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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겨우 2회가 방송되었을 뿐인데 '열애'의 속도감이 대단하다. 양태신(주현) 회장의 죽음이 멀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빨리 닥쳐올 줄은 몰랐다. 강문도(전광렬)가 악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서운 발톱을 꽁꽁 숨긴 채 인내하며 지내 온 시간이 얼마인데 이토록 쉽게 속내를 드러낼 줄은 몰랐다. 장인이 비록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아직은 시퍼런 눈빛으로 살아 있는데, 그 앞에서 두려움 없이 본색을 드러내는 강문도의 모습은 핏빛처럼 섬뜩했다. 그 태도는 살인을 결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장인의 말 한 마디면 이제껏 쌓아 온 공든탑이 단숨에 무너지고 모든 판도가 뒤집힐 거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 그런다는 건, 그 순간 이후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도록 장인의 목숨을 ..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 드라마의 장르는 분명히 정통 멜로인데, 보면 볼수록 추리물이나 스릴러처럼 섬뜩한 느낌이 짙어지니 무슨 까닭일까요? 여주인공 오영(송혜교)의 죽은 오빠로 위장하고 거액의 돈을 노리며 그녀의 대저택에 침투한 남주인공 오수(조인성), 이 사람 때문일까요? 하지만 이 남자는 별로 독하지도 못하고 음흉하지도 못합니다. 지금은 진소라(서효림)의 농간에 걸려 단기간에 78억을 갚지 않으면 꼼짝없이 죽게 될 처지라 어쩔 수 없이 사기를 치고 있지만, 원래는 이런 일에 취미도 없는 사람이에요. 전문 포커 겜블러로서의 뛰어난 실력이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그깟 돈쯤은 어렵잖게 손에 넣을 수도 있고, 삶 자체의 목표가 없다 보니 돈에 대한 욕심도 크지 않은 편입니다. 좀 까칠하고 못된 구석은 ..
"49일 동안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세 명을 찾는 거야. 그럼 당신이 살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걸 어떻게 증명해?"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생각하면서 흘리는 눈물이 그 증거야. 순도 100%의 눈물 세 방울" 1회에서 억울한 사고로 죽음의 위기에 놓인 신지현(남규리)의 영혼과 스케줄러(정일우)가 나누었던 대화입니다. 신지현은 30명도 아니고 3명의 사랑도 못 받고 사는 사람이 어딨냐면서 자신만만하게 49일 여행을 시작했지요. 그런데 '49일'의 시청자라면 모두 아시다시피 지금 엄청나게 고전중이며, 현재로 봐서는 미션에 실패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혈육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그녀의 침상 앞에서 나날이 피가 말라가는 부모의 눈물은 소용이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