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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택연의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신데렐라 언니

'신데렐라 언니' 택연의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다

빛무리~ 2010. 4. 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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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6회는 굵직한 에피소드보다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에 할애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 마음에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사랑의 모습은 한정우(택연)에게서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택연의 연기가 충분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훨씬 나았고, 아직은 때묻지 않아 순수하기 이를데 없는 한정우의 밝은 사랑은, 이미 집안 싸움의 추한 물결에 휘말려버린 홍기훈(천정명)의 어두운 사랑보다 훨씬 더 빛났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상대방을 자기 마음에 맞도록 변화시키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기심의 발로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관심도 없게 마련이니 굳이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지도 않겠지요. 그러나 사랑하게 되면 그 함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기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상대가 변화해 주기를 바라고,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인간의 사랑이 갖는 한계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강숙(이미숙)은 엄마로서 은조(문근영)를 사랑하지만, 자기처럼 속물적이고 영악스럽지 못한 은조가 언제나 불만입니다. 8년 전의 기훈도 은조를 사랑했지만, 끊임없이 그녀의 마음을 두드리며 어떻게든 그녀가 껍질을 깨고 나와 변화하기를 원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무엇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 기훈이 은조에게 원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였지요. 그러나 어쨌든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변화시키려고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랑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변화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여기에 참 많이 부족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주변에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이 있고, 그들은 모두 그에게 변화하라고 말합니다. 그도 스스로 변화하기를 원하며 노력하지만 좀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점점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집니다.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는 마음도 괴롭고, 변화하지 못하는 그를 바라보는 마음들도 괴롭습니다. 그래서 참 많은 사람들이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사랑이 무겁고 힘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런 사랑이 있습니다. 상대가 어떤 모습이든 개의치 않는 사랑... 언제나 가까이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사랑... 자기를 쳐다보아 달라고 애원하지도 않는 사랑...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그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하는 사랑... 가끔은 그런 사랑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사랑은 그림자로 머물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아프지 않은 사랑이고, 유일하게 편안한 사랑입니다. 저는 그런 사랑을 보면 행복해집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그런 모습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신데렐라 언니'에도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은조를 사랑하는 한정우입니다.


은조는 한없이 외로운 사람입니다. 신산스런 삶을 살아가는 어머니로 인해 일찌감치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그녀는 근본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의붓아버지 구대성(김갑수)은 그녀에게 믿음을 가르쳐 주었지만, 어머니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녀는 언제나 아버지를 바라보며 죄책감을 느낍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느꼈던 기훈은 매정하게 상처를 주며 떠나 버렸고, 이제 다시 돌아와서도 더 큰 배신을 준비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고 아무에게도 지친 몸을 기댈 수 없습니다.


그런 은조의 곁에 정우가 찾아왔습니다. 몸은 건장한 청년이 되었으나 아직도 소년의 눈빛을 간직한 그는, 은조가 어두운 얼굴로 스쳐 지나갈 때마다 그저 환한 미소로 그녀를 바라보며 인사합니다. 그녀가 집을 나설 때 편안히 신을 수 있도록 그녀의 신발을 똑바로 놓아주는 작은 일도 그에게는 기쁨입니다. 그녀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해도 상관없고, 쳐다보아 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어린 자기에게 밥을 챙겨 주었던 고마운 그녀에게 충성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미 더러운 세상에 발목이 묶여버린 기훈과의 사랑이 은조에게 더 깊은 상처가 될 것을 알고 있기에, 저는 불안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한정우의 순수한 미소가 제 마음에조차 위로가 되어 주는군요. 정우가 말없이 그녀의 곁을 지켜 준다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은조가 끝내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더라도, 정우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를 힘들게 하지 않고, 매달리거나 애원하지 않고, 그렇게 서늘한 눈빛으로 지켜보아 주면 좋겠습니다. 순수함은 또한 때묻기 쉬운 법이기에, 오래 지속될 거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믿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은조에게 숨쉴 공간이 되어 주고, 기댈 어깨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외롭게 홀로 세상과 맞서고 있는 그녀에게 정우는 최고의 사랑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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