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착한 남자 (4)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시작된 새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1~2회의 느낌이 그야말로 참 좋다. 일단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하다.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는 각각의 작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상두야 학교가자', '고맙습니다' 처럼 밝고 따뜻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죽일놈의 사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처럼 어둡고 처절한 작품도 있다. 원래 나는 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 중에서는 밝고 따뜻한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경희 작가가 그려내는 비극은 어딘지 내가 선호하는 종류의 비극과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송중기 주연의 '착한 남자'도 방송 이전에는 몹시 기대했었지만, 보면 볼수록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피투성이 처절함에 질려서 마..
예상컨대 드라마 '야왕'의 남주인공 '하류'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배우 권상우에게 있어 인생 최대의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주인공 '주다해' 역할을 맡은 수애와는 정반대의 경우라 해야겠네요. 수애가 '주다해'로 변신하는 것은 그저 위험한 모험일 뿐이지만, 권상우가 '하류'로 변신하는 것은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그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하류'라는 독특한 남자의 캐릭터는 마치 효과 좋은 치료약처럼 그의 다친 날개에 스며들어 다시금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게 해 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이 드라마를 보는 저의 시선은 처음부터 매우 차갑고 건조했습니다. 우선 너무나 식상하고 진부한 소재라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고, 그 중에도 "남자 하나 잘 꼬셔서 인생역전 해보겠다는" 여성..
'각시탈' 후속으로 시작된 KBS 수목드라마 '차칸남자'의 제목에 대해 논란이 끊이질 않네요. 나날이 확산되는 속어와 인터넷 용어들로 인해 국어 파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이 때, 바른 말 고운 말 쓰기에 앞장서도 모자랄 공영방송에서 드라마 제목에 굳이 틀린 맞춤법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한글 학회와 국립 국어원 등에서는 KBS에 제목 수정을 요청하는 항의 공문을 보내기까지 했다더군요. 하지만 결국 이경희 작가를 비롯한 '차칸남자' 제작진은 극의 흐름을 반영한 창의적 표현이니 이해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며 제목 수정 없이 첫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거센 비난에 맞서는 제작진의 갖가지 해명들은 구차스러울 지경이네요. 기억을 잃고 뇌손상을 입게 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보며 자신..
제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온 드라마 '49일'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드러난 소재와 주제가 꼭 제 마음에 드는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진부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어차피 완벽히 새로운 것은 없는지라 어떻게 끌어가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소현경 작가는 상당히 믿을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두 여인이 있습니다. 신지현(남규리)은 스물일곱살이 되도록 세상의 아름답고 좋은 면만을 보아 온 부잣집 외동딸입니다. 철부지이나 공주병은 아닙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좋아합니다. 그 무엇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제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 강민호(배수빈)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더 바랄 것 없는 행복의 절정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