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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사당패 그녀... 설화의 노래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추노

'추노' 사당패 그녀... 설화의 노래

빛무리~ 2010. 1. 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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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소 보소, 오라버니, 귀찮다 말고 날 좀 보소

핏덩이로 버려진 몸, 길바닥에 버려진 몸
사당패가 주워다가 등골뼛골 다 빼먹어
이내 나이 열일곱에 산속 물속 모두 알고
모르는 것 없지마는 마음만은 순백이네


이내 신세 모질다고 외면일랑 하지 맙소
손 잡아도 추운 세상 혼자서야 어찌 사오?
화살잡이 사냥꾼도 제 품안에 드는 새는
고이고이 품어주어 살리는 게 인정인데 
길바닥에 굴렀어도 짐승보다 못하겠소?


날 좀 보소, 오라버니, 곱게 곱게 날 좀 보소
사당패 살이 십수년에 춤을 추고 노래할 제
나를 보던 남정네들 그런 눈빛은 하지 말고
지금 나를 보는 눈에 따뜻함만 더해 주소
욕심없이 나를 보는 사내 눈은 처음이오


나를 버린 아비 어미, 살았다면 그랬을까?
나에게도 오라비가 있었다면 그랬을까?
피붙이의 정이란게 무엇인지 모른 나는
오라버니 눈을 보며 상상이나 해본다네
계집 보는 사내 눈이 어찌 그리 깨끗한가?


못 간다네, 오라버니, 날 두고는 못 간다네
산을 넘고 물 건너도 내 기어이 따르려네
속절없이 헤어지면 어딜가서 만나려나?
맑은 눈빛 가진 사내, 삼천리에 흔치 않네
그러니까 함께 가세, 이런 나와 함께 가세
북망산천 가더라도 정든 나와 함께 가세

*******

어제 '추노'에 샛별처럼 등장한 사당패 그녀 설화(김하은)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대길(장혁)을 짝사랑하는 그녀의 운명이 벌써부터 거침없이 시작되는데, 예상외로 굉장히 신선하고 인상적이더군요... 위의 글은 약간은 시조 형식을 갖춘 듯도 보이지만 시조는 아닙니다. 행수와 글자수를 맞추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야말로 흘러 나오는 그대로입니다. 설화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노래를 부르듯 아주 자유롭게 말이지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바로 가장 설화답지 않겠습니까? ^^


'한성별곡'에서 일약 여주인공으로 데뷔했으나, 솔직히 그 당시에는 김하은의 부족한 연기력으로 인해 작품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저의 느낌이었죠. 김하은만이 아니라 남주인공이었던 뮤지컬 배우 출신의 진이한 역시 그때는 브라운관에서의 연기가 참 어색했더랍니다. 오히려 조연이었던 이천희의 자연스러움이 극을 살렸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현재 저는 탤런트 진이한의 팬이 되어 있는 상태이며, 어제 '추노'에서 보여준 김하은의 놀랍게 성장한 연기력을 보고는 그녀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여주인공 이다해와는 아주 다른 매력을 지닌, 새롭고 독특한 캐릭터 '설화'를 그녀가 잘 형상화하여 작품에 큰 공헌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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