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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꼭두새벽부터 걸그룹을 불러다가 먹고 마시며 노는 모양새가 어쩐지 좀 이상하긴 했다. 이제껏 방송된 '진짜 사나이' 모든 회차를 통틀어 가장 재미없고 작위적이었던 '수도방위사령부' 편이 드디어 끝나고, 비주얼부터 신선한 '해군'편이 새로 시작되는 날이었다. 언제 어디에서건 쉽지는 않았지만 특히 해군이라는 낯선 환경에 처음 들어가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긴장감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기는 커녕, 마치 촬영 끝내고 뒷풀이하는 것처럼 신나게 놀고 있으니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진짜 사나이'가 걸그룹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는데, 보통 노래 한 곡만 부르고 홀연히 떠났던 다른 걸그룹과 달리 '투아이즈'는 아예 도시락까지 싸들고 와서 훈련소 입소를 앞둔 멤버들을 주..
유격 훈련을 흔히들 군대 훈련의 꽃이라고 한다죠. 이미 군대에 다녀 온 사람들은 돌이켜 보기만 해도 끔찍하다는,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공포의 훈련인데, '진짜 사나이'의 연예 병사들 참 고생이 많습니다. 백마부대, 화룡대대에 이어 해룡연대에서 세번째 병영체험을 하게 된 그들은 해발 828m, 악명 높은 화산 유격장으로 끌려가(?) 꼼짝없이 지옥의 유격 훈련을 받게 되었군요. 내레이션은 원로배우 변희봉씨가 맡으셨는데, 그분의 목소리만으로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신 아버님의 마음을 절절히 느끼게 했으니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주에 원로 여배우 김영옥씨의 내레이션도 좋았는데, 이제 차츰 '진짜 사나이'의 제작진도 이 프로그램에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이라는 정체성만으로는 딱히 관심이 끌리지 않던 예능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진솔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리얼 군생활 체험을 보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조금씩 '진짜 사나이'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최고령의 맏형임에도 엄청난 체력과 의욕에 불타는 44세 김수로, 어느 덧 삶에 해이해져 가는 자신을 각성시키려고 자원했지만 모든 것이 힘겹고 벅차 보이는 41세 서경석, 흰 피부와 푸른 눈의 외국인으로서 한국 군대를 동경하여 자원했지만 시종일관 좌충우돌 부적응에 시달리며 동정심을 자아내는 37세 호주 형 샘 해밍턴, 초반에는 별 의욕도 없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고난 군대체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적응력과 에너지를 발산하며 완벽한 군인으로 변신해가는 35세 류수영, 분명 현역으로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