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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

빛무리~ 2010. 5. 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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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행복하고 좋은 일들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누구의 인생에도 슬프고 괴로운 일은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고통스런 일들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좋을 것입니다. 김수현 작가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는 동성애자입니다. 그들이 스스로 원한 것은 아니지만, 운명은 그들을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지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불행의 씨앗이며, 이제 피할 수 없이 잉태되어 버린 불행의 씨앗을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여 행복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두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 모두에게 남은 과제입니다.

경수의 가족들은 잔인하면서도 현실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이 있으면 피를 철철 흘리더라도 칼로 깎아서 억지로 끼워 맞춰 버리는 방식입니다. 그들의 사고방식에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틀에 맞춰 넣을 수 없는 퍼즐 조각은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며, 전체의 구도를 위해서는 그 한 조각이 마땅히 희생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기준으로 볼 때, 남들과 다르게 살아간다는 것은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며, 그래서 곧 죽음과도 같습니다.

"어머니, 제가 괴물이에요?" 하고 절규하듯 묻는 경수에게, 어머니가 즉시 반문합니다. "그럼, 아니니?" 그러자 강인한 성품의 경수도 참지 못하고 눈에 눈물이 고이며 말합니다. "그 괴물, 어머니가 낳으셨잖아요."

한때는 경수도 남들과 똑같이 살아 보려고 노력했지요.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 삶의 방식이 자기 자신과 타인들 모두를 속이고 있음에 견딜 수 없어진 경수는, 현실적인 안정을 버리고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 살기로 결심했는데, 그것은 피를 나눈 가족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끔찍한 전쟁의 시작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괴물이라 말하고, 아들은 어머니에게 괴물을 낳았다고 맞받아칩니다. 서로에게 찔려서 피를 흘리며, 그들은 서로 외롭고 불행합니다.


이에 반해 태섭의 가족들은 아주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어렵게 털어놓는 태섭의 말을 듣고 어머니 민재(김해숙)가 눈물을 흘리며 제일 먼저 한 말은 "나 때문이니?... 내가 잘해주지 못해서... 너를 외롭게 해서..." 이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 가족은 불행에 직면했을 때, 그 책임의 화살을 자기 자신에게 먼저 돌리는 것입니다. 경수의 가족들처럼 "너는 어쩌면 그럴 수 있니?" 라고 상대방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 때문이니?" 하고 자기를 탓하는 것입니다.

태섭이 대답합니다. "어머니 때문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외로웠어요. 죽도록 외로웠어요." 자기의 아픔과 외로움을 저렇게 입 밖에 내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외롭지 않은 것입니다. 자기의 고통에 진심으로 함께 아파해 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순간, 어려서부터 말이 없던 아들 태섭은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어쨌거나 너는 우리 자식이야. 하늘하고 땅이 맞붙어도, 그건 어떻게 못 해." 극복하기 쉽지 않은 불행 앞에서 어머니는 ‘네가 어떤 사람이든 우리 자식이고, 그래서 우리는 네 편’이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확인해 주었습니다. 경수의 가족들이 오히려 남들보다 더 심하게 경수를 질시하고 몰아붙였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요. 이것은 그들의 기본적인 인생관과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아버지(김영철) 또한 자식의 고통을 이제껏 몰랐음에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정말... 바꿀 수가 없는 거니? 그거... 안 되는 거야?" 하고 묻기는 했지만, 그것은 마지막 애원이었을 뿐 결코 질책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미안해하고, 눈물로 끌어안으면서 그들은 불행의 씨앗을 함께 불태웁니다.

똑같은 불행을 마주 대하고서도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사랑'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 아니면 '남들과 똑같은 삶'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를 우리도 선택해야만 합니다. 어쩌면 경수의 가족들처럼,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면 자식까지도 버리며 현실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자화상인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마음속의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지만, 두려워서 선택하지 못할 뿐입니다. '사랑'을 선택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달픈 길이지만, 모두 함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태섭과 그의 가족들이 과연 얼마나 용감하게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진실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살아가던 우리의 귓가에 경종을 울려 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많이 고마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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