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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토록 순수해 보였던 청년 노지훈이 자신의 중요한 경력을 속이고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최종 10인의 엔트리에 포함될 때까지 천연덕스런 연기를 해 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입니다. 지금껏 그의 이미지가 꾸밈없고 거짓없어 보였던 만큼, 이제 와 돌이켜 보면 그 모든 모습들이 가증스럽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드라마 '허준'에 '예진아씨'로 출연했던 황수정이 불륜과 마약으로 구속되었을 때, 유독 다른 연예인들보다 더욱 큰 질책에 시달렸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올곧고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사람이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중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더욱 차갑게 등을 돌렸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보이다가, 점차 놀라운 발..
'마이더스'의 주인공 김도현(장혁)은 어려서부터 돈을 향한 갈증에 시달려 왔으며 본능적으로 돈 냄새를 기막히게 맡을 줄 아는 인물입니다. 그의 부모가 평생을 발버둥치고 집착하면서도 얻지 못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았기에, 도현은 한편으로 돈을 '악마의 덫'이라고 부르며 혐오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욕망의 또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대 로펌들의 제안을 모두 뿌리치고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법무법인 대정'을 선택했을 때부터 그의 미래는 정해진 셈이었지요. 첫 만남에 대정 로펌의 대표 최국환이 '면접비'라는 명목으로 건네 준 엄청난 액수의 수표를 보는 순간 억눌려 있던 김도현의 욕망은 격발되었고, 그 길에 들어서자마자 선망의 대상이던 유인혜(김희애)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분..
추석 특집으로 마련된 '제빵왕 김탁구 스페셜'은 드라마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막강한 매력에 푹 빠져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방송은 아주 잘 만들어져서, 정식 예능 프로그램에 맞먹는 수준의 웃음과 재미를 보장해 주더군요. 특히 서경석, 이지애와 더불어 MC로 변신한 이한위의 맛갈스런 진행 능력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예능의 게스트로 출연할 때마다 빵빵 터뜨리는 입담은 벌써 알고 있었으나, MC로서의 능력은 또 다른 것인데 이한위는 놀랍게도 아주 멋지게 수행해 주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와 달리 너무도 유쾌하고 즐거워 보이는 연기자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흐뭇하게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품은 드라마이긴 했으나, 돌이켜 보면 등장인물들이 행복하게 웃는 얼굴을 본 시간은 아주 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