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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조성모, 진정한 팬 문화를 일깨우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강심장' 조성모, 진정한 팬 문화를 일깨우다

빛무리~ 2010. 9.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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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추석특집은 쉴새없는 웃음과 재미를 전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동을 준답시고 눈물을 짜내는 방송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 주의 '강심장'은 한류스타로서의 체험담을 털어놓았던 류시원이 차지했으나, 박광현의 시트콤같은 인생도, 왕돈가스에 얽힌 윤두준의 데뷔 실화도, 피겨퀸 김연아와의 듀엣을 꿈꾸었던 윤하의 소망도 모두 깨알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매주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집인데, 욕심이겠죠? ^^

그 중에서도 특히 제 마음 속에 남았던 이야기는 조성모의 토크였습니다. 컴백 후에 그가 무대에 서면 대부분 후배 아이돌의 팬인 관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아니면 아무리 열심히 노래를 불러도 무대에 호응하지 않고 싸늘한 무표정을 보이며, 심지어는 째려보거나 뒤돌아버리기도 한다더군요. 데뷔 13년차에 올해 나이 34살의 조성모는 아이돌의 경쟁자라고 볼 수 없는데도 말이지요.


녹화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는 연기자들에 비해, 가수들은 직접 무대에서 팬들의 반응을 느끼기 때문에 그 호응도에 따라서 엄청난 희열과 좌절을 맛본다고 합니다. 한때는 자기가 무대에 나서면 수많은 관중들이 열광하며 이름을 외쳐 주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차갑게 외면하는 시선들이 느껴질 때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의 허탈감이 몰려온다더군요. 그래서 연예인들 중에도 특히 가수들이 마약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도 합니다.

또한 조성모는 자기의 컴백에 대한 반응을 보려고 인터넷 기사의 댓글들을 보았는데, 그 역시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 비난과 공격들에 당혹스러웠다고 했습니다. 자기 뿐만이 아니라 다른 후배 가수들의 기사에 달린 댓글들도 보았는데, 충격적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팬 문화에서는 밀리언셀러가 다시 나오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드시 그 스타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정성어린 무대를 존중하고, 노래가 좋다면 그 음반을 구입하기도 하는, 쿨하고 성숙한 팬 문화라야 밀리언셀러가 가능하겠지요. 특정한 스타의 팬으로서 다른 스타들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팬들끼리 서로 공격하기도 하는 지금의 극단적인 팬 문화에서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물론 음반판매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요.

하지만 지금 그들이 좋아하는 젊은 스타도 머지않아 나이가 들고, 새로운 신예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결국 지금 그들이 싸늘하게 뒤돌아서 외면하는 선배 가수는,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그대로 물려받게 될 훗날의 모습인 것입니다. 만약 그 때까지 현재의 팬 문화가 지속된다면 말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비록 외롭지만 후배들을 위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활동한다는 조성모는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예전과 같은 화려함은 없어도, 잊혀진 동안 고통의 세월을 견디며 인격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듯 싶더군요. 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주진모에게서 받았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후배 가수 윤하와 더불어 가졌던 듀엣 무대는 더 바랄 것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윤하는 어릴 적부터 조성모의 노래를 들으며 꿈을 키웠다면서, 그 시절에 자기가 500원을 주고 샀던 'To Heaven'의 악보를 가지고 나왔더군요. 처음에는 함께 노래를 시작했지만, 곧이어 윤하는 노래를 멈추고 선배의 목소리에 맞추어 피아노 반주를 하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한 때 자기의 우상이었던 스타와 함께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하는 듯, 윤하의 태도에서는 진심어린 존경이 느껴졌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선배는 언제나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선배와 후배, 그리고 동료는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친구들입니다.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서로가 더 많은 부분에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 줄 존재인 것입니다. 이것은 가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연기자에게도 마찬가지이며, 넓게 보아서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배타적인 사랑에 집착하다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 사실을 자꾸만 잊어버리게 되지요. 올바른 팬심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하는 조성모의 목소리는 간곡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부디 그의 말을 가슴으로 깊이 받아들인 팬들이 많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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