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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벌써 세 번째 합창단입니다.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101가지'라는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분명 걸맞지 않는 기획이죠. 전문 합창단원도 아닌데 죽기 전에 합창을 세 번씩이나 해야 한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박칼린을 내세웠던 시즌1의 대성공에 황홀한 나머지, 그 단맛을 잊지 못한 제작진이 같은 아이템을 줄기차게 우려먹는다는 느낌이 확연하니 그런 점에서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가는 합창 연습의 과정도 처음에는 매우 흥미롭고 신선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식상해져 버렸죠. 이런 상황에서 더 뽑아낼 단맛이 과연 남아있을까 싶었는데, 뜻밖에도 한국 최고의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선뜻 지휘를 맡겠다고 승낙한 것을 보고는 약간의 기대감이 생..
최진실이 떠나고 난 후, 그녀가 출연했던 '무릎팍 도사'를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007년 당시 자료인지라 좀처럼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무릎팍 도사'가 종영하면서 그 동안 출연했던 게스트들을 선별하여 마지막 방송을 했는데, 그 중에 최진실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몇 장면 되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 때도 몹시 여위어 있는 모습이 안타깝긴 했지만, 참 오랫동안 못 보았던 얼굴... 다시 보니 좋더군요. 2005년의 드라마 '장밋빛 인생'은 제가 배우 최진실을 다시 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너무나 큰 아픔을 겪은 후, 그녀가 그토록 빨리 재기에 성공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건만, 세상의 차가운 시선들 속에서도 최진실은 놀라운 열정과 집념으로 시청..
원래는 그녀에 대한 글을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아픈 사람을 더 아프게 할 것 같아서,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침묵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조금도 악감정을 품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방송 출연을 개운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없는 이 심정을 과연 그녀가 짐작이나 할까 생각하니, 그렇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자기의 슬픔이 워낙 크다 보니, 그리고 자기에게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이 워낙 많다 보니, 일일이 그 마음들을 헤아릴 수도 없을 테고, 헤아리고 싶지도 않을 것입니다. 너무한다 싶고 원망스럽기만 하겠지요. 그러나... 당사자의 고통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바라보는 사람에게도 입장은 있는 것입니다. 무조건 이해하고 무조건 받아들이고 무조건 좋게 봐줘야 한다는 것은 억지예요. 제가 서두를 저..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너무 힘들 때면, 그냥 잠시 주저앉아 쉬어도 좋았을 것을 버틸 힘이 없는데, 어떻게든 버티려고 애쓰다가, 애쓰다가 그렇게 가버리다니 강한 사람만 사는 세상인가, 약한 사람도 살아야지... 잘난 사람만 사는 세상인가, 못난 사람도 살아야지... 사랑받아야만 사는 건가, 미움받고 외면당해도 그냥 사는 거지... 때로는 약하게 주저앉고 때로는 못나게 울음을 터뜨리고 남들이 찾아오지 않는 곳으로 도망쳐서라도 그렇게 숨 쉬며 살지 그랬어 그렇게라도 살다보면, 또 언젠가는 웃을 날도 있을지 모르는데 힘이 다 빠졌는데도 어떻게든 도망치지 않고 버텨 보려다가 이 험한 세상 한복판에서 남은 힘을 다해 버텨 보려다가 그렇게 속절없이 가버리다니 그대들을 기억하는 이유만으로 괜시리 미안해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