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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붕뚫고 하이킥' 71회에서 황정음과 신세경은 앞으로 그들이 불가피하게 직면하게 될 대결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세경이 사랑하는 지훈(최다니엘)의 마음은 정음에게로 향해 있고, 정음이 좋아하는 준혁(윤시윤)의 마음은 세경에게로 향해 있으니, 그들이 서로를 고운 눈으로 바라볼 날이 그리 오래 남지는 않은 듯 하거든요. 시비의 발단은 역시 민폐 캐릭터 정음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 끊임없이 민폐를 끼치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별로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 그 기묘한 당당함이 바로 정음 캐릭터의 한 특징이지요. 사람에게는 저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이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데, 자기가 보기에 별 것 아니라고 해서 당연히 상대방에게도 별 것 아니라고 단정..
이곳 저곳 인터넷을 살피다 보면 '지붕뚫고 하이킥'의 여성 캐릭터에 대해서 한결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현재 황정음과 신세경의 인기가 최고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은 신세경을 더 좋아하고 여성들은 황정음을 더 좋아한다는 내용입니다. 그 이유라면 얌전한 청순 글래머 신세경은 전통적 여성상으로서 남성들의 로망이며, 현대적이고 통통 튀는 매력에 스타일 좋고 솔직당당한 황정음은 현대 여성들의 워너비이기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저는 여성입니다. 신세경이나 황정음과 같은 세대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젊은 세대의 여성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저는 남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그녀들의 특성에 대하여 동조할 수 없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반대되는 특징들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
'지붕뚫고 하이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들러서 글을 읽어주시는 벗님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얼마나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애정을 갖고 수차례의 정성들인 포스팅을 해왔는지를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속적으로 실망을 안겨주는군요. 글쎄 뭐, 러브라인의 방향이 제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탓할 수야 없겠으나... 그보다도 요즈음 방송되는 에피소드를 보면 대체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 생뚱맞게 한겨울의 수영장 씬으로 출연자들의 노출을 조장했던 에피소드 역시 그랬습니다. 눈요기, 그 이상의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요. 줄리엔강의 명품 몸매를 보고 열광하며 모여드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역..
'지붕뚫고 하이킥'은 제가 방송 전부터 큰 기대감을 가졌던 시트콤입니다. 그리고 한동안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재미와 작품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조금씩 행보가 비틀거리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우선 너무 식상하고 유치하고 억지스런 에피소드가 많아졌습니다. 정보석이 방귀를 싫어하게 된 추억이라든가, 이순재가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를 내고 가족들에게 시험을 치르게 하는 '이순재 고사' 등은 솔직히 별로 재미도 없었을 뿐 아니라 현실감도 너무 떨어지고 억지스러웠습니다. 김병욱 PD의 시트콤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하겠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지도 못한 초반인데 벌써 소재가 딸리는 걸까요? 게다가 네 명의 청춘남녀를 두고 어떻게든 러브라인이 시작될 것 같기는 한데 계속 낚싯밥만 ..
세경(신세경)과 신애(서신애) 자매의 소원은 '아빠를 다시 만나서 함께 사는 것' 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 46회에서 그 소원의 절반이 이루어졌습니다. 비록 아직은 함께 살지 못하고 다시 눈물로 헤어져야 했지만, 그래도 생사조차 알 수 없이 걱정하고 그리워만 했던 아빠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자매는 살아갈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반드시 장애물이 있게 마련이죠. 언제나처럼 해리(진지희)가 그 악역을 맡았습니다. 세경의 휴대폰을 보자마자 "내꺼야!" 하면서 가져가버린 거죠. 세경이 달라고 하는데도 주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은 방바닥에 던져서 고장내고 맙니다. 하필이면 그때 꿈에도 그리던 아빠는 자매와의 약속장소인 남산에 도착해서 세경이 남겨둔 연락처..
연기자 신세경은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서 완전히 제대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빠지지 않는 외모와 연기력을 갖추었음에도 좀처럼 길이 열리지 않던 그녀에게 그야말로 '하이킥'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 것 같아요. 순박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성격의 시골처녀 세경 역할을 그녀만큼 자연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자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TV 시청을 매우 즐기지만 아무리 우스운 장면이 나와도 박장대소를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냥 가볍게 웃고 말지요. 웃음코드가 남들과 좀 다른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웃기다고 하는 장면에서도 웃음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한 예로 영화 '차우'가 그렇게 웃기다고들 하기에 일부러 보러 갔는데, 저는 한두번 살짝 웃고는 나머지는 계속..
한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뚜렷하게 멜로의 기운을 보여주던 인물은 황정음이었습니다. 과외를 해주러 다니는 집에서만도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 정준혁(윤시윤)과 그의 삼촌인 이지훈(최다니엘) 사이에서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거기에 덧붙여서 준혁의 친구인 세호(가수AJ)까지 합세하여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이런 멜로의 분위기에 힘입어 '귀여운 푼수' 캐릭터를 그럴싸하게 표현해낸 황정음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우결'에서의 비호감 이미지를 씻어내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쉽사리 진행될 것 같던 황정음의 러브라인은 요즘 시작도 하기 전에 정체기에 접어든 느낌입니다. 물론 시트콤의 방영 기간이 있는데 너무 빨리 진행되면 속도를 맞출 수 없으니까 템포를 조절하는 ..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높고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단풍과 은행잎들... 이 모두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학창시절에 거의 반강제적으로 외웠던 김현승 시인의 싯귀가 떠오르네요..^^ '지붕뚫고 하이킥'도 이 설렘의 계절 가을을 사랑이야기 없이 그냥 지나쳐보낼 수는 없겠지요. 바야흐로 그들의 러브라인이 점점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왜 보는 사람의 마음이 더 두근거리는지 모르겠어요. 귀여운 할아버지 이순재 옹은 자옥 여사와의 약속이 깨어지는 바람에, 예매해 둔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갈 수 없게 되자 외손자인 준혁(윤시윤)에게 표를 건네주십니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표를 팔거나 처분할 방법이 없게 되..
'지붕뚫고 하이킥'의 출연자 중 아역 서신애는 이순재 옹과 더불어 가장 먼저 김병욱 PD에 의해 캐스팅이 확정된 인물입니다. 촬영을 시작하는 시기조차도 서신애의 스케줄에 맞췄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그만큼 서신애는 이 시트콤에서 없어선 안 될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애의 러브라인도 준비되어 있는데 그 상대는 매우 의외의 인물이 될 것이라는 PD의 귀뜸도 있었네요. 저는 그게 누구일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왠지 그 상대는 신애와 같은 또래인 어린 소년보다는 어른이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되더군요. 그 중에서도 유력한 인물이 있다면, 세경과 신애 자매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었고, 신애가 늘 '줄리엔 아저씨'라고 부르며 졸졸 따르는 외국인 줄리엔강이 있겠습니다만, 만약 ..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요즈음 나의 관심을 끄는 인물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는 정보석이다. 참으로 한결같은 연기자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좋아하고 있는 배우인데, 이번에 보여주는 그의 이미지는 좀 다르다. 그는 지독히 슬픈 역할도 많이 맡았었건만, 내 눈에는 이번에 맡은 역할이 가장 슬퍼 보인다. 내가 정보석이라는 연기자를 기억하는 첫 모습은 1986년 김혜수, 길용우와 더불어 출연했던 드라마 '사모곡'에서의 악역이었다. 공부는 하지 않고 소설과 드라마에만 탐닉한다고 매일 야단을 맞던 나는 몰래몰래 부모님의 눈을 피해서 그 드라마를 보느라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당시 여고생 김혜수의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사모곡'은 그로부터 10년 후에 '만강'으로 제목을 바꿔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사모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