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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평소와 별다를 것 없는 '1박2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처럼 황당한 미션을 수행하러 뛰어다녔고, 여느 때처럼 잠자리 복불복 게임을 했습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오히려 다른 날보다 더욱 잔잔하고 평화로웠지요. 마당에서 스태프들과 족구 시합이라도 벌였다면 좀 더 요란 뻑적지근한 마지막 게임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좁은 방 안에서 멤버들끼리 서로를 붙잡으러 다니는, 평범한 좀비 게임을 했을 뿐입니다. 심지어 유일한 이벤트였던 영화관에서의 깜짝 팬미팅도, 그저 팬들이 보내준 케이크 두 개만 놓고 조촐하게 치렀습니다. 화려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던, 그 어느 때보다도 소박하고 평범했던 마지막 여행... 어쩌면 가장 '1박2일'다운 마무리였습니다. 하긴 100회를 맞이했을 때도 특집 방송은 커..
원래 저는 '남자의 자격'이 출범할 때부터 팬이었으나 한동안은 '런닝맨' 쪽으로 본방사수를 했었습니다. 한창 상승세를 탈 무렵에는 '런닝맨'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웃음기가 적은 '남자의 자격'에 비해, '런닝맨'은 빵빵 터지는 웃음과 역동적 레이스를 보여 주었기에 채널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고정되곤 했었습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라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자의 자격'은 김성민이 빠지면서 큰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의외로 별탈없이 순항중입니다. 물론 이제껏 수행해 온 많은 미션들 중에 실망스런 것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소개팅' 이나 '젠틀맨' 미션은 아주 별로였어요. 하지만 확률로 따지면 그렇게 실망을 주는 경우는 지극히 적은 편이라 꽤나 안..
이번 주의 랜드마크가 '한양여대'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부터 예감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와 달리 텅 비어있는 건물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더불어 촬영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불안했습니다. 송지효를 제외한 모든 출연자가 남성인 상황에서 하필 여대를 찾아간다는 자체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스스로 만들어내려 하지 않고 외부에 의존해서 거저 먹으려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깊은 밤에 방문했다는데도 아직까지 학생들은 바글바글 남아 있었고, 그 이유가 다분히 '런닝맨'을 의식해서임은 곳곳에 드러나는 환영의 흔적들로 명백했습니다. 곳곳에 남아 있는 낙서들은 '런닝맨'의 각종 캐릭터를 패러디한 것이었고, 운 좋게 '밴드 연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