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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윤시윤을 추억하며... 박하선, 마음의 빗장을 풀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윤시윤을 추억하며... 박하선, 마음의 빗장을 풀다

빛무리~ 2012. 2.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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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의 특별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를 모으던 88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지금껏 등장한 모든 카메오들 중, 윤시윤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군요. 다른 카메오들의 출연은 모두 극의 흐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독립 에피소드로 마련되었던 것에 비해, 오직 윤시윤은 주요 여성 캐릭터인 박하선의 첫사랑으로 등장하여 '지하커플'의 미래에 청신호를 켜주는 막강한 역할을 담당했으니까요. 저는 '제빵왕 김탁구' 이후로 윤시윤의 출연작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친구의 꽃미모는 그 사이에 더욱 샤방샤방해졌군요..ㅎㅎ

마냥 수줍기만 하던 국문과 신입생 박하선이 생각지도 않은 암벽등반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그 동아리에 있는 선배 윤시윤을 보고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그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짝사랑을 키우던 어느 날, 윤시윤은 무심히 그녀의 곁을 지나치며 MP3를 쥐어주는군요. "이거... 심심할 때 들어 봐. 너 줄게!" 이쯤되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죠. 그의 마음도 그녀를 향해 있다는 것... 그리고 MP3 안에는 그의 고백이 담겨 있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더없이 짜릿한 설렘... 충분히 행복할 수도 있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박하선은 듣지도 못한 채 그 MP3를 잃어버리고 말았군요. "저번에 준 거... 들었어?" 윤시윤이 물었을 때, 차마 잃어버렸다고 말할 수 없었던 박하선은 "네..."라고 대답해 버립니다. 하지만 영문을 모르는 윤시윤의 입장에서는, 고백을 듣고도 대답없이 모른체하는 그녀의 태도를 차가운 거절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죠. 윤시윤은 상처받은 마음으로 군에 입대하고, 박하선은 그의 사진 한 장을 몰래 사물함 안쪽에 붙여둔 채 그리워하며 오랜 시간을 기다립니다.

윤시윤이 제대하여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답답한 시간만 흘러가던 중, 어느 날 박하선은 동아리방을 청소하다가 의자 틈새에 떨어져 있던 MP3를 발견합니다. 무려 2년만에 전해듣는 그의 진심... "막상 얘기하려니까 좀 쑥스럽네... 어떤 말을 해야 너한테 내 마음이 잘 전해질지 모르겠어서 노래로 대신할게. 내 마음이라 생각하고 들어 줘..." 그리고 청아한 음색으로 들려오는 '그대 내 품에'... 유재하의 세련된 원곡과는 비할 수 없이 서툴지만, 그래서 더욱 풋풋하게 전해지는 그의 마음... 박하선은 급히 윤시윤을 찾는데, 마침 그는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 칼바위 능선을 탄다고 떠나버렸네요.

버스터미널까지 허겁지겁 달려간 박하선은 다행히 승차하기 직전에 그를 붙잡고 자기 마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들었어요. 이거... 사실은 그 때 잃어버려서 못 듣고 이제야 찾아서... 지금에야 들어서... 저 원래 동아리... 선배님 보려고 든 건데...그런데..." 박하선의 특징이 정말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윤지석(서지석)에게 그랬던 것과 똑같이, 좀처럼 말마디가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기면서 어리버리한 고백... 그래서 더욱 진심이 느껴지는 고백이었지요.

그런데 윤시윤은 그녀의 고백을 듣고도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마워... 다녀와서 보자" 라는 말 한 마디만 남긴 채 버스에 올라타 버리네요. 하지만 곧이어 하선의 휴대폰에는 그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됩니다. "이틀 후에 봐... 먼 길 돌았지만... 고마워!" ......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틀 후에 돌아오겠다던 그는 지리산에서 추락하여 꽃 같은 젊은 목숨을 잃고 말았던 것입니다.

며칠 후, 하선의 우편함에는 그가 지리산에서 보낸 사진과 편지 한 장이 도착합니다. "겨울의 짧은 황혼 앞에 서 본 적 있니?... 나는 그럴 때마다 볼이 발그레 웃던 네 생각을 했고, 군 생활 2년을 그 짧은 추억 몇 개로 견뎠는데... 버스터미널에서 가슴이 벅찼어. 아, 그 기다린 시간이 결국 헛되지 않았구나 하고... 서울 가면, 같이 노을 보러 가자, 꼭! ..." 차마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는 한 마디 말도 못 하고, 그저 MP3에 노래를 녹음해 주거나, 문자메시지와 편지로만 마음을 전하던... 그토록 수줍고 감정 표현에 서툴던 청년...

그를 떠나보낸 이별의 추억은 박하선의 가슴에 빗장을 채워버렸습니다. (관련글 : 누가 박하선의 마음에 빗장을 채웠을까?) 지난 번, 윤지석과 함께한 박하선의 노을씬을 보고 제가 작성했던 위의 리뷰는, 논리적 추측보다 80% 이상의 직관과 느낌에 의해 쓰여진 것인데 놀랍게도 정확히 들어맞았네요. 이 결과를 보신 어떤 독자님이 말씀하시길 "아마도 빛무리는 김병욱의 도플갱어인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ㅎㅎ 제 생각에도 스텐레스 김과 저는 통하는 면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의 내면에서 나 자신을 보았기 때문에, 기꺼이 그 어장의 물고기가 될 정도로 사랑에 빠진 걸까요?;;

17회에 방송되었던 박하선의 광견병 에피소드에서, 그녀가 작성한 버킷리스트에는 분명 '뜨거운 연애'라는 항목이 존재했었지요. 그 내용을 근거로 미루어보면 박하선은 아직 뜨거운 연애를 못해 보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지독한 이별의 상처가 그녀의 마음에 빗장을 채웠다는 저의 추측은 틀릴 가능성도 굉장히 높았어요. 하지만 저는 논리적으로 따지기보다 제 마음의 느낌을 믿었습니다. 설령 그 복선이 맞다고 해도 뭔가 숨겨진 내막이 더 있을 거라 믿었고, 아니면 제작진도 사람이니만큼 실수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거침킥' 때 이윤호(정일우)는 맹장수술을 두 번이나 했었는데요 뭐...;;

서로의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았던 윤시윤과의 첫사랑은 채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스러져 버렸습니다. 그러므로 박하선에게 남은 것은 뜨거운 연애의 추억이 아니라 미어지는 이별의 아픔 뿐입니다. 진짜 절묘한 설정이죠? 죽기 전에 꼭 한 번 뜨거운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은 진짜였습니다. 하지만 빗장이 채워진 마음은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고, 그 빗장의 열쇠를 지닌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박하선은 사랑의 기쁨을 모르는 상태였지요. 그녀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열쇠고리였고, 트리 밑에서 그 선물을 집어간 사람이 다름아닌 윤지석이었다는 사실은 너무 소름끼치지 않나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윤지석과 박하선은 목하 달콤한 연애 중입니다. 끝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몰랐던 점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상대의 매력과 더불어 자기 자신의 매력 또한 깨달아가는 모습이 정말 예쁘고 흐뭇하네요. 알콩달콩보다 애절모드에 더 익숙한 저로서는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 오글거림이 문제지만 말입니다..;; 이 리뷰의 제목을 "윤시윤을 추억하며... 박하선, 마음의 빗장을 풀다" 라고 정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의 첫사랑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은 윤지석이 그녀의 첫사랑을 물었을 때, 박하선은 별로 할 말 없다고 거부하면서 화제를 돌려버렸죠. 이것은 아직 빗장이 덜 풀린 상태입니다. 아직은 그 상처가 너무 아파서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암벽등반 연습장에서 대학시절의 선배를 만나고, 그와 함께 윤시윤을 추억하며 눈물을 펑펑 쏟은 후에는 저절로 마음속의 응어리가 풀렸는지, 스스로 입을 열어 윤지석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그 아픔을 견딜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견딜 수 없는 아픔 때문에 빗장을 채웠던 것인데, 이제 견딜 수 있게 되었으면 더 이상 빗장은 필요 없지요.

과연 열쇠의 주인은 윤지석이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굳게 잠겨있던 그녀의 마음이 비로소 활짝 열렸군요. 말하지 않아도 좋다고 지석이 막는 바람에 하선의 이야기는 거기서 멈춰졌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 스스로 털어놓으려 했다는 사실이죠. "나는 당신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당신을 완벽하게 사랑할 자신은 있다.."고 말하면서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는 윤지석을 보면, 하늘에 있는 윤시윤의 영혼도 기뻐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지하커플'은 결코 새드엔딩일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제 느낌을 믿어요.

이건 여담이지만, 세경이와 지훈이를 죽인 것도 모자라서 대학생이 된 준혁이까지 죽이다니 너무한다고...;; 김병욱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하이킥3'의 윤시윤은 '지붕킥'의 정준혁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인걸요..ㅎㅎ 물론 스텐레스 김이 상당히 잔인한 면은 있지만, 개연성 없이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사람은 아니니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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