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광해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보쌈 - 운명을 훔치다' 이제 화인옹주 수경(권유리)의 존재는 권력 투쟁의 한가운데서 양쪽 모두에게 죽어야만 하는 사라져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운명이 너무도 아픈 이유는 양쪽 모두가 그녀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임금 광해군(김태우)은 친아버지요 좌의정 이이첨(이재용)은 시아버지다. 자신을 죽이려는 시아버지의 마수를 피해 궁녀로 변장하고 궁궐로 숨어든 수경... 당연히 부모의 품에 안겨 목숨을 구할 수 있으리라 믿었건만 상궁 김개시(송선미)가 나서서 생모 소의윤씨(소희정)와의 만남을 가로막으며 옹주에게 죽어달라 청한다. 너의 생존은 왕에게 누를 끼칠 뿐이라고, 너의 존재를 빌미로 당쟁이 격화되고 끝내는 진짜 역모가 일어나게 될 거라고, 아비인 임금과 종묘사직의 안위를 위하여 너는 죽어야만 한다고 말..
개봉 전 기자들의 평점이 낮다고 해서 큰 기대를 품지 않고 관람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취향에 맞아서인지, 나에게 '역린'은 썩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평점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면 스토리가 매우 빈약하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드는 작품이라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으니 스토리보다는 각각의 캐릭터에 비중을 둔 모양인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영화를 보는 내내 추후의 전개가 거의 궁금하지 않다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한껏 비장미를 뽐내며 긴박하게 움직이는데, 관객 중 몇몇은 좀처럼 몰입이 안 되는지 줄곧 킥킥대며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배우들의 연기에 꽤나 몰입하고 있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777년(정조 1년)에 발생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