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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친소' 폐지, 더이상 '쇼'를 원치 않는 사람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스친소' 폐지, 더이상 '쇼'를 원치 않는 사람들

빛무리~ 2009. 8.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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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친소 서바이벌
MBC(토) 17:15~18:20
진행 : 이휘재, 현영, 붐
출연 : 찬성, 이특, 은혁, 이규한, 임슬옹, 이광수 등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이하 '스친소')의 원래 취지는 제목 그대로 '스타의 친구들' 즉 일반인들을 초대하여 미팅을 성사시켜 주는 것이었으나 점점 다른 방향으로 가더니, 최근에는 '스친소 서바이벌'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남자 스타들과 여성 일반인들(데뷔 준비중인 연예인 지망생들로 추정)의 커플 결성 프로그램으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이제 오늘(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고 한다.

나는 기존의 포맷과 변형된 포맷 중 어느 것이 낫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스타의 친구들이 주인공이던 기존의 포맷은 약간 신선했으나, 스타들의 커플 만들기라는 변형된 포맷은 이미 너무 많이들 울궈먹은 아이템이라고는 생각한다. '강호동의 천생연분',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강호동의 연애편지', 'X맨'(게임 파트너 결정) 등 꽤 많은 프로그램에서 즐겨 사용하던 아이템이며, 해당 프로그램들은 식상함에도 불구하고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 또한 복잡한 생각 없이 종종 즐겨 보았으니 그 시청률에 일조를 했을 것이다.

그 프로그램들에서 데뷔를 했거나, 또는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연예인들도 상당히 많이 기억난다. 특히 '강호동의 천생연분'의 경우가 그러했다. 월드스타 '비' 또한 2002년 말 '강호동의 천생연분'에 등장했을 때는 아직 인지도가 낮았을 때였으며, 데뷔할 무렵의 '세븐'의 모습도 기억난다. 드라마 '해신'에서 최수종의 평생지기로 성숙한 연기를 보여 주었던 김흥수를 내가 처음 본 것도 '천생연분'에서였으며, 탤런트 이영은의 경우는 한때 프로필에 <데뷔 :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을 우연히 보고 실소했던 경험도 있다.




강병규가 진행하던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은 현재 '스친소 서바이벌'과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남자 스타들과 여자 연예인 지망생들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었는데, 지금은 친숙한 임성언, 김빈우, 최하나, 윤정희, 이윤지, 강정화 등 여배우들의 얼굴을 내가 처음 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약간 차이점을 보이는 독특성이 있었으며, 개인적으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이기도 했다.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0표 클럽', '0표 아가씨'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전체적으로 커플 결성보다는 오락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었고, '연애편지'나 'X맨' 역시  '천생연분'류의 오락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은 그저 가볍게 웃고 즐기기를 원했을 뿐 그 출연자들에게 그다지 리얼을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그저 서로 커플이 되기 위해 기를 쓰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나게 웃으며 노는 선남선녀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곤 했다.

그에 비해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은 오락과 리얼 멜로를 결합시켰다고나 할까? 내가 특히 이 프로그램을 마음에 들어 했던 이유라면, 보기 드물게 상당히 진지하고 리얼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무슨 오락 프로에서 눈물을 그렇게 많이들 보이는지... 특히 브라이언의 슬픈 눈물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고, 임성언이나 김빈우 등의 눈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언뜻 부조화스러울 것 같은 오락프로와 진지함, 눈물의 결합은 의외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물론 기본적인 틀은 정해져 있었겠지만, 중간 선택 때 자기의 라커에 놓여 있는 장미의 숫자를 보며 놀라거나, 텅 빈 라커를 보고 절망하는 모습들... 그리고 촛불 앞에서 자유로운 질문이 오가던 진실 게임... 그 후 종종 허를 찌르는 의외성을 보여 주었던 최종 선택... 이런 것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진실하고 리얼해 보였다. 특히 방송 초반에 극적으로 커플이 되어 몇 개월 동안이나 변함없는 신뢰(?)를 유지하며 마지막까지 이어졌던 이지훈, 최하나 커플의 경우는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자연스러워서 실제 연인사이가 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내가 보기에 '산장미팅'의 출연자들은 최소한 그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만큼은 진심으로 행동하는 것 같았다.


'스친소 서바이벌'은 기본적으로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과 닮은 점이 많다.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남성들과, 아직 얼굴을 알리지 못한 여성들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여성들이 아직은 스타가 아니라 일반인이라는 부분은, 진지함이 끼어들 여지를 더 많이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자기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느냐 아니면 초반에 밋밋하게 떨어져 나가느냐에 따라 여성들은 앞으로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 출연자들의 눈빛은 거의 다 애절하기 이를 데 없다. 그야말로 그녀들에게는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장미팅'은 여성 출연자들에게서 비롯된 그 진지함을 그대로 이용하여 리얼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 5기에 새로 등장했던 여성 4명은 단 한 명도 남성들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1주만에 그대로 자취를 감추어야 했다. 출연자들은 언제나 자기 마음이 끌리는 대로 선택한다는 것이 눈에 보였으며, 미리 약속된 대로 행동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에 비해 '스친소 서바이벌'은 작위적 설정들을 굳이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배짱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커플 결성에 실패한 출연자들은 복불복을 통과해야만 다음 주 출연이 확정되는데, 은혁과 이규한은 5~6회 연속으로 커플에 실패했으나 그때마다 복불복에서 통과됨으로써 연속 출연을 했다. 복불복에서 탈락하는 것은 거의 여성 출연자들의 몫이었다. 물론 2PM 재범의 경우는 복불복에서 탈락했지만, 고작 1회 분량만 쉬었을 뿐 그 다음주에는 다시 화려하게(?) 컴백했다. 남성 스타들의 출연은 이미 일정 기간 계약이 되어 있음을 누구라도 알 수가 있었다. 복불복은 그야말로 '쇼'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리고 '스친소'의 남성 스타들은 처음에 맺어졌던 여성 출연자와 커플을 지속하지 않고, 하나같이 새로 출연한 여성에게로 마음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찬성은 한유이에게서 김보미에게로 돌아섰고, 이특은 백은혜에게서 박란에게로 돌아섰다. 변심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진실게임과 같은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그냥 평소처럼 넘어지고 뒹굴면서 게임을 할 뿐인데, 마지막에는 당연하다는 듯 변심을 한다.

새로 등장하는 여성은 늘 한 명의 남자 스타를 지목하여 "저를 선택해 주세요" 하고 애교를 떨며 들이댄다. 그러면 기존의 남자 스타들은 얼핏 고민하는 척 하다가 정해진 순서처럼 기존 커플 여성을 버리고 뉴페이스를 선택한다. 아마 여성 출연자들의 기획사와도 최소한 2주 출연은 보장해 준다는 약속이라도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습관처럼 '스친소'를 꾸준히 시청해 왔다. 그런데 지지난 주, 또 다시 커플에 실패한 이규한이 7번째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음) 복불복에 통과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지" 싶었다. 대놓고 해도 너무 대놓고 한다. 출연자들도 이건 너무 심하다 싶었는지 다들 약간은 뻘쭘한 기색들이었다.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이유야 낮은 시청률일 것이다. 예전에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걸까? 물론 포맷 자체가 식상하긴 하다. 그러나 그 묘미를 제대로 살리기만 했으면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았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패밀리가 떴다'는 대본 공개 파동 이후 좀처럼 예전의 기세를 되찾지 못하더니 요즘은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스타킹'은 표절과 방송 조작 사건 이후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그에 비해 항상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는 '1박 2일'은 점점 더 기세 충만해지며 높이 치솟는 중이다. 이렇게 요즘 대세는 '리얼'이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더 이상 '쇼'를 원치 않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서 아예 대놓고 '쇼'를 하여, 나 같은 고정 시청자마저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으니 '스친소'의 생명력이 이쯤에서 고갈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무조건 '리얼'만이 미덕은 아니겠으나, 시대의 추세와 흐름을 예민하게 읽어내는 능력은 필수적 요소가 아닐까 싶다.


* 사진 출처 -  MBC '스친소 서바이벌' 과 KBS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캡처 화면 (모든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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