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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약 1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내뱉었던 장동민의 막말이 뒤늦게 화제가 되며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서 하차할 무렵, 나는 그 문제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이 블로그에 서술한 바 있다. 그 이후 삼풍백화점 생존자에 의해 장동민이 고소당하자, 그를 둘러싸고 쉼 없이 불어닥치는 파문들에 또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나는 그에 관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방송에서 그 정도의 막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그의 언어 습관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작정하고 캐자면 어찌 문제될 발언이 한두 개로 끝나겠는가? 삼풍백화점 생존자의 고소로 불거진 제2차 파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기에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다. 이후 또 다른 고소인이 나타나 제3차, 제4차의 장동민 태풍이 불어온다 해도 나..
정말 고맙게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끝까지 뒷심을 잃지 않고 멋진 엔딩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작품에 해를 끼치지 않는 자연스런 엔딩이라면 새드엔딩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해피엔딩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장혜성(이보영)과 박수하(이종석)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그들이 아주 오랫동안 함께 행복할 것을 믿기에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줄 수가 있었죠. 최종회에서 가장 염려되었던 부분은 혜성과 수하가 민준국(정웅인)을 용서함에 있어 너무 지나치게 오버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는데, 다행히도 가장 적절한 수준의 용서를 보여주었으니 더 이상 좋을 수가 없군요. 이제 '너목들'은 제 인생 최고의 명작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래..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하고 힘겨워지면서, 요즘 사람들은 점점 더 '힐링'이라는 코드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타인과 세상을 바꾸고 싶어도 그건 뜻대로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자기 자신이 바뀌어 보려는 거죠. 부부 사이에도 서로 상대방을 자기에게 맞춰서 변화시키려 하면 끝없는 다툼이 이어지지만, 서로 자기 자신이 변화되어 상대에게 맞추려 하면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요.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찾고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자기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입니다. 그런 면에서 '용서'는 힐링을 위한 필수 과정이겠군요. 증오심을 품고 살면 누구보다 자기가 불행하니까, 용서해야 자기 마음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은 기본적으로 대단히 옳고 바..
장혜성(이보영)의 어머니 어춘심(김해숙)을 처참히 살해한 민준국(정웅인)은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아 풀려났습니다. 그의 무죄 석방에는 유능한 변호사 차관우(윤상현)가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죠. 이렇게 장혜성은 어머니를 잃고, 연인에게 배신당했습니다. 변호사로서의 장혜성은 차관우의 입장을 이해하겠지만, 인간으로서의 장혜성은 그를 용서할 수 없거든요. 그리고 사랑은 변호사와 변호사가 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인간이 하는 거거든요. 이 부분에서 한동안 몹시 헛갈리고 판단하기 어려웠는데, 한 동료 블로거분이 쓰신 글을 읽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의 도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믿어주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것이다. 하지만 차관우는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믿지..
무려 6회가 지나도록 초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스릴 넘치는 전개를 이어가고 있으니,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하 '너목들')는 점점 더 명작의 향기가 짙어지는 듯합니다. 무거운 주제를 표현함에 가벼운 코믹과 멜로를 섞어 받아들이기 쉽게 하는 기법이 과하지 않고 적정선을 지켰기에 매우 훌륭하다 생각되고요. 매력적인 인물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서로 어울림마저 좋다 보니 그 달달함에 빠져들기 십상인데, 그러다가 느슨해질만하면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보임으로써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합니다. 그러니 한시도 쫄깃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지루해질 틈이 없군요. 흐름의 강약을 조절하는 작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저는 이 작품을 계기로 지금껏 주목하지 않았던 박혜련 작가의 이름을..
하류(권상우)는 자기를 배신하고 딸 은별이(박민하)와 쌍둥이 형 차재웅을 죽음으로 몰아간 옛 연인 주다해(수애)를 향해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하류가 그 복수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칼날은 백학그룹의 장녀 백도경(김성령)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그녀가 주다해의 약혼자 백도훈(정윤호)의 누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백창학(이덕화) 회장의 늦둥이 아들로 알려져 있는 백도훈은 사실 백도경이 18세 되던 해, 첫사랑과의 사이에서 몰래 출산한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백도경은 누나가 아닌 엄마이고, 백회장은 아버지가 아닌 외할아버지가 되는군요. 극 중에서는 11회에 이르러서야 밝혀졌지만 벌써 모든 시청자가 알아차리고 있던 사실입니다. '파리의 연인' 재탕이라고 할만큼 뻔한 설정이지만, 신기하게도 백도경 캐릭터에..
드럼 학원에서 차지선(김혜옥)에게 접근해 왔던 마술사 배영택(전노민)의 정체는 안타깝게도 좋은 친구가 아니라 사기꾼이었습니다. 위너스 그룹의 하청업체를 운영하면서 각종 비리를 저지르다가 회장 강기범(최정우)에게 축출당한 안사장이 앙심을 먹고 일부러 배영택 부부를 사주해서 차지선을 이용하려 했던 것이지요. 가뜩이나 외로움 많이 타고 심기가 약한 차지선에게 최근 불어닥치는 시련들은 참으로 모질기만 하군요. 사랑하는 막내아들 강성재(이정신)가 남편 강기범의 혼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믿었던 며느리 이서영(이보영)이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시집왔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는데, 이제는 제비한테 당해서 억울한 누명까지 쓰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남편의 비서 윤소미(조은숙)에게 속고, 며느리에게..