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슈스케3' 배려남 박솔, 독불장군 신지수보다 훨씬 돋보였던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슈스케3' 배려남 박솔, 독불장군 신지수보다 훨씬 돋보였던 이유

빛무리~ 2011. 9. 12. 14:10
반응형



'슈퍼스타K2'에 김그림이 있었다면 '슈퍼스타K3'에는 신지수가 있습니다. 그녀들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해서 말한다면 '악마의 편집' 희생양으로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한 피해자들이라 하겠고, 아주 단순히 TV에 드러난 모습만 두고 말한다면 공적인 자리에서 지나친 이기심을 드러냄으로써 수많은 사람에게 거북함을 안겨준 철부지들이라 하겠습니다. 과연 진실이 어느 쪽에 더 많이 기울어져 있는지는 모를 일이죠. 어쨌든 제가 보기에 브라운관에 비쳐진 그녀들의 모습이 별로 예쁘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조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신지수는, 책임을 내팽개치고 남의 조로 가버렸던 김그림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었지요. 비록 그 태도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이기적이어서 문제긴 했지만, 좋게 본다면 카리스마와 리더쉽이 넘친다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워낙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모든 일을 결정함에 있어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토론할 여건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그녀의 강압적 태도를 충분히 옹호할만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기피하고 싶어하는 랩 부분을 가장 어린 11세의 손예림에게 떠맡기고, 예림이가 싫다는 의사표현을 했는데도 그 말을 못 들었다는 듯 "그냥 귀엽게 네가 하라"고 계속 명령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나중에는 손예림의 마음이 바뀌었던 건지, 심사위원 윤종신이 "랩을 맡게 되어서 불만스럽진 않았어요?" 라고 묻자 오히려 "제가 하고 싶다고 그랬어요!"라고 당차게 말하긴 했지만 분명히 처음에는 싫다고 했었거든요.

예림이한테 랩을 강요하는 부분이 신지수의 모습 중 가장 안 좋게 보였던 부분입니다. 열 명이나 되는 조원을 반씩 나누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다들 선뜻 무어라 말하지 못하는 가운데 조장 신지수가 나서서 과감하게 정리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언제까지 그렇게 연습을 시작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어야 했을지도 모르지요.

물론 그 때도 자기가 하고 싶은 쪽을 제일 먼저 결정하고 남들에게 강요했으며, 누구에게 무슨 다른 의견이 있는지는 물어보는 시늉도 안했다는 점에서는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그거야말로 '악마의 편집' 때문일 수도 있을 듯 싶군요. 
저는 평소 신지수 같은 스타일의 사람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주변을 휘어잡는 그녀의 거침없는 리더쉽은 나름대로 멋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파란만장했던 방송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인물인데, 슈퍼위크를 시작하면서 그가 보여준 선량함과 배려심이 어찌나 돋보였던지, 제 마음대로 그에게 '프린스'라는 별명까지 붙여 버렸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박솔'입니다.

참가자들 중 팝송을 부르겠다고 선택한 사람은 오직 3명뿐이었습니다. 두 명은 미국인이었고, 한 명은 예전에 미국 생활을 한 적이 있던 이정아였습니다. 그러나 원칙상 최소 4명을 채워야만 조가 결성될 수 있었고, 한 명이 더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들은 원하는 노래를 부르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져야 할 상황이었지요. 그들 3명은 목청 높여 "우리한테 올 사람 없어요?" 라고 거듭 물었지만, 외국인들과 어울려 팝송을 불러야 한다는 사실은 적잖이 부담스러운 일이었고, 참가자들은 모두 외면했습니다. "절대로 저 팀에는 안 가" 하며 서로서로 속삭이는 모습들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청년이 나서서 "제가 갈게요" 하면서 그들과 합류했습니다. "저는 잘 모르니까 가르쳐 주세요" 라고 부탁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 사람이 바로 박솔이었습니다. 크리스와 크리스티나, 이정아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박솔이라는 구세주 덕분에 그들은 팀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었죠. 사실 박솔이라고 해서 전혀 자기 색깔과 맞지 않는 팀에 합류하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을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기꺼이 자기 발로 낯선 조에 걸어들어간 이유는 타인을 향한 깊은 배려심과 희생정신 때문이었다고 밖에는 해석할 수 없더군요.

하지만 정작 박솔의 고난(?)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크리스와 크리스티나는 거침없이 영어로 대화를 시작했고, 미국 생활의 경험이 있는 이정아도 자연스럽게 그 대화에 끼어들 수 있었지만, 영어에 익숙치 않은 박솔은 혼자서 멀뚱히 그들을 바라보아야 했거든요. 그러잖아도 맨 나중에 합류하여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처지였는데, 말도 통하지 않으니...;; 자칫하면 한없이 외로워질 수도 있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솔은 사람 좋게 웃으며 "아메리칸 아이돌에 와 있는 것 같아" 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크리스의 뛰어난 가창력과 예능감 때문에 '크리스 조'라고 불리는 이들은 슈퍼위크 최고의 강팀이 되었습니다. 크리스는 실제로 존박과 더불어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하여 TOP24에 들었던 실력파이고, 조장 크리스티나 러브 리의 부드럽고 따스한 리더쉽은 팀의 끈끈한 결속력을 더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이정아의 차분한 매력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빛나는 사람은 얼핏 보기에 가장 평범하고 특색 없어 보이는 청년 박솔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조차 그의 입장이 불안해 보였는지 이렇게 묻더군요. "박솔씨는 우리가 보기에도 다른 세 명과 음악 스타일이 많이 다르거든요. 그 가운데서 살아남는 방법을 발견했나요?"

그러자 박솔은 "혼자 살아남는 방법은 못 찾았고요, 다 같이 살아남는 방법은 찾은 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다 같이 붙여주진 않는데?" 라고 윤종신이 되묻자 "그럼 할 수 없고요" 하면서 쑥스럽게 웃더군요. 서바이벌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욕심이 없어 보여서 그런 면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제 눈에는 그 소탈한 태도가 너무나 좋아 보였습니다. 혹시라도 그가 첫 관문에서 탈락하면 많이 서운할 것 같았는데, 정말 다행히도 '크리스 조'는 전원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보기에도 그들 4명이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정말 예뻤나봐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슈퍼위크 첫번째 미션인 콜라보레이션에서는 원래 개별적인 음악 실력보다 서로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거니까요. 비록 제가 붙인 별명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박솔은 명실상부한 '슈퍼위크의 프린스'였습니다. 앞으로 '슈퍼스타K3'에서 그의 질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나, 승패에 관계없이 저는 앞으로도 끝까지 그의 활동을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