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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해결되지 않은 하나의 문제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 해결되지 않은 하나의 문제

빛무리~ 2010. 6. 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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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의 가족들은 최근 태섭(송창의)의 커밍아웃을 경험하며 놀라운 수준의 이해심과 포용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중에는 병걸(윤다훈)이나 수일(이민우)처럼 거부감을 드러내는 일원도 있었으나, 그들의 태도를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이수일의 모습은 아주 전형적인 '보통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속으로는 거부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고 마치 이해하는 것처럼 쿨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요. 만약 태섭과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묶여 있지만 않았더라면, 수일의 착하고 순한 성격상 약간의 거부감도 드러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가족들 중에 동성애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표현해서 들켜 버렸고, 그 결과 앙칼진 아내 지혜(우희진)로부터 모질게 설득을 당하고 있는 중이니, 생각해 보면 그의 입장도 딱합니다.


너무 심하다 싶은 병걸의 까칠한 태도 또한 사실은 아끼던 조카 태섭의 불행을 알고 충격을 받아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자기도 괴로워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음이 24회에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 같은 형 병태(김영철)가 굵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훌쩍이며 잘못을 빌던 병걸은 의외로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그 자식,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놈인데, 그 자식이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서, 미워서......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흑흑흑" 어찌 보면 양병걸도 이수일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시청하며 평범한 사람들과, 그리고 평범하지만 그보다는 약간 더 이해심이 많고 사랑이 깊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해결되지 않은, 하나의 심각한 문제가 남아 있군요.


문제의 저 인물은 박씨라는 성 외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양씨 집안의 먼 친척인 그의 아내 양수자(조미령)와 더불어 불란지 펜션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호섭(이상윤)과 다이빙 샵을 동업하며 스킨스쿠버 강사도 겸하고 있습니다. 양씨네와는 마치 한 가족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있으며, 언뜻 보기에는 화목한 가정의 가장으로 보입니다. 23회에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그들 부부 사이에는 크고 훤칠한 아들까지 있었군요.

그런데 이 가정에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하나의 커다란 함정이 있습니다. 아내를 향해 걸핏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주먹을 휘두르는 박씨의 폭력성입니다. 그의 아내 양수자가 춤추며 놀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자기의 의처증을 합리화하는 사내입니다. 양수자의 얼굴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기가 예사이며, 언젠가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할머니(김용림)의 방안으로 피신해 들어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 때 남편 박씨는 할머니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문 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않고 버티며 아내를 내보내 달라고 요구했었습니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스운 일은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이 좋은 부부로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성격이 밝은데다가 낙천적이고 푼수기가 있는 양수자는, 남편의 의처증을 사랑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여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정말 남자를 만나서 외도를 한 것도 아니고, 펜션의 손님들과 더불어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었을 뿐인데 그 정도의 가정 폭력을 겪었다면, 이것은 즉시 경찰에 고발을 하고도 남을 범죄이건만 그녀는 속도 없이 헤실거리며 웃고만 있습니다.

또 언젠가는 그의 폭력을 보다 못한 호섭이가 박씨에게 대들기도 했습니다. 건장한 청년 호섭이 앞에서는 금세 기가 죽고 헛손질만 날리다가 제풀에 주저앉더군요. 그야말로 세상에 그런 못난 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양수자가 나서서 호섭이를 탓하며 자기 남편을 감싸안고 들어가더군요. 하긴 세상에는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치 아무 문제 없는 가정인 듯, 저렇게 화목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 오히려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비록 양수자가 문제삼지 않는다 해도, 수시로 일어나는 가정 폭력을 마치 대수롭지 않다는 것처럼 묵과하며 살아가도 되는 것일까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 바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말입니다.

어떻게든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라면 박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서 의처증을 고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할 듯 싶군요. 저는 김수현 작가가 이 사람의 문제를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끝내 지금까지처럼 두루뭉술 넘어간다면, 적잖이 실망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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