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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교체된 후, 손영목 작가의 '메이퀸'은 김순옥 작가의 '다섯 손가락'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확연한 승세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순옥 작가 특유의 자극적인 스토리로 무장한 '다섯 손가락'의 약진이 예상되던 초반과는 좀 다른 양상이죠. '메이퀸'은 촘촘한 구성과 개연성 있는 스토리뿐 아니라 각각 뚜렷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를 많이 등장시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반면, '다섯 손가락'은 의외로 단순하고 진부한 선악 대결 구도를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독한 대사들에 너무 치중한 탓인지 캐릭터의 개성조차 말살시키는 패착을 두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선역과 악역이 나뉘어 있지만, 인물들이 모두 어찌나 독하고 무섭고 이기적인지 다 비슷해 보여서 선역과 악역의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예요. 독..
제가 과연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해를 품은 달' 초반에 드라마가 너무 맘에 들어서 원작 소설을 구입할 정도로 깊은 정을 기울였지만, 한가인의 등장 이후 채 4회를 견디지 못하고 시청을 접어버린 저였으니까요..;; 지금은 천재성이 다분해 보이는 아역배우 김유정의 열연으로 꽤나 멋진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인 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어떨지, 저의 예감은 별로 밝지 못한 편입니다. 아직 등장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안좋은 소리를 하는 건 좀 그렇지만, 특히 여주인공 천해주 역할을 맡은 한지혜의 경우는 심히 우려가 되는군요. 결혼 후 한동안 활동을 쉬고 있다가 오랜만에 컴백하는 듯한데, 전성기 시절에도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단 한 번도 몰입하지 못했던 제 경험을 미..
시대 배경이 현재로 넘어오고 서준(장근석)과 정하나(윤아)의 산뜻한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드라마의 분위기는 한 순간에 싹 달라졌습니다. 4회까지의 견딜 수 없는 답답함에서 벗어난 것은 좋은데, 일본 올로케로 진행된 5회에서는 약간의 거부감을 떨칠 수 없더군요. 물론 북해도의 절경은 아름다웠지만, 일본의 여행지 곳곳을 친절하게 소개하듯이 보여준 것도 모자라, 하필이면 남녀 주인공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거기서 처리하고, 남녀가 다이아몬드 스노우를 함께 보면 사랑하게 된다는 전설까지 등장하니까, 이건 뭐 완전히 일본 드라마 같았거든요..;; 하지만 어차피 일본 수출용이고, 자본의 힘을 무시할 수도 없으니 대충 이해해야겠죠. 6회에는 비로소 모든 등장인물이 2012년 현재, 한국으로 모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사랑비'를 3회까지 시청했지만, 남주인공 서인하(장근석)의 매력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 시대의 사랑 방식은 대부분 그랬었다고 아무리 변명해봤자, 이 시대 시청자들의 눈에는 답답하다 못해 찌질해 보일 뿐입니다. 김윤희(윤아)의 마음이 자기에게로 향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 이동욱(김시후)과 잘 됐으면 좋겠다는 둥, 사귀게 되어서 축하한다는 둥 속터지는 소리만 늘어놓더니, 자원입대 신청을 해놓고서야 비로소 그녀에게 자기 마음을 고백하는 태도는 백 번 이해할래도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건 정말 이기적인 행동이었어요. 자기는 어차피 떠날 거면서, 왜 윤희를 부담스럽게 하는 거죠? 동욱과 잘 되기를 바랐던 마음이 진심이라면 아무 말 없이 떠났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동욱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이제껏 ..
새로 시작하는 월화드라마 중 일찌감치 '사랑비'를 정해 놓고 기다리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남주인공 '서인하'의 캐릭터였습니다. 여성 시청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멜로드라마의 특성상 남주인공의 캐릭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고, 또래 남자 배우들 중 최강으로 손꼽히는 장근석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더해진다면 진짜 멋있을 듯 싶었거든요. 게다가 상대역인 윤아는 외모에서부터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모습 그대로이니, 저는 오랜만에 복고풍 정통 멜로에 푹 젖어들 생각을 하며 벌써부터 약간 설레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이런 종류의 감성 멜로 드라마를 볼 수 없었기에, 2006년 '봄의 왈츠' 이후 6년만에 재결합한 오수연 작가와 윤석호 PD가 다시 한 번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기를 소망하고 있었지요. 일단 미적(美的)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