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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라마 '모범택시' 11회는 뜻밖에도 왕 수사관(이유준)이 시체로 발견되며 충격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을 수사중이던 검사 강하나(이솜)는 시신 유기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용의자 구영태(이호철)의 측근인 심우섭(정강희)을 정보원으로 포섭했다. 심우섭은 구영태를 취하게 만들어 정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지만 강하나에게 전화로 그 사실을 보고하던 중 구영태와 그 쌍둥이 형인 구석태에게 발각되어 쫓기는 처지가 되고 만다. 통화 중에 위험을 감지한 강하나는 휴대폰 신호가 잡힌 경동시장으로 즉시 심우섭을 구하러 출동한다. 도중에 수사관 왕민호(이유준)와 통화하는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우섭의 안전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제가 꼭 지키겠습니다!" 언제나 강하나의 곁에서 커다란..

배우 정일우가 2년만에 다시 사극으로 돌아왔다. '보쌈 - 운명을 훔치다' 과부 보쌈을 직업으로 하는 건달 '바우'가 실수로 광해군의 딸 화인옹주(권유리)를 납치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옹주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왕에게 추궁받을 것이 두려웠던 옹주의 시아버지는 먼저 죽은 남편을 따라 목을 매었다는 거짓말로 급기야 이틀만에 옹주의 장례식을 치르며 산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든다. 제목만 봤을 때는 코믹 터치의 가벼운 퓨전사극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의외로 무거운 편이다. 수절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힘겨운 삶을 비롯하여 당시의 어려웠던 시대상을 볼 수 있고 권력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의 비정한 모습까지 담겨 있다. '보쌈' 모처럼 볼만한 사극이 나온 것 ..

얼마 전 종영한 카카오TV의 웹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을 매우 인상깊게 보았다. 6명의 청춘 남녀들이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특히 남주인공 박재원(지창욱 분)의 캐릭터는 주책맞게도 밤잠까지 설치며 이 드라마를 기다릴 만큼 내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설렘에는 나이가 없는 모양이다..ㅎ ㅎ ㅎ) 이 한 편의 드라마로 나는 배우 지창욱의 팬이 되었다. 참고로 여주인공 이은오 역을 맡은 김지원은 오래 전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때부터 내가 굉장히 좋아하던 여배우였다. 그 두 사람뿐 아니라 다른 네 명의 청춘들... 최경준(김민석 분), 서린이(소주연 분), 강건(류경수 분), 오선영(한지은)... 아, 그리고 경찰 오동식(최민호)까지 그들이 보여주는 풋풋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감성이 정말 좋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나에게 있어 '열혈사제'는 마음 편히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현재 6회까지 (중간 광고로 반토막씩 나누지 않는다면 3회까지) 시청하는 동안 나는 마치 우리 집 내부가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처럼 불안했고, 그 안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왜곡된 모습들에 불편했으며, 어쩌면 우리 집 가장(아버지)처럼 느껴지던 이영준(정동환) 신부님이 억울하게 살해당하고 더러운 누명까지 쓰게 되었을 때는 뻔히 픽션인 줄을 알면서도 슬픔과 분노에 손이 떨리고 가슴이 싸늘해질 정도였다. 나는 작품 속 이영준 신부님과 매우 비슷한 느낌을 주던 신부님을 잘 알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가톨릭 신앙 생활을 해 왔어도 그런 분을 만나 뵙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나는 운 좋게도 무려..
나는 지금껏 드라마나 영화에 '천주교'라든가 '성당'이라든가 '신부(사제)' 라든가 '수녀'라는 존재들이 소재로 쓰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대중에게 더욱 친근한 종교로 다가가는 소통의 창구라고 볼 수도 있고, 그렇기에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많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매우 못마땅할 때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작품 속에서 뭔가 '왜곡'된 부분이 드러날 때마다 심히 거슬렸기 때문이고, 또 한 가지 이유는 별 것도 아닌 분위기 메이킹을 위해 천주교나 성당 등의 소재를 너무 손쉽고 안일하게 사용한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천주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주인공이 갑자기 성당에서 결혼을 한다든가, 뜬금없이 고해소에서 신부님에게 고민상담을 한다든가 이런 장면들조..
'봄이 오나 봄'은 한국 드라마에서 이미 식상해져 버린 영혼(육신) 체인지를 다루고 있지만, 그 방식이 조금은 독특하다. 지금까지의 다른 드라마에서는 영혼(육신) 체인지가 이루어질 때, 언제나 영혼이 육신을 따라갔다. 육신은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고 영혼이 그 육신에 들어오게 되는 식이다. 예를 들자면 '시크릿 가든'에서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는 김주원(현빈)과 공포증 전혀 없는 길라임(하지원)의 몸이 바뀌었다. 그 상태에서 길라임은 (김주원의 몸으로) 아무렇지 않게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순간 정전이 되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하필이면 그 때 다시 몸이 바뀌어 버린다.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김주원의 몸 안으로 폐소공포증 있는 김주원의 영혼이 컴백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존의 공식이다. 몸이 있는 곳..
'눈이 부시게'의 여주인공 이름은 '김혜자'다. 2인 1역이라 두 명의 여배우가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 분량이 더 많은 쪽은 젊고 싱그러운 한지민이지만 배우의 이름과 캐릭터의 이름이 겹쳐지는 상황을 보면 왠지 진짜 주인공은 원로배우 김혜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25세의 꽃다운 나이에, 타인을 배려하다가 몸만 폭삭 늙어버린 비운의 여주인공이라니 정말 슬프고도 특별하고 신비롭지 아니한가! 어린 시절, 우연히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얻게 된 김혜자는 사소한 일에도 종종 그 시계의 능력을 이용하지만, 곧 시간을 되돌린 만큼 본인의 시간이 빨라져서 급격히 나이들어 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사용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25세가 되던 어느 날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도저히..
사극 이미지가 강했던 중견배우 최수종이 오랜만에 현대극으로 돌아온 작품이 '하나뿐인 내 편'이다. 죽어가는 아내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강수일(최수종)은 수십 년간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지만, 성장한 딸 김도란(유이)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살아간다. 살인자에 전과자인 생부의 존재가 도란의 인생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해만 끼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법칙이 늘 그렇듯 모든 등장인물들의 운명은 계속 엮이게 된다. 강수일은 봄앤푸드 왕진국 회장(박상원)의 운전기사로 고용되고, 김도란은 왕회장의 장남 왕대륙(이장우)과 결혼하게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 왕대륙의 차남 왕이륙(정은우)과 결혼한 장다야(윤진이)는 강수일이 과거 살해했던 남자의 딸이다. 이렇게 한 집안에서..
어린 동민과 철준 "야, 슛해~ 패스해 임마~" 벌 서면서도 친구들에게 목청껏 훈수 놓는 "똑바로 못 들엇!" "선생님 이러다 우리 편이 지겠어요!" "이기고 지는 건 문제가 아니야. 질 때도 있어야지! 훌륭한 사람은 지는 것을 잘 져야 한다. 이기는 건 나중 문제야." 시간이 흘러 고교 졸업을 앞두고 최상의 실력을 뽐내는 이동민(손지창) 최강 슈터 동민과 그를 어시스트한 윤철준(장동건)의 활약에 힘입어 성운 고등학교는 전국 고교 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호성(박철) : 동민아, 고맙다... 솔직히 우리 실력으로 어떻게 신라대학교를 가. 너 때문에 덤으로 가는 거지. 동민 : 됐어. 나 혼자 경기했나 뭐. 다 너희들이 있으니까 잘된 거지. 철준 : 그래, 임마. 아무리 스타인 이동민이고 우리가 덤으로..
모델? 은비야, 엄마 옷 모델 좀 해줄 수 있어? 시어머니(김용림)의 대를 이어 비술채의 침선장이 되려는 인화(김혜옥) 손윗동서 옥수(양미경)와의 전수자 경합을 앞두고 전의에 불타는데 연습 많이 해서 꼭 잘 해줘야 해! 엄마한테 허락 다 받았어요. (거짓말) 엄마도 저 어린이 모델 시키고 싶어했다니까요! 민정도 비술채 옷 모델에 지원하고 알았어, 선생님 친구가 특별히 부탁해서 뽑힌 거니까 민정이가 잘해 줘야 해. 민정이는 예뻐서 다들 첫눈에 반할 것 같은데? 재화 엄마의 유품과 옷들을 모조리 태워버리는 계모 화연(금보라) 고모(우희진)가 만류하지만 소용 없고 울부짖는 재화... 엄마 미안해, 내가 바보라서 미안해, 엄마... 모델을 기다리던 옥수, 민정을 반기며 네가 민정이니? 사진보다 더 예쁘네! 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