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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비정상회담'에서 오헬리엉은 프랑스의 '전국민 자동 장기기증법'을 토론 주제로 건의했다. 살아있는 동안 명확한 거부 의사를 증거로 남기지 않았다면 프랑스의 모든 국민은 사망 후 자동적으로 장기기증자가 된다는 것이다. (일명 까이아베 법) 1976년부터 약 40년 동안은 이 법이 비교적 약하게 적용되어 수술 전 유족의 동의라도 받게 했었는데, 2017년 들어 더욱 강력하게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유족의 동의조차도 확인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장기기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거부 의사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남겨야만 한다. 온라인으로 장기기증 거부 등록을 하든지, 장기기증을 거부한다는 서류라도 써서 남겨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망 후 그의 몸에 있던 장기들은 자동으로 적출..
얼마 전 방송된 '글로벌 특집'의 반응이 괜찮았던지 '세바퀴'에서는 또 한 차례의 '글로벌 특집'을 마련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새삼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흐뭇해지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외국인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지는 시간이 있었으니, 그들이 한국에 와서 겪었던 몇 가지 충격적인 일들을 고백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작년 초에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인종차별의 불쾌감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는지라, 한국 땅에서 설움을 당한 외국인들의 체험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까닭이다. 파라과이에서 온 미녀 아비가일은 "동두..
어느 덧 2014년도 절반 가량이 흘러 6월에 접어들었다. 산뜻한 초여름 비가 내리는 날, 남편과 함께 우산을 받쳐들고 나들이에 나섰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르세미술관展'을 관람하러 간 것이다. 프랑스 파리까지 여행을 가서도 촉박한 일정 때문에 들르지 못했던 곳인데, 마침 한국에 와 있다니 아쉬웠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9세기 유럽 문화를 대표하는 인상주의 작품들을 천천히 둘러보니, 왠지 19세기 유럽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기분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어차피 둘 다 그림에는 문외한이라 철저히 문외한의 시각으로 감상했을 뿐이지만... 고흐, 고갱, 모네, 르느와르, 루소, 드가, 로트렉, 세잔 등 그야말로 이름만 듣던 유명한 화가의 작품들을 눈앞에서 보며, 우리는 "이..
지난 주에 방송된 '세바퀴 - 글로벌 특집'을 뒤늦게 시청했다. 출연자들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또는 한국의 문화를 자신의 나라에 전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외국인들이었다. 라이언 케시디(캐나다), 후지이 미나(일본), 장 세바스티앙(프랑스), 브래드(미국, 버스커버스커), 파비앙(프랑스), 아부다드(가나), 로버트 할리(하일, 미국)는 저마다의 특기를 뽐내며 남다른 한국 사랑을 자부했다. 이미 연예인으로서 이름을 알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푸른 눈의 판소리 명인 라이언 캐시디와 프랑스 택견 고수 장 세바스티앙과 의학 엘리트 아부다드는 약간 생소했는데, 외국인으로서 한국을 깊이 사랑해주는 마음들은 한결같이 고마웠다. 그 중에도 한양대학교 의생명공학 박사과정이라는 가나 청년 아부다드는 아주 특별한 인상을..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보행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OECD의 '2011년 국가별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보행 중 사망자 수가 2044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4.1명이었다. 이것은 OECD 국가 중 불명예스럽게도 1위를 기록하는 수치이며, OECD 평균(1.4명)의 3배에 달한다. 2위인 폴란드는 10만명당 3.7명, 3위인 그리스는 2.0명이었다. 일본(1.6명)과 미국(1.4명)은 평균에 가까웠고, 노르웨이(0.3명)·영국(0.7명)·프랑스(0.8명) 등 유럽의 선진국은 대부분 10만명당 1명 미만이라고 한다. 한국의 2011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5229명 중 보행 중 사망자가 39.1%를 차지했다. 승용차를 ..
홍콩 마카오로 여행을 다녀온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건만, 공기 나쁘고 일교차 심한 그 곳의 후유증 때문에 아직도 맥을 못 추는 중이다. 사실 여행 전부터도 홍콩의 공기 오염도가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꽤나 염려를 했었다. 어려서부터 호흡기의 알레르기성 염증이 극심했고, 어른이 된 후 만성화된 비염과 기관지염은 천식으로 발전했으며, 지독한 부비동염으로 전신마취 수술까지 받은 후에도 언감생심 완치는 꿈도 못 꾸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뚜껑 없는 2층 버스를 타고 터널을 통과하면 얼굴에서 검댕이 묻어난다는 어느 블로거의 홍콩 여행기를 읽고 나는 질겁을 했다. 그래도 불과 3박 4일인데 설마 별 일이야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얄궂..
한 때 명실상부한 국민예능이었던 '1박2일', 그 전성기를 이끌었던 나영석 PD가 tvN에서 제작한 '꽃보다 할배'에 대중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라는 4명 꽃할배의 이름만으로도 그 존재감이 벅찬데, 43세의 품격있는 청년(?) 이서진이 짐꾼으로 전격 합류하면서, 케이블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그 화제성은 공중파의 모든 예능을 가뿐히 뛰어넘었죠. 평균 연령 76세에 달하는 노년의 배우들을 주인공 삼아 만들어진 유럽 여행 버라이어티라니, 발상부터가 퍽이나 신선하여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들의 첫번째 배낭여행지는 프랑스 파리였군요. 폭발적인 화제성에 비해 1~2회를 시청한 저의 소감은 뭐 그냥 그렇다는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에 있었는데요. 파리는 불과..
최근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한 남자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처럼 생긴 외모 때문에 어딜 가나 차별과 놀림을 받고 반말을 듣게 된다는 이야기였죠. 말하자면 한국에서 자행되는 '인종차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글감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최근 다녀온 신혼여행에서 저도 바로 그 '인종차별'을 생생히 체험했거든요. 결혼 준비하느라 글쓰기를 오래 쉬었지만, 신랑과 저의 사랑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뤄두고(^^;;) 우선은 파리 신혼여행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 합니다... 총평부터 말해 본다면, 저로서는 (물론 좋은 것도 있었지만) 무척이나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낯선 곳에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편이고, 익숙한 환경에 있어야 마음의 안정을 찾는 소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