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세바퀴 (17)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얼마 전 방송된 '글로벌 특집'의 반응이 괜찮았던지 '세바퀴'에서는 또 한 차례의 '글로벌 특집'을 마련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새삼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흐뭇해지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외국인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지는 시간이 있었으니, 그들이 한국에 와서 겪었던 몇 가지 충격적인 일들을 고백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작년 초에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인종차별의 불쾌감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는지라, 한국 땅에서 설움을 당한 외국인들의 체험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까닭이다. 파라과이에서 온 미녀 아비가일은 "동두..
지난 주에 방송된 '세바퀴 - 글로벌 특집'을 뒤늦게 시청했다. 출연자들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또는 한국의 문화를 자신의 나라에 전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외국인들이었다. 라이언 케시디(캐나다), 후지이 미나(일본), 장 세바스티앙(프랑스), 브래드(미국, 버스커버스커), 파비앙(프랑스), 아부다드(가나), 로버트 할리(하일, 미국)는 저마다의 특기를 뽐내며 남다른 한국 사랑을 자부했다. 이미 연예인으로서 이름을 알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푸른 눈의 판소리 명인 라이언 캐시디와 프랑스 택견 고수 장 세바스티앙과 의학 엘리트 아부다드는 약간 생소했는데, 외국인으로서 한국을 깊이 사랑해주는 마음들은 한결같이 고마웠다. 그 중에도 한양대학교 의생명공학 박사과정이라는 가나 청년 아부다드는 아주 특별한 인상을..
툭하면 심한 노출이라든가 정도를 넘어선 야한 춤 등으로 화제가 되곤 했던 10대 소녀, 포미닛의 현아에 대해 저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모두 본인이 원해서 그러는 거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소속사에서 그 아이만 콕 집어서 유난히 그런 쪽의 컨셉을 잡게 하는 데는 본인이 제공하는 이유도 상당히 있지 않을까 싶었고, 별로 호감이 가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세바퀴'에 나와서 골반 댄스를 추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낯뜨거워서 이게 정말 현실인가 싶더군요. 춤의 동작 자체가 몹시 선정적이기도 했지만, 그 때는 춤에 걸맞는 복장이 아니라 몹시 짧고도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지라, 속이 다 들여다보일 듯해서 너무나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었던 것입니다. 현아가 지금은 스무 살이지만 그 때만 해도 10대의 ..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임재범의 모습을 개그맨 정성호가 너무 똑같이 흉내내어서 '도플갱어' 소리까지 듣는다는 기사를 읽었지만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비슷해봐야 뭐 얼마나 비슷하겠는가 생각했지요. 그런데 '세바퀴'에 출연한 정성호의 모습을 보고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얼핏 잠들었다가 눈을 떠 보니 '세바퀴'가 방송되고 있었는데, 순간 진짜 임재범이 출연한 줄 알고 깜짝 놀랐거든요. 단지 옷차림과 머리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저절로 풍겨나오는 아우라마저 흡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줄 몰랐는데 두 사람의 얼굴도 많이 닮은 것 같더군요..;; 처음 도플갱어 운운하는 기사만 읽었을 때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 임재범을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 같아서 별로 마음에 들지 ..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관우, 박완규, 김범수 등의 노래를 들으며 "참 좋다~"고 느끼면서도 저는 "꼭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노래가 좋으면 그뿐이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아서 얼굴 공개를 안하나보다 했지요. 예를 들어 '좀머씨 이야기', '향수'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자신의 얼굴이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 나머지, 동의 없이 사생활의 일부 내용을 언론에 유출시킨 지인과는 절교까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세상에 그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꽤 많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더군요. 그들 자신은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노출하고 싶었지만 기획사에서 막..
컴백 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동방신기의 모습을 '세바퀴'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고정패널과 출연자가 많은 프로그램이라 개별적인 토크는 거의 들을 수 없었지만, 제게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다짜고짜 스피드 퀴즈'에서 유노윤호가 통화 상대자로 원로 여배우인 윤여정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친분관계라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2009년 가을, 두 사람은 같은 드라마에서 만나 굉장히 아름다운 커플(?) 연기를 보여 준 적이 있었더군요. 워낙 시청률이 좋지 않았고, 저도 보다가 중간에 포기했던 드라마인지라 깜박 잊었었는데, 덕분에 생각이 났습니다. '맨땅에 헤딩'은 작품성 면에서 별로 높이 살만한 드라마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
'세바퀴'에 개그맨 손헌수가 출연했습니다. 평소에 정통 개그 프로그램을 즐기는 편이 아닌 저에게는 차라리 생소한 얼굴에 가까웠습니다. 개그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보기 어려운, 다소 외면받는 연예인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대중의 사랑에 목마른 연예인은 정말 많습니다. 기타등등의 요소를 일단 배제하고 원칙만을 말한다면, 가수는 노래로 어필하고 배우는 연기로 어필하고 개그맨은 웃음으로 어필합니다. 그런데 웃음이라는 소재는 자칫하면 무리수로 흐르기가 쉽지요. 물론 꼭 개그맨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확고히 인식시키려는 욕심에 무리수를 던지는 연예인은 물론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연예인보다 개그..
'세상을 바꾸는 퀴즈' (이하 '세바퀴')는 대략 1년 전까지만 해도 기타 예능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경실, 조혜련, 김지선 등 기 센 아줌마들의 오버스러움은 애교스런 할머니 선우용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아래 융화되어 거부감의 덫을 비켜났고, 그 위에 임예진의 귀여운 푼수기와 조형기의 구수한 입담과 김태현의 촌철살인 개그 등이 잘 버무려져 독특한 감칠맛을 냈지요. 초대되는 게스트들도 매우 다양해서, 좀처럼 TV에서 볼 수 없던 반가운 얼굴들을 수시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게스트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우선 프로레슬러 이왕표라든가, 코미디언 최병서, 배우 이정섭 등의 이름이 떠오르는군요. 20대 초반의 젊은 게스트는 예쁜 고명처럼 조금씩 얹혀져 있었을 뿐, 대부분은 높은 연령..
추석 특집으로 제작된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에서 날쌘돌이 조권은 당당히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육상의 꽃이라 불리우는 100m 달리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4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출전하여 자기 팀에게 금메달을 선사했지요. 그는 완벽한 승리자였고 영웅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유난히 가냘픈 체격 때문에 좀 약해 보였던지라, 저는 그가 2PM의 택연이나 에이트의 이현보다 뒤처질 거라고 예상했기에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출발 신호가 터지고 신들린 듯 질주하여 삽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조권의 모습을 보니, 저는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쏜살같이 달리는 그는 굉장히 강인해 보였고, 가냘픈 체격 때문인지 사람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정령(精靈)처럼 신비스러웠습..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방송에 출연할 때 최대한 예쁘고 멋지게 보이고 싶은 것이 당연합니다. 요즘은 자기의 장점을 당당하게 드러낸다고 해서 흉을 잡히는 시대도 아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겸손한 캐릭터를 좋아합니다만, 어느 정도까지는 자기 자랑을 해도 귀엽게 보아 주고 있습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 신인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스타골든벨'에 출연한 한지우는 그 정도가 좀 심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열린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1위를 했으며 중국 드라마에서 주연까지 했다지만, 우리가 볼 때는 "뉴규?" 에 불과한 그녀가, 태연한 얼굴로 곱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끊임없이 늘어놓는 자기 외모 자랑은 저절로 "쟤 뭐니?" 이런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신인인 만큼 자기를 좀 더 빨리 알리고자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