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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이 1990년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각광받고 있는데, 의외로 나는 '토토가'에서 특별한 감동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나 역시 90년대 노래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즐겨 들었던 사람이지만, 댄스곡 위주의 경쾌한 무대로 꾸며진 '토토가'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덧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른 가수들이 20대 초반 시절의 풋풋함을 똑같이 재현해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은 좀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쩌면 흐르는 세월따라 나의 감성이 변해버린 탓인지도 모르겠다. '토토가' 열풍 속에 상대적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2'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나는 거기서 잔잔한 감동과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연말연시를 보내는 중이다...
이번 주 '불후의 명곡'은 '전설의 포크 듀오' 특집으로 이루어졌다. 어릴 적부터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통기타 선율과 포크 음악을 좋아했던 나에겐 더없이 반가운 기획이었다. '트윈폴리오'의 윤형주, '4월과 5월'의 백순진, '해바라기'의 이주호가 함께 전설로 출연했는데, 오프닝 무대는 그들 세 명이 함께 부르는 '사랑의 시'였다. '해바라기'의 수많은 노래 중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이지만 나는 역시 포크매니아(?)답게 매우 잘 알고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오랜만에 이주호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통기타 전주를 듣는 순간부터 온 몸에 전율이 일기 시작했다.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요~♬" ..... 맞다, 정말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서로 다른 팀에 속해 있다 보니 한 무대에 서서 함께 노래해..
드디어 설설희(서하준)의 일편단심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오로라(전소민)는 설설희의 병이 낫든 아니든 상관없이 평생 그의 아내로 살아갈 것을 서약하며 흰 옷을 입고 그의 곁에 섰다. 다행스런 일이었다. 응답받지 못한 외사랑으로 오랫동안 힘겨워했던 설설희가 이제 오로라의 진실한 응답을 받아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그의 병이 완치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무사히 천수를 누리게 된다면 가장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다 해도 가장 열렬한 소망을 이루었으니 여한은 없을 터이다. 이제 그들에게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 외아들에게 닥친 병마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좌절을 맛본 설국(임혁) 회장과 안나(김영란) 여사에게도 그보다 더한 위로는 없을 것이다. 결혼식의 축가를 부르는 사람은 록그룹 '부활..
8월도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는 '불후의 명곡' 무대에 서서 '사의 찬미'를 불렀습니다. 구한말 신여성의 대표주자이며 한국 최초의 여성 성악가였던 소프라노 윤심덕은 서른 살 되던 1926년 7월, 오사카의 닛토레코드회사에서 음반 취입을 의뢰받고 일본으로 건너갔죠. 레코드 취입을 다 마친 8월 1일, 윤심덕은 음반사 사장에게 특별히 한 곡을 더 녹음하고 싶다고 청했다는군요. 요시프 이바노비치 작곡 '다뉴브 강의 잔물결'에 윤심덕이 직접 한국어 가사를 붙인 그 노래가 바로 '사의 찬미'였는데, 결국 이 노래는 윤심덕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녹음을 마친 윤심덕은 당시 연인이었던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에 올랐지만, 이후 그들은 세상에 ..
'위대한 탄생' 시즌1이 백청강을 우승자로 배출시키며 끝이 났습니다. 너무 예상하고 있던 결과여서 아무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위탄'은 결승 진출자들에게 스스로 가장 자신있는 노래를 선곡하여 부를 수 있도록 자유 미션을 주었는데, 이태권은 윤도현 밴드의 '박하사탕'을, 백청강은 빅마마의 '체념"을 선택했습니다. 둘 다 무난하기는 했으나, 결승전 치고는 너무 임팩트가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동안 무척 깊은 애정을 갖고 시청하던 프로그램인데, 이렇게 무덤덤한 마음으로 그 마무리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조금은 씁쓸하더군요. 오히려 예선이나 멘토스쿨 시절에는 참가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가슴이 울린 적도 많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어쨌든 '위대한 탄생-시즌1'은 김태원의 드라마였습니다...
'남자의 자격 - 송년의 밤'은 기획 자체로만 보면 대단할 것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단순하게 노래자랑과 경품 행사를 한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점을 놓고 생각한다면, 그 어떤 거창한 기획보다 더욱 큰 감동을 전해 준 방송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멤버들의 절친은 물론이고, 지난 1년간 '남자의 자격'과 조금이라도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기꺼이 그들의 부름에 응해서 달려와 주었습니다. '직업 체험' 편에서 이경규가 하루 동안 일했던 중국집의 여사장님을 비롯하여, 이윤석의 도배사 자격증 획득을 도와 준 학원 선생님들과 김태원의 알공예 선생님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미남 태권도 관장님도 훤칠한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 '유기견 입양' 편에서 새로운 사랑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