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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역시 정통 정치드라마는 정치 이야기가 중심이 될 때라야 제맛이 납니다. 유민기(제이)와 장인영(왕지혜)의 러브모드가 진행될 당시에는 엄청 지루하고 오글거렸지요. 게다가 장인영의 생모 주일란(조은숙)이 등장하여 퇴폐적인 냄새를 풍기며 장일준을 물고 늘어지는 모습도 별로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현실 속에서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느닷없이 막장드라마적 요소가 첨가되니 '프레지던트'만이 갖고 있던 독특한 분위기가 죽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13회에서는 다시 본격적인 정치 싸움이 주된 테마로 등장하며 흥미진진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은, 이 드라마에서 단연 최고의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백찬기(김규철)였습니다. 김경모(홍요섭)의 참모인 백찬기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
'프레지던트' 7~8회에서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장일준(최수종)의 모습이 드러나며 커다란 파문이 일었습니다. 현직 대통령 이수명(정한용)이 노골적으로 김경모(홍요섭)를 지지하며 자신에게 물러날 것을 종용하자, 장일준은 보다 강력한 방식으로 그 막강한 연합에 대항하려고 마음먹게 되지요. 마침 그의 캠프에는 최근 합류한 천재적 두뇌의 젊은 참모 기수찬(김흥수)이 있어 장일준의 무기가 되어 줍니다. 대통령이 직접 김경모에게 필승의 공약을 건네주었다는 정보를 입수한 장일준은 어떻게 해서든 그 공약을 빼내어 오려고 마음먹는데, 그의 아내 조소희(하희라)가 선택한 방법은 영부인(양희경)을 통해 직접 자료를 건네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자기 아내가 장일준과 한편이라는 사실을 꿰뚫고 일부러 ..
제가 드라마 '프레지던트'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는 사실입니다. 출연 분량이 많거나 적거나에 관계 없이 '프레지던트'의 인물들은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자기가 하는 일에 명확한 이유를 지녔습니다. 현재까지 이 드라마에서 개연성 없는 행동을 보이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오히려 너무 그렇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다룬 것이 아니라 정통 정치드라마를 표방하는 '프레지던트'에는 적합한 인물 묘사라고 생각합니다. 3회의 내용도 아주 알차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주인공 장일준(최수종)은 판단이 빠르고 현명한, 젊은 대선 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이 인물은 선악의 경계에 모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