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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무식보다 더 심각한 제작진의 무성의함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무식보다 더 심각한 제작진의 무성의함

빛무리~ 2010. 7. 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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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혹서기 실전캠프'는 '1박2일' 사상 최악의 실패작이었습니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작위적이고, 요령부득이었으며, 재미가 없었습니다. 저녁식사 복불복을 놓고 벌어진 속담 게임과 사자성어 게임에서 멤버들이 보여준 상상초월의 무식함은, 그게 방송을 위한 설정이었든, 아니면 숨김없는 진실이었든간에, 아무런 웃음도 감동도 뽑아내지 못한 껍데기였지요.

잠자리 복불복의 농구 게임도 역시 지루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빗속에서 3시간씩이나 기약없이 골대를 향해 공을 던져야 했던 멤버들은 그저 안스럽기만 했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홀로 도전하여 미션 성공을 이루어낸 이승기의 투혼만이 외롭게 빛났을 뿐입니다. 이렇게 처참한 방송이 된 이유는 너무 성의 없이 계획을 짜 온 제작진 때문이었음을 저는 느꼈습니다. 


지난 주에 이명한 PD의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이유를, 저는 강호동의 막무가내 협상 때문이었다고 보았습니다. 멤버들은 타고 갈 차량을 정할 때에도 협상을 해서 편안한 차를 탔고, 점심식사 때에도 협상을 해서 자장면과 짬뽕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 후에는 물놀이를 즐겼고, 순대 등의 간식을 사다가 또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혹서기 실전캠프' 라는 이름을 걸어 놓고, 그 어느 때보다도 배부르고 편안하고 시원하게 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혹서기 실전캠프' 제2탄을 보니, 강호동보다 더 큰 문제는 확실히 제작진에게 있더군요. 기본적으로 그들이 고안해 온 게임의 룰 자체가 너무 어이없었습니다. 속담이든 사자성어든, 기회는 최대 3번 이내로 제한해야 했습니다. 이미 2번의 실패를 겪고 난 그들에게 이제부터 6번의 기회를 주겠다는 감독의 말이 들리는 순간, 벌써부터 지겹더군요.


무식에 웃는 것도 한두번이지, 비슷한 상황을 연달아서 8번씩이나 보게 되면 누구인들 웃음이 나겠습니까? 그렇게 끝난 것도 아니고 무슨 이미지 회복을 하겠다며 강호동이 다시 "걸어가면서 맞혀 보겠다"고 제안하자, 제작진은 두말없이 냉큼 받아들여,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무식의 향연을 한 차례 더 구경하게 만들었습니다. 프로그램 자체를 알차게 마련해 오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어이없이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줄다리기 시합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어진 잠자리 복불복의 농구 게임은 역시 그 룰 자체가 너무 단순하고 성의 없어서 보고 있기가 민망할 지경이었습니다. 횟수도 시간도 제한 없이, 무조건 1명만 골인을 시킬 수 있으면 모두가 실내취침을 한다는 그 아이디어는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을까요?


게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저는 따분함에 지쳐 버렸습니다. 멤버들이라고 해서 결코 의욕이나 투지가 샘솟을 리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나마 실내취침이 걸려 있으니까 3시간 동안을 그러고 있었겠지만요. 전체적으로 멤버들이 의욕상실의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싶었습니다.

차라리 슛을 쏘는 위치를 좀 앞으로 당겨서 골인율을 높이고, 3:3으로 나뉘어서 대결을 하게 만들었다면 훨씬 긴박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횟수 제한도 있어야 했구요. 속담 맞히기에서 6번의 기회를 제시한 것도 너무 많았는데, 무제한의 기회 제공이라니... 설마 이렇게 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저는 예능의 기획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시청자에 불과한데도, 이번 '혹서기 실전캠프'는 차라리 내가 만드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허술했습니다. 게다가 카메라에 잡히는 줄을 모르는 채, 저만치서 잠시 흡연을 하고 있던 은지원의 모습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는 실수까지 있었군요. 한 마디로 "그까이꺼 대충~" 이었습니다.

제2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원래의 제작진이 아니라 다른 스탭들이 참여하고 있기에 예전보다 매끄럽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서투름이 아니라 무성의가 눈에 보이니 거북함을 억누르기 힘들었습니다. 최근에 겹치는 악재와 더불어 한없이 늪으로 가라앉고 있는 '1박2일'이 과연 되살아날 수 있을지, 처음으로 제 마음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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