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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단어는 이제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중견가수나 연기자들 중에 고집스런 인물들은 자기의 분야에 올인하지 않고 이쪽 저쪽을 건드리는 사람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이제는 가수로 데뷔해서 연기를 하는 것도, 배우로 데뷔해서 가수 활동을 하는 것도 낯설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몇 년 전부터는 '아나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습니다. 방송국의 직원으로서 월급을 받는 아나운서들이 전격적으로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죠. 회당 2만원 가량의 터무니 없는 출연료를 받으면서도 기꺼이 중노동에 몸을 바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급기..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선우용녀와 박영규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예능감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들은 MC 박미선과 더불어 잠시 즉흥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어요. 몇 년째 백수로 처가살이를 하면서 만날 얻어먹기만 좋아하는 사위를 나무라는 선우용녀 할머니와, 그런 장모님한테 서운해하는 박영규, 그 와중에 등장해서 남편의 편을 드는 박미선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10년 전의 미달이네 가족을 그대로 다시 보고 있는 것만 같더군요. '순풍 산부인과'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니 참 많이도 그립고 정겨웠습니다. 저는 그 작품 이후로 김병욱 PD 시트콤의 매니아가 되었지요. '스타 퀴즈' 코너에서 박영규가 자신을 소재로 낸 문제는 "박영규는 영화촬영장에서는 ○○가 되고 싶어한다" 였는데, 정답은 '..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들이 '놀러와'에 출연한다고 해서 아예 일찌감치 채널을 맞추고 대기하고 있었다지요. 과연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비록 8년 전의 이야기들이지만 어찌나 생생하고 재미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들과 그 영웅들의 내면에 숨겨진 기쁨과 슬픔까지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1. 황선홍의 스페인전 승부차기 1호골은 실축이었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벅찬 골인의 순간과 그 뜨거운 함성이었을 뿐인데, 정작 그 골의 주인공은 실축이었다고 말하더군요. 좀 더 위쪽으로 찼어야 했는데 완벽히 골키퍼의 품에 안겨주는 형상이 되었으니 100% 막히는 골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페인의 골키퍼는 황선홍이 실축한 골을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