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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앤크' 유노윤호, 집념과 배려심으로 이룬 감동의 드라마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키앤크' 유노윤호, 집념과 배려심으로 이룬 감동의 드라마

빛무리~ 2011. 7. 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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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는 초반에 우려했던 것과 달리 출연자들의 열정이 점점 더 빛을 발하면서 아름다운 드라마를 하나씩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참가하는 연예인들이 자기 본업도 아닌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을 하면서 과연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스케이팅은 자칫하면 큰 부상을 당항 수 있는 가장 위험한 분야 중 하나인데 조금씩은 몸을 사려가면서 하지 않을까 (이거 하다가 다쳐서 본업에 지장을 받으면 곤란할테니...)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연예인들이 전문 스케이터들을 만나 각각 커플을 이루면서 그러한 우려는 사라졌습니다. 이제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도 결코 그럴 수가 없게 되었거든요.

'키앤크'의 최종 우승팀은 오는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올댓 스케이트 서머(2011)’에서 특별공연을 펼치게 될 예정인데, 이것은 연예인 참가자에게도 뜻깊은 일이겠지만 파트너인 전문 스케이터에게는 더욱 더 꿈 같은 무대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키앤크'에 투입된 10명의 전문 스케이터는 모두 그 꿈을 간절히 바라며 이 힘겨운 도전에 참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혼자 연습할 때와 달리 파트너가 생긴 이후로는 연예인 참가자들이 엄청난 마음의 부담을 느끼는 것이 확연히 보였습니다. 자기의 부족한 실력 때문에 자기 자신보다도 더욱 큰 손해를 보는 것이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노윤호의 경우는 파트너 클라우디아에게 더욱 큰 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15세 소녀 클라우디아는 자기 꿈에 대한 욕심이 가장 큰 편이었습니다. 처음 참가할 때부터 꼭 우승을 해서 올댓 스케이트 서머에 참가하고 싶다는 포부를 당돌하게 밝혔었지요. 그런 클라에게 있어 최강 아이돌 유노윤호와 커플이 된 것은 별로 운 좋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윤호가 팍팍한 스케줄을 피해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새벽녘이었는데, 규칙적 생활을 해야 하는 중학생 클라우디아가 그 시간에 맞추다 보면 신체적 리듬이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게다가 2차 경연을 앞두고 유럽투어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윤호는 한국을 오랫동안 비웠고, 그 와중에 클라우디아는 파트너 없이 혼자 중간점검에 참여했습니다. 남들 눈에도 그 소녀의 모습이 외롭고 안스러워 보였으니 정작 파트너 윤호는 얼마나 미안했을까요? 나중에 인터뷰에서 유노윤호는, 클라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자기 자신이 미워지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1차 경연에서 연습 부족과 실수로 10팀 중 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기 때문에 2차 경연에서 만회하지 못하면 탈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는데, 유럽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윤호에게는 너무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도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 저는 두 사람이 어느 정도는 포기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김병만 이수경, 크리스탈 이동훈, 이규혁 최선영, 손담비 차오름 등 막강한 실력파 경쟁자들이 매일 만나서 불철주야 연습을 거듭하는데, 그들과 똑같이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건만 윤호와 클라는 연습은 커녕 몇 번 만나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유노윤호는 파리의 한류 열풍 속에서 그 주인공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틈틈이 안무가를 파트너로 삼아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일일이 빙상장을 찾아갈 여유는 없었지만 때로는 연습실에서, 때로는 길바닥에서, 거리를 오가는 유럽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는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스케이트를 신은 채 갖가지 동작을 연습하는 윤호의 모습에는 집념이 가득했습니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윤호는 자기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클라우디아에게 알려주었을 것입니다. 혼자서나마 그렇게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는 윤호의 모습을 클라는 아마 동영상으로 받아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모습에서 힘을 얻은 클라 역시 한국에서 혼자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커플 연기를 따로따로 혼자서 연습하는 것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남자가 여자를 들어올리는 리프트와 같은 기술은, 함께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던 이들에겐 치명적 약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윤호는 다른 팀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카드를 준비하여 약점을 보완하겠다 결심하고, 자신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비보이 댄스를 피겨와 접목시킬 것을 생각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얼음판 위에서 선보이는 윈드밀, 일명 풍차돌리기 기술이었습니다.

얼음판 위에서는 몸이 이리저리 미끄러지기 때문에 맨바닥에서 추는 춤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중심을 잡기조차 어려웠겠지요. 나중에 보니 윤호의 몸에는 여기저기 심한 멍이 들어 있더군요. 게다가 빙판 위에 직접 몸을 굴리며 연습하다 보면 그 차오르는 냉기 때문에도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윤호는 결국 해냈습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컨셉으로 공연을 하면서 파트너 클라우디아가 프로 선수답게 화려한 스핀을 보여주는 동안, 유노윤호는 그 못지않게 현란한 윈드밀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비보잉과 피겨의 색다른 어울림은 무척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고, 리프트 등의 커플 연기에서 평범한 기술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약점을 상당히 많이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자들이 워낙 막강해서 우승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승팀을 예상해 본다면 크리스탈과 이동훈 팀입니다. 이 커플은 남자 쪽이 전문 스케이터라서 각종 화려한 리프트 기술이 가능하고, 크리스탈 또한 프로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자랑하고 있으니까요. 아마 클라우디아도 처음의 목표처럼 1등은 어렵겠다는 예상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차 경연에서 8위를 차지하고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소녀의 얼굴에는 이제 환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모든 것이 불가능해 보였던 상황에서, 가장 탈락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념과 끈기로 역전을 성공시키는 유노윤호의 모습에서, 클라는 반드시 1등을 해야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자리에서나 주어진 상황에서 자기의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만족스런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원래 그녀의 욕심대로라면 만족할 수 없었을 점수인데도, MC 신동엽의 질문에 거침없이 "네, 만족해요!" 라고 대답하는 클라우디아의 표정은 무척이나 해맑았습니다. 이제 3차 경연에서 윤호와 클라는 마리오네트로 분장하여 연기를 펼친다는데 또한 매우 기대가 됩니다.

윤호가 자기 생업도 아닌 피겨에 도전하면서 몸이 상할 만큼 고된 훈련을 거듭한 것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뼈가 부을 정도로'...;;) 스스로 자신감과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집념이기도 하겠지만, 그 못지않게 큰 이유는 어린 파트너 클라우디아에 대한 책임감과 배려심 때문이었지요. 최선을 다한 윤호의 격려 덕분에 클라는 우승보다 더욱 갚진 선물을 '키앤크'에서 받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노윤호는 조금씩 알아갈수록 그 내면이 참으로 아름다운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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