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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은지원의 한 가지 공통점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유재석과 은지원의 한 가지 공통점

빛무리~ 2011. 2.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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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제 기억에 남아있는 유재석의 모습은 '남들에게 당하는' 이미지였습니다. '공포의 쿵쿵따' 시절에는 특히 강호동으로부터 많은 박해(?)와 고난을 받았지요. 심지어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지금도 그의 기본적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동료와 후배들은 그를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면서도, 편하게 생각하고 자주 골탕을 먹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유재석이 모든 짖궂음을 기꺼이 웃음으로 받아주는 대인배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예전과 달리 지금의 유재석은 '아무리 당해도' 불쌍해 보이질 않습니다. 국내 최고의 MC가 된 지금과 무명으로 고생하던 시절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좀 말이 안되기는 하지만, 제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그의 달라진 위상이 아니라 놀랍도록 향상된 '체력'입니다.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만 해도 유재석은 참으로 불쌍해 보였습니다. 사람이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기차와 경주를 한다든가, 목욕탕에 가득 채워진 물을 사람이 바가지로 퍼내면서 배수구에서 물 빠지는 속도와 대결을 하는 등의 '무모한 도전'은 언제나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것이었지요. 다른 멤버들도 거의 비슷하긴 했지만, 유재석은 항상 제일 먼저 지치며 약한 체력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성실한 인품이야 그때도 지금과 똑같았기 때문에, 숨이 넘어갈 듯 헉헉대면서도 결코 주저앉거나 쉬는 법 없이 이를 악물고 미션을 수행하곤 했지요. 정말이지 보는 사람이 딱해서 눈물겨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는 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 그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X맨'에서 유재석이 진행을 하고 있으면 까불이 하하가 수시로 깐죽거리며 그에게 덤벼들거나 장난을 치곤 했는데, 다른 때 같으면 어김없이 당해서 걸려 넘어지거나 골탕먹었을 MC유가 "하하야, 형 요즘 운동해~" 하고 목소리를 잔뜩 깔면서 하하를 가볍게 휙 밀쳐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은 다음 주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유재석은 몰래 뒤로 다가와서 장난치려던 하하에게 기습적으로 헤드락을 걸어 간단히 제압하며 "하하야, 형 요즘 운동한다니까!" 라고 점잖게 타이르는(?) 것이었습니다. 하하의 눈이 휘둥그래져서 유재석을 바라보던 모습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저 형이 언제부터 저렇게 힘이 세졌지?" 하는 듯한 눈빛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유재석의 체력은 나날이 눈에 띄게 향상되어가는 것이 보였고,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울끈불끈 알통들이 수시로 눈에 띄었습니다. 옷 입은 자태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좀 허약하고 마른 체격으로만 보였는데, 이제는 온 몸이 탄탄하고 찰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한눈에 보입니다. 아무리 체력소모가 심한 미션을 수행해도 이제는 유재석에게서 거의 지친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이번 주 '무한도전'의 '스키점프대 깃발 뽑기' 미션은 유재석의 놀라운 체력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습니다. 그의 배려심과 리더쉽과 희생 정신도 물론 대단한 것이었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그 정도로 표현할 수 없었겠지요. 남들은 한 번 올라가기도 힘들어서 헉헉대는 그 거리를 유재석은 2회 반이나 오르락내리락했고, 심지어 자기 몸을 받침대 삼아 동료를 올려주기까지 했으니까요. 아무리 그렇게 해주고 싶어도 예전처럼 저질체력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그리고 유재석 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향상된 체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인물이 있습니다. '1박2일'의 원년 멤버로 5년째 활약하고 있는 은지원입니다. '1박2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보신 분이라면 모두 기억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은지원은 방송 분량의 거의 절반 가량을 쿨쿨 자고 있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녹화와 달리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 1박2일'은 극심한 체력소모를 요구하는 예능이었고, 은지원의 몸은 도저히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도 자고,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서도 젖은 빨래처럼 축 늘어져 한쪽 구석에서 자고, 복불복 등의 미션이 있을 때만 간신히 눈을 부비고 일어나 참여하곤 했습니다. 본업인 가수 활동과 '1박2일' 활동이 겹쳐서 무리를 할 때면, 탈진해서 병원에 실려가 링거를 맞느라 녹화에 늦게 참여한 적도 있습니다. 늦게 와서 혼자 처량하게 깨작깨작 밥을 먹는 은지원을 보고 "왜 그렇게 골골거리냐?" 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묻던 강호동의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추운 날씨에 야외취침 복불복 시합을 할 때 "지원이형이 감기에 걸렸으니까 우리는 꼭 이겨야 해요!" 라고 화이팅을 외치던 이승기의 목소리가 생생히 떠오릅니다. 은지원이 툭하면 감기에 걸리다 보니 그런 경우가 꽤 자주 있었어요. 아무튼 은지원의 저질체력은 동료들을 어지간히 걱정시켰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은초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체력이 요구되는 미션을 수행할 때면 언제나 제일 먼저 무너지고 뒤처지고 주저앉던 그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슬금슬금 선두 그룹을 넘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인간브릿지' 게임을 할 때 가장 힘든 자리는 바로 강호동의 뒷자리입니다. 거의 100kg에 육박하는 강호동의 상체를 무릎으로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취약 지점이지요. 그런데 허약체질의 대명사 같던 은지원이 "내가 한 번만 형을 받아 볼게요" 라고 하면서 갑자기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놀랍게도 강호동의 육중한 몸을 자신의 하체로 지탱하며 너끈히 1분을 버텨냈습니다. "요즘 자전거를 꾸준히 탔더니 효과가 있나봐요. 다리 힘이 좋아졌어" 라고 스스로도 흐뭇한 표정을 짓더군요.

그 시기는 대략 2009년 여름에서 가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도 은지원의 체력은 꾸준히 향상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남들 다 깨어 있을 때도 혼자 늘어져서 잠만 자던 사람이, 이제는 남들 모두 잠든 동안에도 혼자 꼴딱 날밤을 새며 기상 미션의 승리를 준비하곤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요. 그렇게 밤을 새고도 멀쩡한 모습으로 강호동의 클로징 멘트에 가장 활기차게 호응하는 것을 보면, 정말 예전의 은지원이 맞나 싶어서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그런데 유재석과 은지원이 운동에 주력하며 체력을 키우기 시작한 그 시기에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추측이지만 '결혼'과 무관하지 않은 듯 싶어요. 유재석이 'X맨'에서 "하하야, 형 요즘 운동해~" 라고 말하던 시기는 '무한도전'을 통해 나경은 아나운서와 만나 교제를 시작하던 무렵이었습니다. 은지원 역시 12년 전에 헤어졌던 첫사랑을 다시 만나면서부터 쑥쑥 체력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모습으로 신부를 맞이하여 결혼을 했습니다.

인연을 만나고 가정을 이룰 때가 되었음을 직감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예전과 다른 차원의 책임감이 자리잡은 게 아닐까요. 한 집안의 가장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큰 의미니까요. 더 이상 자신의 몸은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자기가 쓰러지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갈 것임을 절실히 느꼈겠지요. 그 동안 약한 체력으로 방치(?)해 온 몸을 정성들여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사랑하는 그녀와 앞으로 이루게 될 가정을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두 사람 모두 정말 멋진 남자임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앞으로도 언제나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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