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희진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정우와 공효진의 이름을 믿고, 개봉하자마자 '러브픽션'을 보았습니다. 과연 하정우와 공효진의 후덜덜한 연기력이 이 영화를 살렸더군요. 그들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면 별로 가망이 없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영화 자체의 퀄리티는 높지 않습니다. 연애를 소재로 만든 영화들은 보통 고백하기 이전의 설레는 감정에서부터 사랑이 시작되기까지의 풋풋한 시간들을 주로 다뤘다면, '러브픽션'은 연애의 시작에서부터 연애를 오래 지속한 커플들이 겪어 나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제작진 측에서는 주장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물론 영화가 아니라 가요이긴 하지만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발표된 시점이 1992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년 전입니다. "저녁이 되면..
드디어 10년 전, 국보소녀의 해체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그 원인은 한미나(배슬기)에게 있었습니다. 미나는 옛 동료였던 제니(이희진)와 강세리(유인나)를 불러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국보소녀로 활동할 당시, 연예인의 삶 자체를 너무도 힘겨워했던 미나는 남자 아이돌 스타(브라이언)와 사랑에 빠졌고, 그와의 결혼을 통해 현실에서 달아나려 했습니다. 부적절한 상황이지만 그녀에게 잉태된 아기는 현실에서 도망갈 수 있게 해 줄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멤버들 중에서는 오직 리더인 구애정(공효진)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구애정이 자기를 따돌린다고 오해한 강세리가 음료수에 약을 타는 해서는 안 될 장난을 했고, 우연히 구애정 대신 그 음료를 마신 한미나는 유산을 하고 말았..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드라마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훤히 예상되는 것들이 있고, 각오해야 할 것들도 있지요. 우선 남주인공은 성격 까칠하고 이기적인 듯하지만 그 가슴 속에는 깊이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그 상처는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장근석)처럼 엄마에게서 버림받은 정신적 상처일 수도 있고,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차승원)처럼 몸이 병들었던 탓에 겪어야 했던 육체적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초반에 남주인공의 까칠함을 보며 살짝 재수없다고 느끼던 시청자들은 점차로 그 가슴 속에서 아직도 웅크린 채 떨고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연민에 젖게 됩니다. 그에 비해 서브남, 즉 여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남주인공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인물은 아주 어른스러운 남성입니다. 어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