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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영화에서는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드라마에서는 작가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영화 시나리오는 연출자인 감독이 직접 쓰는 경우도 많지만, 드라마 대본은 전문 드라마 작가가 아닌 이상 쓰기 어렵죠. 영화에서의 '스토리'가 영상미나 배경음악 등과 마찬가지로 작품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 드라마에서는 '스토리'가 작품 전체의 80% 이상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스토리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며 예외의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장르의 특성이 그러한지라 저는 드라마를 선택할 때 연출자보다는 작가의 이름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허준'과 '대장금'의 눈부신 대성공에 힘입어, 1944년생의 노익장 이병훈 감독은 이 ..
김병욱 사단의 이름을 내세우고 tvN에서 야심차게 시작되었던 20부작 시트콤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가 4개월여만에 조용히 막을 내렸습니다. 평소 공중파의 재방송을 보는 용도로만 케이블 TV를 사용하던 제가, 일부러 tvN의 채널과 편성표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열심히 본방사수를 하게 만든 프로그램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만큼 김병욱 시트콤의 광팬이거든요. 그런데 '생초리'는 너무 큰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1회만 보았을 때는 앞으로의 전개가 흥미진진할 것 같아서 한껏 부푼 기대감에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2회부터 급격히 늘어지는 호흡은 이게 아니다 싶더군요. 겨우 20부작으로 진행하려면 한 회마다 깨알같은 에피소드를 꽉꽉 채워도 모자랄텐데, 러브라인도 미스테리도 전혀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
공중파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이기에 오히려 김병욱표 시트콤의 진가를 보여주리라 기대했던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가 벌써 13회에 이르렀는데, 지금까지의 행보는 솔직히 실망스러운 편이었습니다. 시트콤의 특성상 각 회마다 개별적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해도, 그 중심이 되는 큰 줄거리는 뚜렷이 잡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굉장히 산만했거든요. 멜로는 멜로대로 밍숭밍숭하니 지지부진하고, 심각한 미스테리 부분도 뭘 어쩌자는 건지 계속 떡밥만 흘릴 뿐 그닥 진전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지 못해서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멜로의 중심에 서 있는 4명의 남녀 중, 이제까지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민(김동윤) 밖에 없었지요. 다른 ..
좀처럼 케이블 방송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던 제가 요즘은 연달아 특정 케이블 방송을 기다리느라 목을 빼고 있습니다. 뒤늦게 꽂혀버렸던 '슈퍼스타K'가 끝나자 마자,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드라마?)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이하 '생초리')가 야심차게 출발하니 어쩌겠습니까? 집에 케이블 방송이 나오긴 하는데 Mnet 채널이 몇 번인지 tvN 채널이 몇 번인지조차 모르던 저는, 리모콘을 들고 채널을 하나씩 넘기면서 해당 방송사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쉽게 찾아지더군요..ㅎㅎ 20부작으로 만들어지는 '생초리'는 시트콤보다 오히려 정통 드라마에 가까울 것이라는 제작진의 발표도 있었고, 김병욱 감독은 총괄 기획만 했을 뿐 실제로 메가폰을 잡은 연출자는 김영기, 조찬주 ..
오랜만에 '동이'를 시청했습니다. 그 동안 제가 개인적으로 '동이'라는 드라마에 갖고 있는 불만은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연으로 점철되다시피 하는 미션 해결 방식도 그렇고, 줄창 현대극의 이미지를 모락모락 풍기는 한효주의 연기에도 좀처럼 적응되지 않았고, 적정선을 넘어섰다 싶은 임금 숙종의 깨방정도 차마 오글거려서 보고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의외로 볼만하더군요. 특히 화요일에 방송된 26회는 꽤나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저에게 감동을 선사한 인물은 최근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며 새롭게 등장한 심운택(김동윤)이었습니다. 숙종에 이어서 깨방정2라고 불리운다는 이 인물에게 솔직히 별 관심은 없었습니다. 숙빈 최씨의 실제 애인이었다는 풍문의 주인공 김춘택이 그 모델이라는 이야기도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