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윤동주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때로는 무언가를 보고 들은 감동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완벽에 가깝게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들었을 때에 그렇습니다. 그것에 대해 무슨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일 등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차피 그 실체에서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담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턱없이 모자란 표현으로 그 날카로운 감동이 오히려 무디어질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윤형주는 평생 수천 곡의 노래를 작곡했으나 오직 육촌형인 윤동주의 시만은 건드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멜로디를 입혀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시 다칠라~" 하시는 아버님의 말씀에 번번이 포기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그래도 부족한 글이나마 지금 남..
'놀러와 - 세시봉 친구들'은 음악과 토크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감동과 재미를 자아냈던 최고의 방송이었습니다. 나이로는 큰형이지만 철들지 않는 이미지로 인해 동생들의 구박을 받던 조영남은 아슬아슬한 민폐형이면서도 자유로움에 대한 향수를 묘하게 자극하는 면이 있더군요. 송창식도 그에 못지 않게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조영남이 보다 세속적이라면 송창식은 훨씬 기인적이고 속세를 떠난 신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언제나 밤 9:30에 점심식사를 하고 새벽 2:00에 저녁식사를 하는 송창식과 40여년을 친구로 지내 온 윤형주에게 어떤 지인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합니다. 그리고 63세의 막내 김세환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미소로 자리를 편안하게 해 주었지요. 그런데 '세시봉 친구들' 모임을 단순한 음악회처..
프레스블로그에 등록은 해 두었지만 거의 활동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시(詩)'를 주제로 포스팅을 하라는 메일이 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모처럼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참여해 볼까 합니다...^^ 학창 시절에 국어 수업을 위해서 참으로 많은 시를 외웠었고, 어른이 되어서도 제가 스스로 좋아하는 시가 많았기에 애써 여러 편을 외워 보았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점차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활동을 시작하여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 외웠던 두 편의 시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동시를 제외하고 제가 가장 어린 나이에, 깊은 감동을 느껴서 푹 빠져들어 외웠던 시였거든요. 한 편은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이고, 또 한 편은 윤동주 시인의 '눈 오는 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