게 향하는 마음을 멈추었지만, 효선은 최근까지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에게 온전한 믿음과 사랑을 주었으니까요. 정식으로 거절당한 지금도 기훈이 다정하게 건네는 말 한 마디에 흔들리는 그녀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홍기훈이, 자기 아버지를 죽게 한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가엾게도 이 모든 깨달음으로 가장 불행해진 사람은 바로 효선이 자신입니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이제부터는 그렇게 원하던 엄마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으면서 조금은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텐데... 그리고 비록 사랑은 거절당했어도 여전히 오빠처럼 의지하는 기훈을 믿으며 든든한 마음으로 아버지의 기업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이제 그녀는 엄마도 기훈도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믿어도 좋을 사람들인데, 뒤늦게 깨달은 효선에게는 애석하게도 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효선을 믿는 이유는 구대성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탐욕으로 얼어붙었던 송강숙의 마음을 녹이고, 방황하던 기훈의 어두운 눈빛을 밝음으로 이끌어 준 구대성의 무한한 사랑을 이어받은 딸이기 때문에, 효선은 결코 차갑게 비뚤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한동안 미워하겠지만, 오래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결국은 사랑으로 극복하고 아버지가 그랬듯이 그들을 감싸안아 줄 거라고...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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