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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나는 안 봤다. 일부러 안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어쩌다 보니 안 봤다. 결혼 전이었던 작년이나 결혼 후인 지금이나, 내가 사는 집은 이상하게 케이블과는 친하지 않은 편이라서 시청이 번거로웠던 이유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일부러 맘 먹고 '응답하라 1994'를 1회부터 꾸준히 보는 중이다. 물론 사정상 본방사수는 불가능하지만..;; 포괄적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다. 나 또한 그 시절을 온 몸으로 관통하며 살아왔던 세대인지라, 나름 추억돋는 장면들이나 OST도 꽤 많았다. 중간 중간 미심쩍은 부분들도 있지만 대충 그러려니 넘기면 될 일이고... 무엇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몰입'이었다. 책을 읽을 때도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나는 몰입이 되지 않으면 도통 재..
여름목장에서 다섯 아이들은 각자 한 마리씩의 송아지를 맡아 이름을 지어주고 우유를 먹이며 돌보는 체험을 했다. 도심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로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기회였다. 각종 진귀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빠 어디 가'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빠들이 준비한 몰래카메라가 아이들의 마음속에 동화처럼 아름다운 기억을 심어주었고, 아빠들은 몰래카메라에 반응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며 커다란 교훈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비록 눈치 빠른 성준이에게는 실패하고 말았지만, 준수와 지아와 윤후에게는 효과 만점의 재미있는 몰카였다. (맏형 민국이에겐 시도해 볼 생각조차 못한 듯..^^;;) 송아지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해서 들려준다는 신비의 헤드폰을 받아든..
'아빠 어디 가'에 나오는 아이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데, 그 중에도 따스함과 우애의 상징이라면 제일 먼저 윤민수의 아들 윤후를 떠올리곤 했었습니다. 송종국의 딸 지아는 애교 많고 똑 부러지는 성격을 지녔으며, 이종혁의 아들 준수는 타고난 장난기와 엉뚱함이 특징이죠. 책을 좋아하고 학구적인 면에서는 김성주의 아들 민국이와 성동일의 아들 준이가 비슷한데, 민국이가 눈물 많고 감성적인 스타일이라면 준이는 담담하고 어른스런 성품 때문에 일찍부터 '성선비'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특히 8살 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철들고 성숙한 준이에게 일부 시청자들은 농담삼아 '국민 연하남'이라는 칭호까지 붙여 주었더군요. 광채가 나는 듯 고상한 얼굴에 우수어린 눈빛, 또래에 비해 말수가 적어 시크해 보이는 분위기,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