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알리 (1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번 주 '불후의 명곡'은 '전설의 포크 듀오' 특집으로 이루어졌다. 어릴 적부터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통기타 선율과 포크 음악을 좋아했던 나에겐 더없이 반가운 기획이었다. '트윈폴리오'의 윤형주, '4월과 5월'의 백순진, '해바라기'의 이주호가 함께 전설로 출연했는데, 오프닝 무대는 그들 세 명이 함께 부르는 '사랑의 시'였다. '해바라기'의 수많은 노래 중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이지만 나는 역시 포크매니아(?)답게 매우 잘 알고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오랜만에 이주호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통기타 전주를 듣는 순간부터 온 몸에 전율이 일기 시작했다.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요~♬" ..... 맞다, 정말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서로 다른 팀에 속해 있다 보니 한 무대에 서서 함께 노래해..
2주에 걸쳐 방송된 '불후의 명곡2' 전설 조영남 편의 최종 우승은 '내 생애 단 한 번만'을 열창한 알리에게 돌아갔다. '내 생애 단 한 번만'은 칸소네 가수 마시오 라니에리의 'Magia'를 번안한 곡이다. 조영남은 '딜라일라'등의 번안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 노래 역시 발표되자 마자 큰 인기를 끌어 같은 제목의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조영남은 인기 여배우 남정임과 더불어 일약 남주인공으로 열연(?)했다고 한다. 알리의 무대가 끝나자 조영남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내가 만들었단 말인가!" 하면서 알리를 칭찬하기보다 자기 자랑을 먼저 했는데, 번안곡을 자기가 만들었다고 으스대면서 민망한 기색조차 없으니 오히려 보는 사람이 민망할 지경이었다. 이어서 조영남은 "내가 알리와 연애를 한다면..." 하..
지난 주에는 오랫동안 고정 출연하던 가수들이 무려 4팀이나 한꺼번에 하차했고, 이번 주에는 그 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가수들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임태경의 하차가 무척이나 아쉬워서 앞으로 '불명2'를 시청하는 재미가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도 '울랄라세션'이 고정으로 합류하면서 토요일 저녁의 화려한 축제는 계속 이어지게 될 듯하군요. 어떤 노래를 불러도 클래시컬한 느낌이 들던 임태경과 달리 울랄라세션은 어떤 노래든간에 가장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해석을 보여주니, 그들의 상반되는 색채로 인해 축제의 빛깔도 달라졌습니다. 임태경이 눈 덮인 크리스마스의 하얀빛이라면 울랄라세션은 한여름 바다의 짙은 푸른빛이라고나 할까요? 그러고 보니 벌써 6월... 여름의 시작이네요. 알리의 빈자리는 소냐가..
'나는 가수다' 시즌2는 여전히 전쟁터이지만, 순위와 탈락의 부담이 없는 '불후의 명곡2'는 점점 더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되어가고 있군요. 특히 전설 '윤복희-윤항기' 편은 깊은 감동을 주면서도 아릿한 슬픔이 느껴졌고, 한편 아쉬우면서도 한편 흐뭇한 것이 마치 기나긴 축제의 마지막 밤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불명2'의 가족으로 함께 해 온 가수들이 무려 4팀이나 한꺼번에 잠정휴식을 선언하고 하차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탈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야 있겠지만, 그래도 이별은 이별인지라 허전함을 달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에 출연한 6팀의 무대는 모두 알차고 훌륭했습니다. 하차하는 가수들이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마지막 무대를 준비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남..
80~90년대의 청춘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룹 '동물원'의 리더였던 김창기씨가 이번 주의 전설로 초대되었습니다. 당시의 명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 자리에 어울리는 인물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의외였습니다. 현재 '동물원'은 사실상 해체된 그룹이라고 봐야 하며, 메인 보컬이었던 김광석은 오래 전에 사망했고, 다른 멤버들은 현재 모두 가수가 아닌 다른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제껏 전설 자리에 초대된 인물들이 평생 전문 음악인으로 활동하며 젊은 가수들의 귀감이 되어주는 선배 뮤지션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오늘의 전설은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김창기씨의 현재 직업은 소아전문 정신과 의사라고 합니다. (방송 연예 블로거인 저는 보통 리뷰를 쓸 때 연예인의 이름 뒤..
송창식이 전설로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줄곧 기다려 온 '불후의 명곡2-송창식' 편이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송창식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후배 가수들의 출연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14명의 가수를 초대하게 되었으므로 방송을 2주에 걸쳐서 진행하게 되었다는군요. 초기부터 꾸준히 시청해 왔던 제 기억으로 이런 경우는 처음이지 않나 싶습니다. 보컬리스트 특집이라든가 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한 분의 전설을 모시고 진행할 때는 언제나 7명의 출연 가수로 제한하여 1회 방송분으로 끝냈었거든요. 저 혼자만 송창식을 심하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의 귀는 다 비슷한가봅니다. 어떤 기사의 댓글을 보니, 송창식이 나온대서 약속도 미루고 집에서 '불후의 명곡'을 시청했다는 사람..
가수 알리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는 노래 '나영이'의 가사를 처음 접했을 때,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섬뜩함과 오싹함을 느꼈습니다. 일단 가사 내용이 너무 원색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 표현들이 심하게 잘못되어 있었기 때문에 황당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끔찍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였던 그 어린아이는 청춘을 버린 것도 아니고 몸을 팔거나 영을 판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남의 인생을 가리켜서 대놓고 "불쌍한 인생아" 하고 부르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고, 게다가 '더럽혀진 마음'이라는 표현은 더욱 말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빛과 바람소리 낙엽을 태우네 눈보라를 태우네 땅 끝에서 퍼지는 깊은 바다소리 태양을 비추네 하늘을 비추네 살아 숨쉬는 것 조차 힘에 겨워 이렇게 해가 저물길 기다리네 이제 도망가지 ..
'불후의 명곡2 - 영화음악 특집'에는 유난히 신나는 무대가 많았습니다. 7명의 가수들 중 무려 5명이 빠른 템포의 노래를 선택했고, 많은 백댄서와 소품들을 활용하여 화려한 무대를 꾸몄기 때문입니다. 청중들이 그 강렬함에 도취된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조용한 노래를 불렀던 브라이언과 이석훈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쓸쓸히 물러나야 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뽑은 최고의 무대는, 음악을 향한 진지함과 깨끗한 목소리가 돋보였던 브라이언의 였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자신의 이미지가 예능인으로 굳어져가는 것을 느끼고,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해 '불후의 명곡2' 출연을 결심했다는 브라이언은, 최소한 아직까지는 그 초심에 걸맞게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자신과 함께..
현재 9라운드 경연이 진행중인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이어질 10라운드에 새 가수로서 테이가 합류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섭외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합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다른 내용의 기사가 나기도 했지만, 이제껏 그런 식으로 연막을 치던 가수들 대부분이 소문 그대로 합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테이의 합류도 거의 기정사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최근 '나가수'의 출연진들은 그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주현을 필두로 하여 바이브의 윤민수가 그 뒤를 따랐고, 최근에는 거미까지 동참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테이가 합류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테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그의..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