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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이승기, 선배의 마음을 감싸주는 후배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이승기, 선배의 마음을 감싸주는 후배

빛무리~ 2011. 6. 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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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모든 준비가 철저했던 '여배우 특집' 때와 달리 제작진의 준비 소홀이 너무 심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괜히 애먼 시청자 입장에서마저 모처럼 초대된 배우들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 특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멋진 형님들은 그 부족한 와중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방송을 만들어 주셨군요. 덕분에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마치 대학시절의 MT가 그대로 재현된 듯, 깊은 향수를 자극하는 방송이었습니다.


MT에서는 항상 '밥 해먹는 일'이 제일 중요하지요.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아주 열심히 밥을 지어 먹고 나서는 자유로운 시간이 펼쳐집니다. 한쪽에서는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한쪽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아무것도 규격화되거나 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릴랙스하게 즐기는 거죠. 이미 중년 아저씨가 된 그 배우들 역시 20대 이후로는 아마도 체험하지 못했을 그 정겨움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느껴볼 수 있었고, 더불어 자녀들에게도 인기만점의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었으니 충분히 행복한 경험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녁 메뉴는 '오징어 된장 칼국수'였지요. 단연 가장 힘든 역할, 중추적 역할을 맡은 사람은 배우들 중 막내인 김정태였습니다. 생밀가루에 물을 부어 반죽을 시작하는 데서부터, 계속 반죽을 치대어 쫄깃하게 만들고, 버너용 부탄가스통을 이용해서 백짓장처럼 얇게 밀고, 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뿌려가며 척척 접어서 칼로 착착 썰어내는 그 솜씨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어요. 김정태표 손칼국수 면발은 당장 음식점을 개업해도 될만한 실력이더군요. 그러나 문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혼자서 하다 보니, 자꾸만 중간에 관심을 뺏기고 외로워진다는 현실이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오징어를 삶고 계란을 굽고 양념을 만드는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여럿이 떠들썩하다 보니 카메라는 자꾸만 그쪽으로 돌아가곤 했지요. 자칫 김정태는 혼자 힘든 일을 하면서 소외되기 십상인 상황이었는데, 그런 김정태를 위해 어느 순간 옆에 나타난 구원자가 있었으니, 바로 이승기였습니다.


관심을 뺏긴 것에 분노한 김정태가 "에잇~" 하면서 반죽을 프라이팬에 세게 치대려고 하는 순간, 반죽은 넘치는 힘을 감당 못하고 바깥의 모래바닥으로 떨어질 뻔했지요. 그 때 옆에서 손을 내밀어 반죽을 구해 준 사람이 이승기였습니다. 좀전까지도 없었는데 어쩜 그렇게 때맞춰 나타났을까요? ㅎㅎ 그리고 이승기는 김정태가 소외되지 않도록 계속 그의 옆에 붙어앉아 대화하며 칼국수 면발이 완성되는 과정을 감탄하며 지켜보았습니다. 덕분에 하마터면 좀 억울할 뻔했던 김정태는 가장 많은 방송분량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후의 휴식시간에 12명의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2팀으로 나뉘어졌습니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성동일, 김정태가 모인 돗자리 쪽에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중간에 코믹한 퍼포먼스도 하면서 잘 놀더군요. 말하자면 예능의 고수들이 모인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강호동과 은지원은 별로 하는 일 없이 돗자리에 엎드려 있고, 이수근과 김정태만 펄펄 날더군요..ㅎㅎ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비교적 예능 출연의 경험이 적은 배우들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조성하, 안길강, 성지루, 고창석, 그리고 엄태웅까지... 이 친구는 '1박2일'에 고정으로 합류한지가 벌써 4개월째인데, 아직도 예능에 충분히 적응되지 않은 모습이 보입니다. 제일 구석자리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통에, 중간에 다른 사람이 언급해주기 전까지는 그 자리에 있는 줄도 몰랐다니까요 ㅎㅎ 아니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저는 엄태웅의 그런 순박한 면이 지금도 좋습니다. (엄청난 편애 모드죠. 인정합니다..;;)


그런데 강호동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끼어앉아 손님들을 능란하게 상대한 것은 막내 이승기였습니다. 물론 정극 연기의 경험이 없는 강호동보다야 연기자 후배인 이승기가 적임자였던 건 사실이지요. 이승기는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을 감추지 않으며 최대한 겸허한 자세로 이런저런 질문을 해서,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습니다. 덕분에 자칫 무겁고 재미없게 흘러갈 수도 있었을 분위기는 더없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대선배 조성하로부터 열심히 한다는 칭찬도 받았으니 좋겠어요..^^

이승기는 정말이지 볼수록 놀라운 인물입니다. 그 어린 나이에 삼촌뻘의 형님들을 모시고 어엿한 호스트 역할을 아주 제대로 해내더군요. 예능 첫 출연에 모든 환경이 낯설었을 이 배우들은, 이승기 덕분에 그 낯섦을 극복하고 따스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여행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된 공로는 50% 가량 이승기의 몫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특히 조성하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황해'가 칸에 초청되어 15분 가량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하는데, 거기에 참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버리고 '1박2일'로 달려왔다 합니다. 나중에 보니 그 이유는 거의 전적으로 아이들 때문이었던 듯 싶더군요. 첫방송 후 인터뷰를 할 때 "새침떼기인 둘째딸이 요즘은 자꾸 옆에 와서 친한 척 해주고...즐겁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아버지의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조성하뿐만 아니라 이 배우들은 놀러와서도 모두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한 아버지더군요.

이들이 '1박2일'에 출연한 이유는 자신들의 인기를 위해서라기보다도,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서라고 해야 맞을 듯 싶습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의 우상인 이승기가 솔선수범하여 이 착한 아버지들을 챙기고, 먼저 다가서고, 칭찬하고 높여 주었으니, 아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을까요? 덤으로 싸인도 잔뜩 해주었고 말입니다. 이제까지도 많이 그랬지만, 이승기는 이번에 또 한 번 좋은 덕을 쌓았습니다. 그는 참으로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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