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종차별 (4)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비정상회담' 제22회의 안건은 '차별'이었다. 직장 내 성차별로 승진의 기회가 막혀 이직을 고민중이라는 한국 여성의 안건을 주제로 G10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주 '비정상회담'은 더욱 더 유익하고 감동적이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여 수많은 종류의 차별과 그에 대처하는 자세를 진솔히 털어놓으니 귀 기울여 듣고 배우며 본받을 내용이 무척 많았다. 그 중에도 특별히 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던 장면들은 다음과 같다. 다니엘은 자신의 조국 독일의 역사를 이야기하던 중, 아주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지나가듯이 말했다. "1차 대전 때 사실 독일이 잘못했잖아요, 그래서..." 독일인인 다니엘이 수많은 외국인들 앞에서 그토록 선선하게 독일의 과거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
한 때 명실상부한 국민예능이었던 '1박2일', 그 전성기를 이끌었던 나영석 PD가 tvN에서 제작한 '꽃보다 할배'에 대중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라는 4명 꽃할배의 이름만으로도 그 존재감이 벅찬데, 43세의 품격있는 청년(?) 이서진이 짐꾼으로 전격 합류하면서, 케이블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그 화제성은 공중파의 모든 예능을 가뿐히 뛰어넘었죠. 평균 연령 76세에 달하는 노년의 배우들을 주인공 삼아 만들어진 유럽 여행 버라이어티라니, 발상부터가 퍽이나 신선하여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들의 첫번째 배낭여행지는 프랑스 파리였군요. 폭발적인 화제성에 비해 1~2회를 시청한 저의 소감은 뭐 그냥 그렇다는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에 있었는데요. 파리는 불과..
*** 어제 올렸던 제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파리의 한 백화점에서 화장실을 찾지 못해 힘겹게 헤매던 중... 한 백인 여자가 어떤 문을 열고 나오는데 그 안에서 분명히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그 곳이 화장실인 건 틀림없었죠. 앞뒤 생각할 것 없이 급하니까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을 거의 닫으려는 순간 밖에서 한 여자가 큰 소리로 외치며 달려오더군요. "농, 농, 농 (Non, Non, Non)!!!" 순간 저는 그냥 재빨리 문을 닫고 잠가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이 낯선 곳에서 그런 행동을 하고 난 후의 뒷처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그들의 세상'에서 제대로 기가 죽은 (한 마디로 완전 쫄은) 거였죠. 쭈뼛거리는 사이에 한 백인 여자가 사..
최근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한 남자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처럼 생긴 외모 때문에 어딜 가나 차별과 놀림을 받고 반말을 듣게 된다는 이야기였죠. 말하자면 한국에서 자행되는 '인종차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글감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최근 다녀온 신혼여행에서 저도 바로 그 '인종차별'을 생생히 체험했거든요. 결혼 준비하느라 글쓰기를 오래 쉬었지만, 신랑과 저의 사랑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뤄두고(^^;;) 우선은 파리 신혼여행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 합니다... 총평부터 말해 본다면, 저로서는 (물론 좋은 것도 있었지만) 무척이나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낯선 곳에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편이고, 익숙한 환경에 있어야 마음의 안정을 찾는 소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