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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안녕...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민물장어의 꿈 본문

스타와 이슈

신해철 안녕...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민물장어의 꿈

빛무리~ 2014. 10. 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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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해철이 아주 먼 곳으로 떠나갔다. 

만 46세의 아까운 나이에 

활발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재도약을 꿈꾸던 중에 갑자기 떠나갔다. 

사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 

느닷없이 닥쳐온 뜻밖의 이별에 

보내는 사람은 그 누구도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면 신해철은 오래 전부터 

조금씩 이 날을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마치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갑자기 떠나게 될 것을 대비하여 이미 3년 전에 유언장을 남겼고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울려퍼질 노래도 정해 두었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신해철의 유언장에는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절절한 고백이 담겨있다. 

결혼 전에 많이 아팠던 그의 아내는 

남편의 극진한 사랑과 간호로 건강을 회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는데  

그토록 깊이 사랑한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둔 채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을 그의 영혼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신해철의 '안녕' 과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는 

내가 학창시절에 몹시 좋아했고 많이 불렀던 노래다. 

그런데 이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의 가사를 되새겨 보니 

왠지 이 또한 신해철의 유언처럼 들려온다. 


결코 길지 않았던 삶... 

(이 세상 살아가는 이 짧은 순간에도) 

오래도록 곁에서 지켜주지 못해 아쉬웠던 사랑... 

(우린 얼마나 서로를 아쉬워하는지) 

하지만 ...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비록 다른 세상으로 떠나가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니까... 

(난 포기하지 않아요) 

그대도 나를 만나서 행복했나요?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 없겠죠) 

힘든 삶이었지만, 진정 사랑했기에 나는 행복했습니다... 

(어렵고 또 험한 길을 걸어도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신해철은 '무한궤도'라는 그룹의 보컬로 대학가요제에서 데뷔했는데 

1989년에 발표된 '무한궤도' 1집 앨범의 타이틀곡은 

그 제목이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였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 없노라고 


20대 초반의 풋풋한 시절부터 삶의 의미를 찾아 치열하게 고민했던 신해철... 

언젠가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닥쳐올 때 

지나 온 세월에 후회 없노라고 말할 수 있기를 

그는 평생토록 끝없이 염원했던 것 같다. 


신해철은 자신의 수많은 노래 중에서도 '민물장어의 꿈'을 특별히 아꼈다. 

"'민물장어의 꿈'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다." 

그가 인터뷰에서 밝혔듯 

보다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었지만 

소망에 비해서는 널리 알려지지 못해서 아쉬웠던 노래 '민물장어의 꿈'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얼마나 나이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그렇게 30대 초반에도 신해철은 치열한 삶의 탐구를 지속하고 있었다. 

진정한 삶의 의미를, 자기 존재의 의미를 너무도 찾고 싶었던 게다. 

삶의 마지막까지 계속된 열정... 

그는 이제야 비로소 편안해졌을까? 

길다면 길었지만 결코 길지 않았던 여행... 

미련없이 끝내기엔 너무 짧아서 아쉽고 그립기만 한... 

신해철은 그렇게 여행을 마쳤다. 


그는 떠났지만 

나의 푸른 시절을 함께 했던 그의 노래들은 변함없이 남아있으니 

고맙고 또 감사한 일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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