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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게 반했어' 정용화, 은빛 날개를 달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넌 내게 반했어' 정용화, 은빛 날개를 달다

빛무리~ 2011. 7. 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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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는 2010년 1월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말하길, 연기자보다는 가수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했었습니다. 함께 출연했던 조권과 이홍기가 할 수만 있다면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고 싶다는 뜻을 비친 것과 달리, 콕 집어서 가수를 선택하는 정용화는 곱상한 외모에 비해 상당히 고집이 세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수가 꿈이라던 정용화가 연예계에 처음 데뷔한 것은 연기자로서였습니다. 씨엔블루의 데뷔에 앞서 정용화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유리하겠다고 판단한 소속사가 그를 '미남이시네요'에 전격 투입시켰기 때문이지요.

연기 수업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거의 주연급으로 캐스팅되었으니 부담이 무척 컸겠지만, 다행히 드라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정용화는 '밀크남', '수건남' 등의 별명을 얻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덕분에 수개월 후 씨엔블루로 데뷔하여 가수 활동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요. 그 이후 정용화는 '런닝맨', '밤이면 밤마다' 등의 예능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로 시작한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에서 정용화는 드디어 첫 주연을 맡았습니다. 모든 연기자와 배우지망생의 꿈이라 할 수 있는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이 또 한 번 가수에게 돌아간 셈이지요. 불공평한 것은 사실이지만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연예계 활동이란 것이 본인의 뜻대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잘생긴 죄(?)로 이리저리 휘둘리는 면이 있어 보이니까요. 그런데 아무래도 정용화의 운명은 그를 가수보다 연기자의 길로 인도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겨우 2회까지 시청했을 뿐이지만 '넌내반'의 전망이 상당히 괜찮아 보이거든요.

'넌 내게 반했어'는 여러모로 '미남이시네요'를 떠올리게 합니다. 음악을 소재로 다루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박신혜와 정용화의 익숙한 투샷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남'에서의 정용화는 사랑하는 그녀를 장근석에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서브남이었지만, '넌내반'에서는 드디어 그녀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겠군요. 그가 맡은 캐릭터 '이신'은 무뚝뚝하고 말이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대사 억양의 뻣뻣함도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이신은 대학생이면서 밴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매회 기타 연주와 노래하는 장면이 들어가는데, 이 또한 가수인 정용화에겐 매우 유리한 점입니다.

'넌내반' 2회에서는 뮤지컬배우 서범석이 이신의 아버지로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브라운관에서는 낯선 얼굴인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카리스마가 장난 아닌데다가 현란한 기타 솜씨하며... 자기가 누구라고 떳떳이 밝히지도 못한 채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애틋한 눈빛 연기하며... 정말 멋있더군요. 아들의 자작곡 멜로디에 아버지가 화음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부자간의 감동적인 기타 합주 장면은 '넌내반'이 끝날 때까지도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신의 부모가 헤어진 구체적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 이현수(서범석)가 이신의 어머니 송지영(이일화)을 배신하고 지금의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평생 술과 음악에만 미쳐 사는 남편을 도저히 견디지 못한 송지영이 먼저 이별을 말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이현수가 송지영에게 큰 잘못을 저지른 것만은 확실한 듯 싶군요.
 

이현수가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간 송지영의 태도는 서릿발처럼 차가웠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병실을 나와서 애끓게 울던 모습과, 그가 죽기 전에 아들을 만나게 해주기로 결심한 모습들을 보면 송지영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이현수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는 듯도 합니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 이신은 엄마로부터 솔직한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저 일 관계로 좀 아는 아저씨인데 너에게 기타 레슨을 해주고 싶어한다는 거짓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엄마 앞에서 돌아서자마자 편안한 미소는 사라지고, 이신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버립니다. 기타 케이스를 움켜쥔 손아귀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이신이 한 걸음씩 천천히 문을 들어서니, 이현수는 이미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단정히 침대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입으로는 다만 "앉아... 기타칠 줄 알지? 쳐 봐" 라는 간단한 말을 건넸을 뿐이지만,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눈빛은 형언할 수 없이 많은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또 와 줄래?" 조심스레 묻는 아버지에게 이신은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온 이신은 한 곡의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활동하는 밴드 'The stupid'의 반주에 맞추어 애절하게 부르는 노래의 제목은 '그리워서' 입니다.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듯한 가사지만 사실은 아버지를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노래의 초반부터 중반 이후까지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맨 마지막의 가사가 문득 깊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사랑해 사랑해요~ 그대를 사랑해요~ 말조차 못하고서~ 그대를 그렇게 보냈네요... 미안해 미안해요~ 내 말이 들리나요~ 뒤늦은 내 고백을 그댄 들을 수 있을까요. 사랑해요~"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그렇게 떠나보낸 마음... 뒤늦게나마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 거라면... 혹시 이현수는 아들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걸까요?

사실 '그리워서'는 정용화가 직접 만든 노래라고 합니다. 그것을 알고 나서 다시 드라마 속의 이신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애틋한 감정이 더욱 살아납니다. 어쩌면 '넌내반'은 정용화에게 꼭 맞추어서 제작된 드라마 같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기타 연주와 노래가 되지 않는 연기자라면, 이신이라는 캐릭터를 절대 소화할 수 없었겠죠. 가수가 꿈이었지만 어느 새 연기자의 길에 더욱 깊이 들어서 있는 듯한 정용화, 앞으로 '넌내반'에서 은빛 날개를 달고 비상할 것 같은 그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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