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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김연아 남친 김원중, 그의 일탈이 안타까운 이유

빛무리~ 2014. 8. 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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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국군 체육부대 소속 아이스하키 선수 김원중 병장이 군 복무 중 숙소를 무단 이탈하여 마사지 업소에 출입했다가 대표팀 선수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국방부는 "지난 6월 27일 김(원중) 병장과 이모 병장, 이모 상병 등이 훈련을 위해 경기도 일산 합숙소에 체류하던 중, 민간인 코치에게 '음료수를 사러간다'고 말한 뒤 숙소에서 이탈, 차를 몰고 나가 숙소에서 3km가량 떨어진 마사지 업소에서 마사지를 받고 복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해 한 달 이상 치료를 받았으나 이를 은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국방부는 "사고 당시 이 병장이 운전을 했고 김 병장은 조수석에 타고 있었으며, 현역 병사가 근무지를 이탈해 운전을 하거나 마사지 업소를 출입하는 것은 모두 국군 체육부대 규칙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후 김 병장은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병사들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어 훈련에 복귀했는데, 병사들과 체육부대의 민간인 코치는 처벌을 염려한 나머지 이같은 사실을 한 달 넘게 숨겨왔다. 그러나 국방부는 최근 익명의 제보를 받고 이같은 사실을 조사해 해당 병사들과 관리에 소홀했던 코치, 부대 간부 등 총 5명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김원중 병장은 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고, 남은 기간 동안 일반 보직병으로 군 복무를 하게 될 예정이다. 정말 안타깝고 씁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길 창창한 젊은이가 한 순간의 판단 착오로 큰 실수를 저질러 자기 자신은 물론 국군 체육부대의 명예까지 실추시키며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게 생겼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씁쓸한 일이지만, 그의 여자친구 김연아를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워진다. 어린 나이부터 쉼 없이 빙판을 달리며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써 온 김연아, 열악한 환경에서도 눈부신 업적을 이뤄내며 대한민국의 자랑이 된 김연아, 별로 웃을 일이 없던 국민들에게 김연아는 언제나 벅찬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고 온 국민은 그녀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온통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점철되었던 그녀의 삶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도, 그녀의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은 오직 그녀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온 국민의 넘치는 사랑과 기대는 오히려 그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눌렀을지 모른다. 김연아도 사람인데 어째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없었겠는가? 그녀라고 왜 일탈의 유혹을 느끼지 않았겟는가? 숨 막힐 듯 꽉 짜여진 시간표, 날마다 고된 훈련만이 반복되는 선수촌의 일상, 잦은 부상과 스트레스... 그녀가 묵묵히 감내해 온 육체적 정신적 부담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런 김연아가 드디어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그녀의 행복한 사랑이 오래 지속되기를 기원했다. 김연아라는 이름의 무게에 비한다면 다소 평범하고 나이차도 많은 남자친구를 만난 듯 싶었지만,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녀처럼 빙판 위에서 운동하는 아이스하키 선수이니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김원중의 남은 선수 생활에 김연아의 존재는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연아 역시 은퇴 후 홀가분함과 뿌듯함이 크겠지만 한편으로는 허전함도 있을텐데, 사랑하는 사람을 응원하고 격려함으로써 허전함을 달랠 수 있다면 그녀에게도 더없이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 탄생을 축복하고 있었는데...


물론 너그럽게 보면 그저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김원중이 동료들과 함께 찾아간 곳은 태국 전통 마사지 업소로서 퇴폐적인 영업을 하는 곳은 아니었다고 한다. 매일 고된 훈련을 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온 몸의 근육을 편안하게 풀어주는 마사지 한 번이 너무나 간절해서 한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김원중은 군인이며 국가대표 운동선수였다. 가장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적용되는 두 가지 신분을 동시에 갖고 있었던 셈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별 일 아니었겠지만, 군인이며 국가대표 운동선수였기에 그는 무거운 책임과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올해 서른이라는 그의 나이는 적지도 않은데, 이제 대표팀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다면 앞으로 남은 기회가 있을까? 교통사고로 무릎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니 그 후유증도 염려되거니와, 불명예스런 파문의 전적이 남게 되었으니 제대 후의 행보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듯 싶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 순간 패배한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해 보이기도 하는데... 어쩌면 누구보다 선수 생활의 고달픔을 잘 알고 있는 김연아는 그를 이해하며 감싸줄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그녀만큼 내면적으로 강인한 것은 아니니까, 한 번쯤은 실수라든가 못난 짓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런데도 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걸 보면, 나 역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김연아를 너무 사랑했던 모양이다. 김원중과의 열애설이 터졌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축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한 심경을 토로했는데, 관련 기사에서 이런 내용의 댓글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김연아는 최소한 도민준 쯤은 되는 남자를 만나야 하는 거 아닌가? 좀 속상하네..." 그 때는 한창 인기를 끌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종영한지 얼마 안 된 무렵이었고, '별그대'의 남주인공 도민준(김수현)은 신비로운 외계인(초능력자) 캐릭터로서 모든 여성의 이상형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다.

 

도무지 이 세상에는 없을 것 같은 신비롭고 완벽한 남자... 김연아는 왠지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솔직히 나도 안해 본 것은 아니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우리 마음 속에 김연아는 그만큼 절대적인 존재였던 까닭이다. 사실 진짜 사랑은 그런 게 아닌데, 가끔 실수도 하고 못난 짓도 하지만 이해하고 용서하고 노력하며 그렇게 키워가는 것이 인간들의 사랑인데, 어쩌면 김연아도 그런 평범한 사랑을 원하고 있을지 모르는데, 괜히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미안하지만 왠지 조금은 속상해지는 마음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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