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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2012년 들어서 한가인은 무척 바쁩니다. '해를 품은 달'이 끝난 후에도 영화 '건축학개론'의 홍보차 여기저기 인터뷰나 예능 출연에 임하고 있지요. 어느 인터넷 신문사에서는 '건축학개론'에서 보여지는 한가인의 연기가 '해를 품은 달'에서보다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선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건축학개론'의 촬영이 '해를 품은 달'보다 먼저 이루어졌음을 생각할 때, 연기가 발전했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음을 누구나 알 수 있으니, 그 억지스런 몸부림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 한가인이 이번 주에는 '런닝맨'의 단독 게스트로 출연을 했습니다. 런닝맨에서는 '연우아씨' 한가인을 맞이하여 특별히 그녀만을 위한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를 마련했더군요. 물론 평소에도 어느 정..
국내외적 인기가 날로 높아져 가면서 '런닝맨'의 퀄리티도 점점 더 높아져 갑니다. 제작진이 그야말로 신명나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듯, 게스트 섭외라든가 새로운 게임 발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가 여실히 느껴지는군요. 예전에는 '방울 숨바꼭질' 등의 괜찮은 게임 아이템이 한 번 잡히면 죽어라 그 효능이 떨어질 때까지 우려먹으려는 듯한 안일한 느낌도 있었는데, 이제는 매주마다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니 정말 신기하고 날마다 기대감도 커집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탓일까요? 조금씩 부작용이 드러나며, 저같이 둔하고 허술한 사람의 눈에도 작위적인 수법이 뻔히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제가 드라마 분석에는 약간 요령이 있지만 워낙 눈치가 없는 편이라 예능의 속임수는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하는 편인데..
게스트의 인원수와 그들의 네임밸류로 보았을 때, 여수 특집은 '런닝맨' 제작진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회차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지진희, 김성수, 주상욱, 이천희가 '킬러팀'을 이루어 '런닝맨' 멤버들과 대결을 벌였던 지난 주 방송도 정말 흥미진진했었지요. 각자 영화와 드라마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와 프라이드를 지니고 있는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한꺼번에 무려 4명이나 출연했다는 사실부터가 예사롭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모두 균형잡힌 늘씬한 체격에 간지(?) 작렬하는 검은 양복들을 차려입고 와서, 나름 킬러랍시고 멋진 포즈까지 잡아 주니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긴 하더군요. 방송이 시작되면서부터 확실히 눈은 제대로 호강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킬러들의 어설..
목요일 밤마다 즐겨 보던 '해피투게더'를 어느 순간부터 안 보기 시작한 것은, 좀 미안하지만 G4가 투입되고 나서부터입니다. 토크쇼가 산만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기존의 MC 4명도 많은 듯해서, 유재석과 박미선 2MC 체제로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신인급 개그맨이 갑자기 무려 4명이나 한꺼번에 투입되니까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군요. MC 4명에 게스트도 최소한 4명 이상이고, 게다가 개그맨 G4까지 더해지니, 그 좁은 목욕탕에 12~13명이 들끓는 모양새는 보기만 해도 답답했습니다. 게다가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쇼는 즐기는 편이지만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은 취향에 맞지 않아서 안 보는 저로서는, 그들이 애써 준비해 온 개그도 솔직히 별로 재미있는 줄 모르겠고, 야심차게..
최근 '무한도전'은 다른 프로그램의 맛갈스런 패러디를 부쩍 즐기고 있습니다. MBC는 말할 것도 없고 타 방송사의 '짝'까지 패러디했을 정도니까요. 이런 '무한도전'에서 2011년 최고의 핫이슈였던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 기획된 '나름 가수다'가 드디어 방송되기 시작했군요. 지난 3회에 걸쳐 화제를 모았던 '무한도전 가요제'가 창작의 신비를 체험하게 해주었다면 '나름 가수다'는 편곡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테니, 나름 색다른 재미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기대해 왔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치 못했던 즐거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음악요정(?) 정재형이 자청하여 MC를 맡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순정마초' 이..
사실 저는 연말마다 각 방송사에서 개최되는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 등의 시상식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평소 TV 연예에 관심이 많고 드라마와 예능을 무척 좋아하지만, 저 같이 평범한 시청자 입장에서 시상식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언제부턴가 하기 시작했거든요. 어차피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는 일...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끼리 서로 힘내라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여러가지 상을 만들어 골고루 나눠갖는 것... 시상식을 그런 정도로 인식하면서, 저는 그들이 만들어낸 드라마나 예능 등의 작품을 즐기면 그뿐이지, 누가 상을 받고 안 받는 문제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좀 뒤늦은 관심이 생기더군요. KBS 연예대상에서 '1박2일'..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가끔씩 그 자리에 출연하지도 않은 사람의 존재감이 엄청나게 부각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황금어장 - 라디오스타'의 '무한도전' 특집에서는 박명수, 하하, 정형돈 세 사람만 출연했는데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유재석의 존재감이 너무 크게 느껴졌었죠. 그런데 이번 주의 '해피투게더'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한 사람 '윤종신'의 존재가 너무 크게 드러나는 바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유재석과 '무한도전'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이름이니 만큼 그럴 수 있다 쳐도 '해피투게더'와 윤종신은 별 상관도 없는데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너무 뜻밖이었으니까요. '목욕탕 음악회 특집' 이라는 주제하에 4명의 실력파 가수들이 찜질복을 입고 모여 앉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
"임금이 태평한 태평성대를 보았느냐? 내 마음이 지옥이기에, 그나마 세상이 평온한 것이다!" 세종(한석규)의 이 대사를 듣는 순간, 제 머릿속은 텅 비워지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의 드라마 내용은 그저 건성으로 보아 넘겼을 뿐입니다. 한글을 기습적으로 반포하려던 세종의 계획은 한 발 앞선 밀본의 폭로로 인해 수포로 돌아갔고, 자기 민족의 글자를 갖는 것이 스스로 오랑캐가 되는 길이라 여기던 사대부들은 세종에게 격렬한 저항을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 한글에 관련된 연구 자료들을 몰래 옮기려던 광평대군과 소이(신세경)는 밀본에게 납치까지 당하지만, 모든 집착을 내려놓고 혼자 멀리 떠나려던 강채윤(장혁)이 하필 그 현장을 목격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구원자가 되어 줍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강채윤도 결국 세종의 사..
싱어송라이터 특집으로 꾸며진 '놀러와'에 조덕배, 강산에, 조규찬이 출연했습니다. 역시 섭외력이 대단하더군요. 다른 두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조덕배의 모습을 토크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첫 예능 출연에 무척 긴장했다던 조덕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골방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해가며, 너무 편안해서 잠이 쏟아질 지경이라는 농담을 할 만큼 릴랙스해졌습니다. 현재도 뇌졸중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탓에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여서 안타깝긴 했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벼운 농담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는 훌륭히 극복해낸 모습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뇌출혈 당시 웃음에 관련된 신경이 건드려졌기 때문에, 그 이후 조덕배는 스스로 웃음을 통제할 수 없는 어..
'라디오스타'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출연한다고 해서 지난 주부터 기대를 했었는데, 참석한 멤버는 박명수, 정형돈, 하하 세 명뿐이었습니다. 유재석과 노홍철이 없는 '무한도전'은 솔직히 그 분위기가 잘 살지 않더군요. 이제껏 몰랐던 박명수와 정형돈의 색다르고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으나, 찰지고 재미있는 방송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웠습니다. 출연하지도 않았건만 유재석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명실상부한 1인자의 위용은 그가 없는 자리에서도 훤한 빛을 밝히는 듯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김구라와 박명수는 처음부터 티격태격하며 독설 대결을 시작했는데, 박명수는 즉흥적으로 개그를 칠 때 전혀 상황을 안 보고 들어간다면서 김구라가 공격하자, 박명수는 "내가 상황을 왜 봐요? 재석이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