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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빨강 하트 목걸이에 숨겨진 비밀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빨강 하트 목걸이에 숨겨진 비밀

빛무리~ 2011. 11. 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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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이 박하선에게 선물한 것은 클립을 이용해서 직접 만든 빨강 하트 목걸이였습니다. 그 하트 모양의 펜던트가 걸려 있는 목걸이 줄 역시 길거리에서 파는 대략 천원짜리 쇠줄이었죠. 박하선은 그것을 꼬박꼬박 목에 걸고 다니는데, 금속 알레르기 때문에 목덜미가 빨갛게 부풀어오르고 극심한 가려움에 계속 긁적거립니다. 그 모습을 본 윤지석(서지석)은 안타까운 마음에 목걸이를 빼라고 하지만, 박하선은 정성이 깃든 선물이라며 절대 빼지 않으려 합니다.

긁다 못해 피부가 벗겨질 지경이 되어서도 목걸이를 빼지 않으려는 박하선을 보면서 그녀를 짝사랑하는 윤지석의 안타까움은 더해만 가고, 급기야 수업 시간에 교사가 수시로 목을 긁어대면 안되니까 잠깐 빼놓고 박하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윤지석은 문제의 목걸이를 풀밭으로 던져 버립니다. 목걸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 박하선은 몹시 당황하며 교무실을 샅샅이 뒤지지만 나타날 리 없고, 그 때 고영욱으로부터 저녁식사 데이트를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가 선물한 목걸이를 잃어버렸다고 말할 수 없는 박하선은 한겨울에나 착용할 법한 두꺼운 목도리를 칭칭 감고 나가는데, 하필이면 고영욱은 그녀를 뜨겁고 매운 짬뽕집으로 데려갑니다. 머리카락이 온통 젖을 만큼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박하선은 목도리를 풀지 않고 힘겹게 짬뽕을 먹는데 아, 정말 도에 넘치는 착한여자 콤플렉스 볼 때마다 답답해서 가슴을 칠 지경입니다. 그러다가 고영욱이 전화를 받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박하선은 잽싸게 목도리를 풀고 잠시 더위를 식히는데, 금세 돌아온 고영욱에게 딱 걸리고 맙니다.

어쩔 줄 모르고 미안해하는 박하선에게 고영욱은 말합니다. "허접한 목걸이를 자꾸 하고 다니시라고 부담드린 것 같아서 제가 더 미안하네요. 명품은 커녕 하다못해 금도 아닌, 거지깽깽이 같은 목걸이를... (박하선 : 거지깽깽이라뇨, 말도 안 돼요~) 거지깽깽이 맞죠 뭐, 솔직히... 저라도 별로 안 하고 싶었을 거예요.."

지난 번 레스토랑 에피소드를 계기로 고영욱이라는 인물에게 약간은 공감이 되고 약간은 호감형으로 바뀌었나 싶었는데,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정말 오갈 데 없는 비호감 캐릭터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싸구려 금속 목걸이를 선물한 것보다도, '거지깽깽이' 같은 단어를 쓰면서 스스로를 비하하는 듯 말하는 것이 착한 그녀의 마음에는 더욱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걸까요? 아니면 그녀가 목걸이를 하지 않고 나와서, 서운한 마음에 일부러 그러는 걸까요? ;;


박하선은 그 다음날, 교무실 바닥을 오밤중까지 혼자 기어다니며 목걸이를 찾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윤지석은 속이 터지는데, 그래도 사랑하는 그녀에게 그토록 소중한 물건이라면 되찾아 주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풀밭을 뒤져서 목걸이를 찾아내는데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혀서인지 빨간 하트 부분의 칠이 벗겨져 버렸네요. 할 수 없이 윤지석은 똑같은 빨간 클립을 사다가 직접 자기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별 것 아닌 듯 보이던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군요. 윤지석은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꼬박 씨름해서야 하트 펜던트를 완성합니다.

윤지석은 박하선이 눈치 못 채게 그녀의 책상 밑에 새로 만든 목걸이를 떨어뜨려 두고, 그것을 되찾은 박하선은 뛸 듯이 기뻐하며 다시 소중히 목에 걸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금속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져 버렸군요. 박하선은 "오래 하니까 목이 적응했나봐요, 이제 하나도 안 가려워요" 하고 윤지석에게 말하면서 천진난만하게 웃습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있나요? 사람의 체질은 결코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윤지석이 그녀를 위해 금은방에 들러서 원래의 줄과 똑같은 모양의 백금줄로 바꿔치기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 없이 오직 그녀만을 위하는 윤지석의 사랑법이 볼수록 아름답습니다. 그녀의 몸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적잖은 돈을 들여서 백금 목걸이를 샀으면서도,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일절 내색조차 하지 않습니다. 고영욱이 선물한 목걸이인 줄만 알고 애지중지하는 그 꼴을 눈앞에서 계속 봐야 하는데도 말이죠. 심지어 "그 목걸이, 지금 보니까 잘 어울리네요" 하고 칭찬까지 해줍니다.

여기서 저는 그 빨간 목걸이에 숨겨진 또 다른 상징적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앞으로 박하선과 윤지석의 러브라인이 이루어질 것을 암시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복선입니다. 일단 고영욱이 선물한 목걸이가 그녀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부터가 그들은 진짜 인연이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체질적으로 싸구려 목걸이를 해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많은데 말이죠. 또한 알레르기 증상을 참아가면서까지 그 목걸이를 소중히 착용하고 다녔던 박하선의 행동을 보면, 앞으로도 절대 그 목걸이를 몸에서 떼어 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제는 백금으로 바뀌어서 가렵지도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그 목걸이는 더 이상 고영욱의 선물이 아닙니다. 펜던트도 줄도 윤지석이 바꾸어 버렸으니까요. 이제 그것은 윤지석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윤지석의 선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앞으로 박하선은 윤지석의 사랑과 정성이 깃든 선물을 언제나 소중히 목에 걸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그녀와 끝까지 함께 하게 될 사람이 윤지석이고, 그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도 윤지석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언젠가는 그녀도 알게 되겠죠. 오랫동안 자신을 향해 끝없이 전해 왔던 윤지석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었는지를... 언제나 곁에서 자기를 지켜주던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부터 박하선의 목에 걸린 그 빨간 펜던트를 보면 저절로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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