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아담 리폰의 포옹 사진을 보며...

두 사람은 절친한 동료 사이로 보이는군요. 브라이언 오서라는 같은 스승에게서 배우고 있으니 또한 사남매(師男妹)지간이기도 합니다. 피겨 선수들의 파티... 평소 절친한 연아와 아담은 가벼운 포옹을 한 채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듯 합니다.

그들이 스스로 무어라 말하지 않았는데 미리 넘겨짚을 필요는 없겠죠. 그러나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연아... 그녀의 표정을 보니 제 마음이 다 흐뭇해집니다. 무척이나 편안해 보이는군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생애 최대의 목표를 이루었으면서도, 쉴 틈조차 없이 토리노 세계 선수권에 출전하느라 아무리 대범한 그녀지만 얼마나 심신이 지쳐 있었겠어요. 이제 마음에 부담을 주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편안하게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저 한 장의 사진은 또한 여러가지의 생각을 떠오르게 합니다.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이미 하늘의 별보다도 더 환하게 반짝이는 존재가 되어버린 김연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녀의 팬이 아닌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녀에 대한 호감은 매우 전폭적이고 무조건적입니다. 저는 평소 일정 브랜드의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계속 바꾸는 편인데, 어느 날은 김연아가 선전하는 제품이라는 이유로 망설임 없이 스킨과 로션을 충동구매한 적도 있습니다..^^ 왠지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가고, 머릿속에는 상쾌한 느낌이 퍼져갑니다.

지금껏 운동선수 중에는 물론이고 연예인까지 통틀어서도 이렇게 넓고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국내 스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녀가 선수 생활을 계속하며 끊임없이 승승장구할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만약 은퇴를 결심한다 해도 그녀에 대한 열광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군요. 그런데 본인의 입장에서 이토록 큰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물론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적잖이 부담스럽고 힘든 일일 수도 있을 겁니다.

연예인들의 경우도 참 힘든 부분 중의 하나가 대중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마음껏 사랑하고 연애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연예인들보다 훨씬 더 큰 관심 속에 있는 김연아는 더 심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녀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그녀의 승냥이들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요? ^^

그녀가 한국인 남성과 사랑하게 되면 그 상대 남성 또한 과도한 관심의 대상이 될테고,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조용히 자유롭게 사랑하기는... 어쩌면 쉽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 생각을 하니 머나먼 타국에서, 서로의 고통을 잘 알고 있는 절친한 동료와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애잔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 스무살, 한창 사랑하고 싶은 나이일텐데, 피겨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김연아도 부디 마음껏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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