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열애' 한유림(서현)의 죽음을 예상하는 이유 본문

드라마를 보다

'열애' 한유림(서현)의 죽음을 예상하는 이유

빛무리~ 2013. 9. 30. 07:30
반응형

 

 

겨우 2회가 방송되었을 뿐인데 '열애'의 속도감이 대단하다. 양태신(주현) 회장의 죽음이 멀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빨리 닥쳐올 줄은 몰랐다. 강문도(전광렬)가 악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서운 발톱을 꽁꽁 숨긴 채 인내하며 지내 온 시간이 얼마인데 이토록 쉽게 속내를 드러낼 줄은 몰랐다. 장인이 비록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아직은 시퍼런 눈빛으로 살아 있는데, 그 앞에서 두려움 없이 본색을 드러내는 강문도의 모습은 핏빛처럼 섬뜩했다. 그 태도는 살인을 결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장인의 말 한 마디면 이제껏 쌓아 온 공든탑이 단숨에 무너지고 모든 판도가 뒤집힐 거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 그런다는 건, 그 순간 이후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도록 장인의 목숨을 거두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조용한 서재에 강문도와 단 둘이 마주 선 양회장의 운명은 위태로웠다. 늙고 쇠약한 양회장이 강건한 장년의 사위를 완력으로 당해낼 수 없음은 명백했다. 하지만 갑자기 서재의 문이 열리고, 양회장의 천금같은 손자 강무열(이원근)이 나타났다. 다행이었다. 이제 강문도는 장인을 죽일 수 없을 것이고, 양회장이 무사히 서재를 벗어나기만 하면 강문도의 천인공노할 악행들이 만천하에 공표될 것이었다. 그런데 강문도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제가 언제까지 회장님의 개로 살 줄 아셨습니까?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뱄던 여자를 저한테 떠맡기고 이러시면 안 되죠. 무열이가 내 아들인지 의심하면서 친자 검사까지 해야 했던 제 심정을 회장님이 아십니까?" 아... 조신하고 정숙하게만 보이는 양은숙(전미선)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다니!

 

1회에서 어린 무열(10세 가량)은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놀다가 한 장의 서류를 발견했었다. 강문도와 강무열의 친자 관계를 확인하는 서류였다. 그런데 화면에는 서류의 윗부분만 보이고 아랫부분은 비춰지지 않아서, 시청자들은 검사의 결과를 알 수가 없었다. 무열은 충격을 받고 그 서류를 몰래 빼내어 자신이 간직했다. 이로써 강무열은 자신이 강문도의 핏줄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알고 있는 셈이다. 강문도가 알고 있는지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어린 무열이 서류를 훔친 타이밍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그 시점이 강문도가 서류를 보기 전이었다면,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강무열은 강문도의 친자일까?

 

 

나는 그들이 친부자관계가 아닐 가능성이 60~70% 정도로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아무리 악인이라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며 반기를 든다는 것은 아들로서 패륜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연이 아니라면 강무열은 훨씬 자유로워진다. 강문도는 이제껏 강무열을 자식으로 대하지도 않았고 사랑을 준 적도 없었으니, 솔직히 길러 준 아버지라고 하기도 어렵다.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었던 것도 외조부 양회장의 경제력 덕분이었지 강문도의 은혜는 아니었다. 그래도 착한 강무열은 수십 년이나 아버지라고 불러 온 사람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겠지만 결국은 사랑과 정의를 택할 것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의붓아버지에게 온 힘을 다해 맞서게 될 것이다.

 

숨겨주고 싶었던 딸의 비밀을 악독한 사위놈이 알고 있다는 게 양회장으로서는 심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강문도가 포악을 떨며 (자신의 비리가 담긴)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순간 양회장은 기혈이 막혀 쓰러졌고, 달려 온 무열의 품에 안긴 채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하지만 늙은 호랑이가 남긴 마지막 포효는 다른 곳에서 잠잠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회장은 기존의 유언장을 말소시킬 수 있는 최후의 유언장을 작성해, 오랜 죽마고우이며 충신이었던 한성복(강신일)에게 맡겨 두었던 것이다. 한 때는 강문도의 모함에 속아 그를 내쳤었지만, 죽음을 앞두고 완전히 믿을 수 있는 단 한 사람은 한성복 뿐이었다. 최후의 부탁을 하러 초원 목장으로 내려간 양회장은 한성복의 큰딸 한유림(서현)을 보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천사같이 곱구나. 내 손주며느리 삼았으면 좋겠네!" 마치 강무열과 한유림의 사이를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서현은 한 떨기 백합처럼 청순가련하고 아름다운 한유림 역을 맡아 처음 연기자로 데뷔했다. 신인으로서는 연기도 썩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녀의 가냘픈 외모가 한유림 역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유림에게는 때 이른 죽음이 예정되어 있다. 향후 스토리 전개상 한유림의 죽음은 필연이기 때문이다. 머지 않아 연기처럼 스러질 것을 생각하니 그 순백의 아름다움이 더욱 처연하기만 한데, 그녀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징조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강무열은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여대생 한유림과 사귀고 있었다. 첫 눈에 반해버린 무열의 뜨거움 못지 않게 그를 사랑하는 유림의 마음도 빠르게 깊어가던 중, 그들이 탄 오토바이가 초보 운전자의 차량에 떠받히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명백한 피해자였지만 미성년자인 강무열은 보호자가 데리러 오기 전에는 경찰서에서 풀려날 수 없었다. 평소 무열에게는 관심도 없던 강문도가 웬일로 직접 데리러 왔다. 우선 무열을 호되게 꾸짖고 나서, 강문도의 냉혹한 시선은 유림에게로 향했다. "대학생이나 되어서 고등학생이 모는 오토바이에 타고 다니다니, 무슨 철없는 짓인가? 자네 부모는 자네가 이러고 다니는 걸 알고나 있나?"

 

목장을 운영하는 아빠 한성복을 돕기 위해 일부러 수의학과에 진학할 만큼 효녀인 한유림에게, 부모를 들먹이며 모욕하는 강문도의 언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다. 하지만 더 극심한 충격은 이제 막 사랑하기 시작한 강무열이 고등학생 신분이라는 것이었다. 무열을 완전히 믿었던 유림은 자기를 속였음에 배신감을 느끼고 뿌리치며 돌아선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도 사랑에 아파하며 울고 있는 유림의 모습은 아직 두 사람의 인연이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바로 여기서, 이 작품의 진짜 여주인공 한유정(이혜인)과 강무열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슬퍼하는 언니의 모습에 화가 난 유정은 몰래 언니의 휴대폰으로 무열에게 전화를 걸어 "이 나쁜 놈아!" 라며 한바탕 퍼부어 주고 끊어버린 것이다.

 

 

징조 (1) - 여동생의 존재

처음부터 남주인공 강무열의 상대역으로 정해진 여주인공은 한유정이었다. 지금은 풋풋한 이혜인과 이원근이 아역을 맡아 연기하고 있지만 이제 곧 20대 후반의 최윤영과 30대 초반의 성훈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며, '열애'라는 제목에 걸맞게 두 남녀는 아주 열렬한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유정의 언니인 유림이 살아있다면 그게 가능할까?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강무열과 한유정은 둘 다 용서받을 수 없는 파렴치한이 되기 때문이다. '열애' 홈페이지를 보면 한유림 캐릭터는 단역처럼 뒷면에 숨겨져 있고, 성인 연기자도 설정되어 있지 않다. 동생 역할이 28세의 성숙한 최윤영으로 교체되었을 때, 그보다 훨씬 어린 서현이 언니 역할을 계속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한유림은 꽃 같은 20대 초반에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징조 (2) - 아버지의 존재

양태신 회장이 죽은 후, 강문도는 예전의 유언장을 근거로 회사와 모든 재산을 차지하려 할 것이다. 그 때 한성복이 보관하고 있던 최후의 유언장을 기습적으로 언론에 발표한다면 비극은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로서는 유언장의 내용을 알 수 없으나, 강문도의 비리를 폭로하고 모든 재산을 강무열에게 준다는 내용이라면, 아무리 천하의 강문도라 해도 빈털터리로 몰락하지 않을 재주가 없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한성복은 그 유언장을 무기처럼 들고 강문도를 찾아가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는 모양이다. 물론 선한 의도에서 비롯된 일이겠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악마와의 거래는 파멸의 지름길이다. 강문도는 유언장을 빼앗기 위해 즉시 한성복을 제거하려 들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유림은 아빠를 보호하려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한성복이 죽은 후 무열과 유림의 사랑이 계속되고, 그 사실을 강문도가 알게 되었을 경우다. 만약 한성복을 죽이고도 끝내 유언장을 찾지 못했다면 강문도는 몹시 불안할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한성복의 딸과 무열이가 사귀고 있다. 발견되지 않은 유언장은 어쩌면 그 여자아이의 손에 넘어갔을지도 모르는데, 무열이와 계속 만나다 보면 그 물건의 정체를 알게 될 수도 있다. 심지어 자기 아버지의 죽음이 신성유업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 죽음의 배후에는 강문도가 있다는 사실마저 알아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유림이 무열의 곁에서 맴도는 것은 강문도에게 여러모로 극히 위험한 일이다. 두 사람을 떼어 놓으려다가 실패하면, 강문도는 지체없이 한유림을 죽이고 말 것이다.

 

 

징조 (3) - 의미심장한 자매의 대화

한유림은 할아버지의 병을 염려하는 강무열을 위해 뇌종양에 효능 좋은 식단을 짜고 있었다. 그것을 본 한유정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혹시 언니가 사랑하는 남자가 시한부 인생이냐고 묻는다. 유림이 아니라고 대답하니 유정은 활짝 웃는다. "난 또 언니가 슬픈 사랑을 시작한 줄 알고 놀랐잖아.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 가는 사람이야!" 유림이 약간 서글픈 어조로 대답한다. "그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그런 거지!" 유정은 또 헤벌쭉 웃는다. "그래도 난 무조건 해피엔딩이 좋아!" 유림은 귀엽다는 듯 동생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래, 넌 좋은 사람 만나서 만날 해피엔딩 해라. 욕심쟁이야!"

 

이들 자매의 대화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암시한다. 유림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랑하는 무열을 두고 먼저 떠나게 될 것이며, 유정은 자신의 소망대로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무열과 힘을 합쳐 언니의 억울함도 풀어주고, 무열의 곁에 영원히 함께 함으로써 언니가 이루지 못한 사랑의 행복도 대신 이루어 가면서 말이다. 긴 머리에 가냘프고 여성적인 한유림과 달리, 한유정은 선머슴처럼 괄괄하고 씩씩한 스타일이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최윤영의 사진을 보니 헤어스타일도 짧은 커트형이라 보이쉬한 매력을 한껏 강조한 모습이다. 한유림을 잃고 슬퍼하던 강무열은 한유정의 밝은 에너지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게 될 것이고, 자신의 이상형과는 정반대인 그녀를 어느 순간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하필 유림의 동생이라는 것 때문에 갈등도 하겠지만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피어오를 것이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부디 아름답게 그려지기를 소망한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