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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내 안에 숨은 어린아이를 깨우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내 안에 숨은 어린아이를 깨우다

빛무리~ 2009. 8. 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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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박2일을 본다. 1박2일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이 여섯 남자는 모두 1박2일에서는 어린아이가 된다. 나도 1박2일을 보는 동안에는 그들을 따라서 어린아이가 된다.




어린아이가 된 나는 그들과 함께 비가 오거나 말거나 땅바닥에 뒹굴며 흙탕물 투성이가 되어서 뛰어놀고, 겨울이건 여름이건 상관없이 물을 보면 첨벙 뛰어들어 물놀이를 한다.

어린아이가 된 나는 그들의 손을 잡고 신나게 "1박~ 2일~"을 외치며 산을 오르기도 하고 풍랑이 이는 바다에서 배를 타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된 나는 그들과 함께 더운 한여름 복작거리는 차를 타고 여행을 한다. 서로 입에 담았던 물을 뿜으며 장난을 치다가, 옆에 앉은 아이의 옷자락으로 땀을 닦고 코를 풀기도하고, 헤드락에 걸려서 핵핵거리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된 나는 그 친구들과 갖가지 별명을 지어 부르며 놀기도 한다. 비열한 둘리, 장 트라블타, 앞잪이, 나쁜개, 예쁜개... 서로 별명을 부르기만 해도 참 우습고 재미있다.

*******

누구나 마음 속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몇십년 전 그대로, 하나도 성장하지 않고 멈추어 있는 그 시절의 내가 있다.

이제는 각박한 생활 속에 찌들어 잊혀져 버린 그 아이가
내 안에 고요히 숨어 있던 그 아이가
1박2일을 만나면 거짓말처럼 깨어 일어나서 뛰놀기 시작한다.

그들 여섯 친구들도 현실 속에서는 어른이지만
누군가의 남편이거나 아버지이거나 또는 다 성장한 아들들로서
집안의 큰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남자들이지만

1박2일, 거기에 있을 때만은 그들도 자기 안의 어린아이를 깨워서 데리고 나온다.




어른이 되었기에 낯선 사람과 쉽게 끌어안을 수 없고
어른이 되었기에 흙탕물에서 뒹굴며 놀 수 없고
어른이 되었기에 천진하게 웃으며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도 없던

그런 날들에서 벗어나, 그 무엇을 해도 괜찮은 어린아이가 된다.
만나는 사람마다 대책없이 달려들어 덥썩 끌어안고
그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나중엔 또 뭐 그리 서럽다고 엉엉 울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1박2일을 본다.
잠시나마 어른이 되어버린 현실을 잊고, 내 안의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그 순간
나는 그 순간을 오늘도 사랑스럽게 끌어안았다.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모든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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