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2일' 대놓고 자기 식구 감싸기?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대놓고 자기 식구 감싸기?

빛무리~ 2010. 8. 30. 11:41
반응형





아직도 '1박2일'에 대한 애정으로 꾸준히 본방사수를 하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지난번 '혹서기 캠프'를 기점으로 조금씩 마음이 멀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나영석 PD가 복귀하면서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기미가 보이는가 싶었는데, 자꾸만 여러모로 삐그덕거리는 것이 눈에 띄면서 좀처럼 회복이 되지를 않네요. 마치 냉장고 안에서 차갑게 보관되어 있던 사이다가 밖으로 꺼내지고 뚜껑까지 열린 듯한 느낌입니다. 시원하던 냉기는 찌는 듯한 더위에 속절없이 식어가고 이제는 김도 빠져서, 미지근한 설탕물이 되어버리기 직전이에요. 게다가 요즘 M방송사에서 새로 시작한 '오늘을 즐겨라' 쪽에 자꾸만 관심이 끌리기 시작하니 조금씩 고민이 됩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체험하는 것은 좋은데, 반드시 그런 고가의 장비들이 동원되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이 다큐멘터리인 만큼 어느 정도 전문성을 띠는 방송으로 찍고 싶었던 것 같기는 한데, 원래 '1박2일'이 지닌 장점은 그러한 전문성이 아니지 않습니까? 자연과 사람들 속에서 아이들처럼 천진하게 뛰어노는 6명의 남자들을 보며, 우리도 얼마든지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느끼게 해주는 친근함이 그들의 최대 무기였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일반인으로서는 접할 엄두도 나지 않는 지미짚 등의 장비가 동원되고, 웬만해서는 만나기도 어려운 최고 경력의 포토그래퍼 등 전문 인력이 초빙되는 것을 볼 때부터 거리감이 팍팍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헬기까지 날아올 거라고 해서 픽 웃어 버렸습니다. 위기에 처한 '1박2일'을 살리기 위해 K방송사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올인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방향이 잘못되었어요. 이렇게 해갖고서는 점점 더 시청자의 마음에 위화감만 조성할 뿐입니다. 고가의 장비와 전문인력을 동원해서 찍은 여행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다면, 글쎄 굳이 '1박2일'을 안 봐도 얼마든지 더 좋은 자료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새로운 시도 자체는 좋았으나, 그것을 위해 자기들이 원래 갖고 있던 장점을 포기한 결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제 눈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포착되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여행하면서 멤버들은 각자 다른 코스로 갈라져서 걷기 시작했지요. 강호동과 은지원의 경우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헬기를 동원한 코스이니 만큼 어느 정도 비중이 그쪽에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코스는 모두 혼자 가고 있는데 이쪽에는 2명이 배정되었으니까요. 솔직히 헬기 촬영 장면이 별 재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강호동 은지원이야 그렇다 치고, 나머지 멤버들의 분량에 비해 MC몽의 분량이 엄청나게 큰 것을 보며 저는 좀 당황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다음 주에 다른 멤버들의 분량이 비슷하게 방송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리산 둘레길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가장 먼저, 가장 집중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방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멤버는 MC몽이었어요.

MC몽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고, 시원한 물을 얻어 마시는 댓가로 어르신의 일손을 도와 일정량의 포도송이를 수확했습니다. 할머니 앞에서 막내 손자처럼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재롱도 떨었고, 수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정겹게 사진 촬영도 했습니다. 김C의 나레이션도 그런 MC몽의 장점을 열거하며 꽤나 길게 이어졌습니다. 'MC몽의 스마일로드'라는 제목까지 붙여서 그 한 사람을 위한 다큐멘터리를 찍어 주었더군요.

그러나 다른 멤버들에게는 그런 배려가 없었습니다. 이승기는 뙤약볕 아래에서 하염없이 걷는 장면이 단지 몇 차례 비추어졌을 뿐이며, 이수근은 잠시 '탐구생활'을 찍더니만 사라져 버렸고, 김종민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다음 주의 방송을 보아야 각각의 비중이 어떻게 편집되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겠으나, 아무래도 MC몽에게 했듯이 모두 '1인 다큐'를 찍어 주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강호동과 은지원은 그저 헬기를 만나기 위해 숨이 턱에 닿도록 산길을 달리는 모습만 줄창 나오더군요.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친화력으로 따지면 역시 맏형인 강호동이 제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친근함이나 인지도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어린 동생들에 비해서는 시골 어르신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여건이구요. 그런데 사람들과 정겹게 어우러지는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헬기가 뭐 그렇게 중요한지, 오직 그것만을 목표로 달려가는 모습이 저는 솔직히 지루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이쪽은 발걸음을 재촉하느라고 중간에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나보다 했지요. 하지만 그건 아닌 듯 했습니다. 중간에 강호동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걷다 보면 마을을 만나게 되고, 마을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본격적으로 산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들도 먼저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 산길로 접어들었던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과 만나는 장면은 편집하고 헬기 부분만 중점적으로 내보낸 것입니다. 그 이유는 MC몽의 정겨움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걸까요?


하지만 다음 주의 예고편을 보고는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갖는다면서 멤버들이 각자 독점 인터뷰를 하는 것 같았는데, 방송 외적으로도 자꾸만 동생들이 보고 싶어진다는 강호동의 고백이나, 형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반갑고 많이 의지가 된다는 이승기의 고백 등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종민이었습니다.

"알아서 빠지라는 소리를 제가 들었는데... 그게 아직도 마음에 남는데..." 라고 말하면서 의기소침한 얼굴이 비추더니, 다음 장면에서는 눈물을 훔치고 있더군요. 그리고 은지원은 김종민과의 전화통화에서 "종민아, 너는 불꽃이 아니라 불심지야. 언제든지 타오를 수 있어!" 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은지원의 멘트 자체는 감동적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멤버들이 서로 아끼는 거야 물론 좋지만, 현재 상황에서 은지원이 그렇게 김종민을 감싸고 격려하는 모습을 방송에 내보내는 것은 아니다 싶었어요. 그냥 두 사람 사이의 개인적 통화로 끝냈어야지요.


요즘 연예인들을 보면 가끔 대중을 향해 지나친 이해심을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알아서 빠지라"는 소리를 듣고 상처를 안 받을 수야 없겠지만, 도대체 왜 그런 소리가 나왔는지를 본인이 알고 있다면, 방송에서 눈물로 하소연을 할 수는 없는 게 아닐까요?

이미 대중은 많이 기다려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경우도 지난 1월에 김종민이 복귀한 후 수없이 많은 '1박2일' 관련 포스팅을 해 왔지만, 김종민을 탓하는 내용의 글은 지난 8월 16일 이전까지 한 번도 쓴 적이 없었습니다. 즐겁자고 보는 예능에서 8개월째 묵언수행을 하는 김종민이 눈에 거슬리지 않아서 잠자코 있었던 게 아닙니다. 그냥 기다려 주었을 뿐인데,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림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정든 멤버들이 서로 아끼는 거야 너무 당연하지만, 멤버들끼리의 그런 감정을 시청자에게까지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이미 방송을 함께 하는 동료의 수준을 넘어서, 정말 형제같고 죽마고우같은 지경에 이르렀을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들이야 1년이고 3년이고 기다려 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대중에게 똑같이 그런 애정과 인내심을 요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제가 MC몽에 관한 포스팅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 또한, 그 불미스러운 논란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아직 결과가 확실히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리 판단하여 말을 보태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군대를 면제받을 정도로 치아에 심한 문제가 있는데 왜 임플란트 등의 치료를 안 하고 버텨 왔는지 등등,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결과가 나오면 그때가서 생각하려고 했지요. 그 전까지는 그냥 되도록이면 예쁘게 보아주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박2일'은 너무 당당하게, 대중으로부터 현재 가장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두 명의 멤버를 대놓고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가장 정겹게 편집된 MC몽의 1인 다큐멘터리를 찍어 내보내 주었고, 다음 주에는 김종민의 서러운 눈물과 더불어 그를 아끼는 멤버들의 가슴 뜨거운 우정을 보여줄 모양이에요.


이건 대체 뭔가요? "당신들이 아무리 불만을 말해봤자, 우리는 끝까지 그들을 안고 갈 거다" 라고 대중을 향해 선포라도 하는 건가요? "우리가 이토록 아끼는 아이들이니 당신들도 무조건 예쁘게 봐달라"고, 억지부리며 떼라도 쓰는 건가요? MC몽의 경우는 아직 결과가 안 나왔으니 좀 더 기다렸다가 방책을 강구하면 될 일이었고, 김종민의 경우는 어떻게든 티가 나지 않게 그의 역할을 살리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감싸는 건 대체 뭔가요? 순간 거부감이 극대화된 것은 저만의 느낌이었을까요?  

멀어져가는 시청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되돌리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 때에, 그들은 어찌 된 셈인지 자기들만의 폐쇄적 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군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매우 실망스러운 '1박2일'이었습니다.


* Daum 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버튼을 누르시면, 새로 올라오는 제 글을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에는 로그인도 필요 없으니,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의 손바닥 한 번 눌러 주세요..^^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