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우성 (8)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힐링캠프'에 이지아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별다른 관심이나 기대는 생기지 않았다. 어차피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속시원히 털어놓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지아는 초반부터 "내가 힐링캠프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좀 다른 지점에 있는 것 같다"는 말로써 시청자의 과한 기대를 종식시켰다. 그녀의 화법은 매우 세련되었고 조심스런 태도는 제법 진실해 보였다. 그래선지 방송 후 이지아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7년이라는 시간을 비밀스런 사랑의 굴레에 갇혀 숨죽인 채 건너와야만 했던 그녀의 범상찮은 인생을, 이제 대중은 차가운 의혹보다 따스한 연민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가벼운 재미삼아 틈틈이 보아 왔던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도 어느 덧 3/4 가량이 방송되고 이제 결말을 향해 치닫는 중이네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순수하고 풋풋해서 그 맛에 보기는 하는데, 과장이 지나치게 심하고 전개상의 헛점이 많아서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더랍니다. 김병욱의 명품 시트콤에 길들여진 제 기준으로는 참 많이 아쉬운 작품이에요. 특히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야 할 김선미(전미선) 캐릭터의 널뛰는 듯한 감정선에는 도통 공감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게다가 툭하면 방에서 혼자 웃고 울고 춤추고 엽기표정이나 지으면서 제 감정을 주체 못하고 있으니 오갈 데 없는 푼수처럼 보일 때도 많았습니다. (아무리 시트콤이지만 그럴 필요까지야..;;) 여주인공 캐릭터가 조금만 더 매력적이었으면 얼마나 좋..
노희경 작가의 신작 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는 방송 전부터 제 관심을 끄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JTBC 월화드라마로 편성되는 바람에 단 한 차례도 본방 사수를 한 적이 없네요. 아직은 종편 4개 채널이 몇 번에 설정되어 있는지도 헛갈릴 뿐만 아니라 저녁 8시 45분이라는 방송 시간대도 매우 어정쩡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신경써서 챙겨보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도 본방 사수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와중에 '빠담빠담' 3회는 종편 개국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더군요. 그래봤자 1.6% 정도로, 공중파 드라마와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말입니다. 홈페이지에서 무료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길래 별 부담없이 1~3회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안타까운 마..
배우 이지아가 '아테나-전쟁의 여신' 이후 8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군요.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 '나도 꽃'에 결국 여주인공으로 확정이 되었답니다. 복귀 가능성이 있을 뿐 확실치 않던 상황에서는 무어라 말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 확정이 되었다고 하니 저도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해보고 싶습니다. 현재 그녀의 컴백을 두고 뻔뻔하다고 생각하며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이에 맞서는 다른 한편에서는 이지아의 입장을 옹호하며,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감추어졌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어서 곤욕을 치렀을 뿐인데, 이지아가 뭘 잘못했길래 왜 자숙을 해야 하느냐고 강력히 항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우성과의 관계 역시 남녀사이의 문제니 정확한 내막은 둘만이 알고 있을 뿐이며 제삼자..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스캔들, 서태지와 이지아의 기나긴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도 역시 커다란 놀라움이었습니다. 이혼 소송이니 55억이니 하는 말들은 오히려 관심 밖이었지요. 어떤 연관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람이 십여년간이나 부부였다는 사실 자체가 무엇보다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 세상에 어쩌면 그토록 철통같은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누군가는 그들의 보안 시스템이 농협보다 우수하다고도 말하더군요..;;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알면 알수록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이지아는 고작 중학교 2학년생이었는데, 이미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21세의 서태지가 그 어린 소녀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부터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
예전에 나는 당신을 아저씨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는 그 어떤 말로도 당신을 부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유진이는 이제 더 이상 아홉살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남들처럼 나에게도 평범한 삶이 주어졌다면, 지금쯤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나를 닮은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당신을 만나면서부터 나에게 주어진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지난 20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나는 아홉살 나이에 LA 폭동으로 부모님을 잃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기 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다녀왔던 뉴질랜드 여행은 내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부모님과 함께 숨을 거두었겠지요. 그랬다면 이 세상에 대한 나의 짧은 기억..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4회를 지나면서 조금씩 안정적 구도를 찾아가는 듯 합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초반의 어수선함이 대략 정리되고 주요 인물들의 소개도 거의 마쳤습니다. 지금까지는 정신없이 이쪽 저쪽을 살피며 궁금증을 억누르고 시청해야 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구도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전체적 그림을 감상하면 되는 것입니다. 2회까지 밋밋한 존재감으로 우려를 자아내던 정우성은 3회를 기점으로 주인공다운 존재감을 80% 이상 회복했지요. 대통령의 딸 조수영(이보영)이 납치되던 순간, 그녀를 구하기 위해 이정우(정우성)이 보여 준 액션은 정말 멋졌습니다. 김기수(김민종)과 더불어 티격태격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
'아테나 : 전쟁의 여신' 1~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1회까지만 보았을 때는 대박이겠다 싶었는데, 2회에서는 눈에 띄게 템포가 느려지며 실망감을 안겨 주는군요. 무엇보다 주변의 다른 인물들에 비해 턱없이 약한 존재감으로 자기를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주인공 이정우(정우성)의 캐릭터가 문제였습니다. 원래 주인공은 가능한 한 첫방송에서부터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벌써 2회가 지나갔는데도 이렇게 존재감이 희미하다면 그것은 앞으로 드라마 자체에 큰 결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까지로 봤을 때 가장 강하고 뚜렷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인물은 여주인공 윤혜인(수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동양적이고 고전적인 청순미인 수애와는 썩 어울리는 역할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수애는 1회부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