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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준석의 '공정한 경쟁'을 읽으면서 김웅의 '검사내전'도 번갈아 읽고 있다. 솔직히 이준석의 책보다는 김웅의 책이 훨씬 더 재미있다. '공정한 경쟁'은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져선지 너무 단순하고 강렬하고 선이 굵은 느낌인데 김웅의 필치는 매우 섬세하고 맛갈스럽다. 공부도 잘 하고 글도 잘 쓰고... 좋겠다. ㅎㅎ '제1장 - 사기 공화국' 에 이어 '제2장 - 사람들, 이야기들' 을 읽는 중인데 특히 "아이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는 소제목으로 쓰여진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챕터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피해 학생에게 화해를 강요하는 어른들의 태도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김웅은 주장하고 있었다.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그 정도가 심..
이번 주 '안녕하세요'의 가장 큰 이슈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상처 때문에 2년 동안이나 엄마에게 말문을 닫고 살았던 스무 살 청년 종구의 이야기였습니다. 종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꼬박 1년 동안이나 한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홀로 견뎌야 했었는데, 수능을 치른 고3 어느 날, 갑자기 엄마에게서 그 친구의 모습을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큰누나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의 성품이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시라는데, 무뚝뚝한 어조로 야단을 쳤다든가 그런 모습에서 문득 과거의 상처가 되살아났던 거겠지요. 그 날 이후 종구는 엄마와의 대화를 단절했고 엄마가 해주는 밥도 잘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은 정말 심각한 사회 문제이며, 피해자에게 평생토록 크나큰 상처로 남는 경험이죠. 현재 42세인 김경호는 자신도..
큰 기대는 없었으나 그저 호기심에 '고사2'를 보고 왔습니다. 전편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능했지만, 역시 수작(秀作)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여 저의 예상은 엇나가지 않았습니다. 의도적으로 어지럽게 흔들리는 화면과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시끄럽게 질러대는 비명소리 및 끼익거리는 음향효과 때문에 눈과 귀가 상당히 피로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허술한 플롯 때문인지 공포는 함량미달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시간을 늘리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아서 1시간 30분도 안 되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마무리한 것이 오히려 깔끔하게 느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별 내용 없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것만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영화를 더 이상 길게 본다는 것은 너무 지치는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와중..
이서진의 컴백을 기다리며 조금은 기대해 왔던 MBC 납량특집 드라마 '혼'을 드디어 시청했다. 재미있었다. 이서진의 안정적인 연기와 이진의 성숙한 모습이 반가웠고, 학생 역할을 맡은 신인들(임주은, 지연, 건일,유연석 등)의 연기도 신선했다. 게다가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포스 작렬해 주시는 김갑수씨가 계셔서 더욱 믿음이 갔다. (김갑수씨, 요즘은 주로 악역으로 나오시는 것 같다. 선한 역할도 잘 어울리시는데^^) 이렇게 재미도 있고 연기자도 좋고 구성도 탄탄해 보여서 앞으로 기대되는 작품인데,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 시청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제 '혼' 1회를 보면서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두운 기억들이 섬뜩할 만큼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느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