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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수준 높고 괜찮았던 작품 '제왕의 딸 수백향'을 조기종영하면서까지 하루빨리 방송하고 싶어했던 드라마라면 어느 정도는 기대를 걸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오산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주인공 서윤주 역을 맡은 탤런트 정유미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녀 때문에도 제발 괜찮은 작품이기를 바랐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한 조각 희망을 어디에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식상한 설정들, 이제껏 각종 한국 드라마 속에서 마르고 닳도록 수없이 보아왔던 이야기... 1~2회만으로 평가할 때 '엄마의 정원'은 한 마디로 클리셰의 집합소라 할만하다. 주연 배우들의 이미지는 상큼하고 연기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되어 나갈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
장혜성(이보영)의 어머니 어춘심(김해숙)을 처참히 살해한 민준국(정웅인)은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아 풀려났습니다. 그의 무죄 석방에는 유능한 변호사 차관우(윤상현)가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죠. 이렇게 장혜성은 어머니를 잃고, 연인에게 배신당했습니다. 변호사로서의 장혜성은 차관우의 입장을 이해하겠지만, 인간으로서의 장혜성은 그를 용서할 수 없거든요. 그리고 사랑은 변호사와 변호사가 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인간이 하는 거거든요. 이 부분에서 한동안 몹시 헛갈리고 판단하기 어려웠는데, 한 동료 블로거분이 쓰신 글을 읽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의 도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믿어주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것이다. 하지만 차관우는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믿지..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제가 본 최고의 드라마로 기억하고 있는 '부활'의 콤비, 김지우 작가와 박찬홍 PD가 다시 뭉쳤다는 이유만으로도 '상어'는 기다리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부활'과 '마왕'에 이은 세번째 복수극이라는 점에서는 더욱 설렘을 억누를 수가 없었죠. 김지우 작가의 복수극은 치밀한 전개로 스토리 자체가 긴박감 넘치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자칫 복수라는 주제에 휘말려 등한시하기 쉬운 인간의 섬세한 감정들을 몹시도 리얼하게 표현해 주는 탓에, 언제나 극대화된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만끽할 수 있거든요. 복수란 본질적으로 행복한 것일 수 없기에,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복수를 응원하면서도 가슴 한켠으로는 복수의 당위성을 고민하기도 하고, 복수의 과정 속에 점점 망가져 가는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