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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멜론 뮤직어워드, 가요제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다! 본문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대중가요를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10살 때까지 안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는데, 가요톱10이 방송되는 날이면 부모님과 함께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이번 주에는 누가 우승할지 궁금한 마음에 늦게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어린 제가 좋아할만한 노래들과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노래들이 골고루 섞여서 방송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함께 시청하면서 즐길 수가 있었어요. 더구나 MBC '10대 가수 가요제' 등 연말이면 개최되었던 각종 가요제와 시상식은 폭넓은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 해 동안 가장 인기를 끌었던 10명의 스타 가수들이 선정되면, 그 중에는 중년의 트로트 가수도 있었고 10대 후반의 댄스 가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아이돌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러한 가요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즐겨 보던 '가요톱10'은 현재 방송되고 있는 '뮤직뱅크'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지요. 아이돌 음악을 잘 모르거나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별 관심 없는 프로그램이 되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연말에 진행되는 각종 음악 시상식 또한 모두 대형기획사 소속의 아이돌 위주로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뮤지션의 진입이 어려워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돌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지 못한 가수들은 점차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잃어갔으며, 그들을 그리워하는 대중의 향수도 깊어져 갔습니다.
그런데 2011년, MBC에서 선보인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드디어 아이돌 음악이 아닌 다른 노래들을 공중파 TV에서, 심야가 아닌 황금 시간대에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나가수'에서 불려진 노래들이 디지털 음원으로 출시되면서, 대중들은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음악'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음반보다 디지털 음원으로 가요를 소비하는 시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2011 멜론 뮤직어워드(MelOn Music Awards)의 남다른 행보는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은 2009년부터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시상식을 개최하기 시작하여 올해 3회를 맞이했는데요. 1년간 발표된 국내 음원을 대상으로 순위를 집계하는 데 있어, 디지털 음원 이용량 중심의 심사로 공정성을 기하고, 투표를 통한 대중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는 점에서 오래된 가요제의 향수를 저절로 불러일으킵니다.
아직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대중들은 가요제가 열릴 때면 엽서 등의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에게 투표를 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요톱10에는 택시, 버스기사, DJ, 주부, 노래동호회 회원들, 가요 담당 기자 등 다양한 신분을 지닌 200여 명의 집단 투표인단이 선정되어 있었고, 제작진은 그들에게 왕복 엽서를 발송하고 회수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집계했다고 합니다. 참 재미있죠? ^^ 다만 그 방식이 다를 뿐, 노래를 즐기고 가수를 응원하는 대중의 마음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양입니다.
2011 멜론 뮤직어워드는 음원 판매량과 더불어 일반 대중의 온라인 투표 참여를 통해 수상 후보와 TOP10을 결정하였습니다. 이는 대중의 의견과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함으로써 '10대 가수 가요제'를 간접적으로 디지털 음원 시장 안에서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TOP10 내에는 역시 아이돌 스타들의 이름이 많이 들어와 있지만, 그 중에도 특별히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군요. '나는 가수다'에서 일약 국민요정으로 떠오른 박정현과 30대 중반의 실력파 듀오 리쌍입니다. 그리고 20위권 내에는 김범수와 허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을 씻고 봐도 아이돌 밖에 없던 기존의 시상식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네요. 멜론 뮤직어워드에서는 아이돌 팬덤뿐만 아니라 일반 네티즌의 투표 또한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2011 멜론 뮤직어워드는 아이돌 기획사들의 나눠먹기식 행사가 아니라, 네티즌을 비롯한 대중의 의견이 가장 폭넓게 반영되는 공정한 시상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TOP10 선정은 끝났지만, 현재도 11월 23일까지 계속해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1년 최고의 아티스트와 네티즌이 뽑은 인기상, 최고의 작사 작곡가와, 최고의 OST 등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응원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멜론 뮤직어워드 메인 페이지 (http://www.melon.com/svc/awards/2011/main.jsp)를 통해 투표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투표에 참여하신 분들께는 추첨을 통해 2011 멜론 뮤직어워드 오프라인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는 초대권도 드리고, 기타 경품을 드리는 많은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는군요.
투표는 모바일 페이지(m.awards.melon.com)에서도 가능합니다. 또한 멜론 뮤직어워드 관계자들은 트위터(www.twitter.com/MelOnAwards)를 통해서도 네티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한국 대중음악의 발전을 위해서 보다 공정하고 훌륭한 음악 축제로 탄생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11월 2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2011 멜론 뮤직어워드는, 멜론 홈페이지와 유투브는 물론 케이블 채널인 MBC 드라마넷과 MBC 에브리원에서도 7시부터 10시까지 생중계로 펼쳐집니다. 저 역시 많은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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