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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쿨' 기자들과 스타들을 위한 방송?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오마이스쿨' 기자들과 스타들을 위한 방송?

빛무리~ 2010. 10. 3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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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토요일 예능의 황금시간대에 군림해 왔던 '스타골든벨'이 2010년 가을 개편을 맞이하여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김제동 하차 이후로는 예전의 빛깔을 잃어버렸고, 무슨 '1학년 1반'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된 후에는 더욱더 재미없었기 때문에 사실 개편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보였지요. 그런데 후속 프로그램의 이름이 '오마이스쿨'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단어의 의미로만 보자면 별 문제 없겠으나, 자동적으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이름이 오버랩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스쿨' 첫방송을 시청한 저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으나 앞으로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박명수, 박경림, 유세윤, 토니안으로 구성된 4MC의 조합은 현재 익숙해지지 않아서 좀 어설프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학생(게스트)을 온통 아이돌 스타로 채우고 인지도에 목마른 신인탤런트 한두명을 끼워넣은 선택은 식상하기 이를 데 없더군요.

그들이 나와서 할 일이라고는 댄스와 개인기 외에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스타골든벨'은 전체적인 토크 위주로 진행되면서 중간중간에 댄스와 개인기를 보여 주었는데, '오마이스쿨'은 아예 처음부터 '자기 소개'를 한답시고 대놓고 개인기를 시키더군요. 게다가 제발 그것만은 하지 말았으면 하고 바랬던 남녀 짝꿍 정하기까지 식상한 아이템이 골고루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중간에 전문가를 초빙하여 진행했던 '인생그래프 그리기'는 약간 신선했지만, 결국은 게스트 각자가 준비한 자기소개의 연장선상에 있었습니다. 예능이라기보다는 '스타 탐구' 프로그램 같더군요. 너무 개개인의 활약에만 치중하고 전체적인 짜임새가 없었기 때문에, 재치 넘치는 MC 유세윤이 끼어들 자리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실제 기자들을 초빙하여 진행되었던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 아이템은 한 술 더 떠서 시청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자들과 스타들을 위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기자들에게는 이번 기회를 통해 몇 개의 기사거리를 제공해 주고, 스타들에게는 '기자회견에 대처하는 자세'를 교육하는 데 목적이 있는 듯 보였다는 말입니다. 물론 어린 나이에 연예 활동을 하느라 학교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한 아이돌 스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취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예능인데 시청자의 재미보다 스타들의 교육 위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그리고 과연 첫 수업을 통해서 아주 혹독한 교훈을 얻고 돌아간 학생이 있었으니 바로 '미스에이'의 민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진다면 '오마이스쿨'에서는 매주 한 명의 장학생을 뽑아 선물을 주고, 한 명의 낙제생을 선정하여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모양입니다. 이번 주의 장학생은 2PM의 택연이었고 낙제생은 미스에이의 민이었는데, 택연의 활약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민의 낙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방송에 나온 그녀의 분량을 보아서는 썩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었거든요. 상대적으로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만큼 활동이 미약했던 멤버는 오히려 산이와 효린이었습니다.

물론 편집의 문제였을 수도 있습니다. 산이와 효린은 화면에 거의 비치지도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들이 만약 '강심장'에 출연했던 황광희 정도의 활약을 보여 주었다면, 편집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겠지요. 특히 산이의 경우는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에 대답하는 것마저도 지나치게 요령부득이었습니다. 저의 판단으로는 산이와 효린 둘 중 한 명이 낙제생이 되는 것이 마땅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쫓겨나는 멤버는 민이었고, 그 이유는 굳이 분석해 볼 것도 없이 명백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MC들이 소감을 묻자, 기자들의 대표는 콕 집어서 민의 태도를 지적했거든요. 상대적으로 많은 질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꼈는지, 기자회견 도중에 손톱을 손질한다든가 하는 산만한 태도를 보였는데, 그러면 매우 불성실해 보이고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하긴 그 모습이 화면에 잡힌 것을 보니, 제 눈에도 썩 좋아 보이지는 않더군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기 전에 일부러 토니안이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귀뜸까지 해 주었는데도 그런 태도를 보인 것은 명백한 민의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식 기자회견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이며 공중파의 방송이었습니다. 기자들의 눈에 얼마나 성실해 보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큰 재미를 주었는지가 더 중요한 게 아닙니까? 전체적인 방송을 보았을 때 민의 활약은 분명히 중간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에게 한 번 찍히니까 바로 아웃이 되는군요. 좀 어이없고 허무했습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멤버들과의 의리만 내세우다가 오히려 시청자와의 의리를 저버린 셈이 되어 점점 더 외면받고 있는 '1박2일'의 경우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작진과 출연진간의 사이가 좋은 것이야 물론 고무적인 일이지만, 정작 만들어낸 방송이 시청자의 눈에 재미없어 보인다면 그 프로그램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모든 방송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입니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기자들이 즐거운 것도 물론 중요치 않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가장 즐거워야 할 사람들은 바로 시청자입니다. 왜 그것을 자꾸만 잊어버리는 걸까요?


'오마이스쿨'은 첫방송부터 안전성을 추구하기 위해 온통 식상한 아이템을 채워넣은데다가, 그 중에 약간 독특한 구성이라고 시도해 본 것들은 방향이 비뚤어져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는 사람들(시청자)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방송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것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박명수의 언급에 따르면 아직 정규방송으로 편성된 것도 아니라는데, 2회에서 획기적인 변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정착에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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